“끊임없이 이어지는 선학원 흔들기”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학원 흔들기”
  • 이창윤
  • 승인 2022.04.06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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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원미래포럼이 주최한 ‘이사장 퇴진 2차 100일 집회 입재’ 집회에 참석자들은 수덕사, 전국비구니회, 조계종 관계자 등 선학원과 관련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사진은 집회 모습. 오른쪽 서 있는 스님이 선학원미래포럼 상임위원 심원 스님.



수덕사, 전국비구니회, 조계종 등 외부 세력의 선학원 흔들기가 또다시 시작됐다.

선학원미래포럼(회장 자민)은 4월 5일 오전 11시경 서울 종로 북인사마당에서 ‘이사장 퇴진 2차 100일 집회 입재’ 집회를 개최했다. 선학원미래포럼이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스님 60여 명과 재가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선학원 사태의 본질이 법인법을 앞세운 조계종의 선학원 예속화 시도와 그에 동조해 재단과 구성원 간 갈등, 분열을 획책하는 선학원미래포럼의 행태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 사태의 모든 책임이 이사장과 이사들에게 있는 것처럼 임원과 재단 흠집 내기에 열중했다.

법인법으로 선학원 옭아매기 본질 외면

선학원미래포럼은 행사에 앞서 선학원 구성원들에게 보낸 안내 문자 메시지에서 선학원미래포럼, 선학원 사부대중, 지지단체를 행사 주관단체로 명시해 마치 선학원 구성원 대부분이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처럼 밝혔으나, 이날 집회 참석자 대부분은 선학원과 관련 없는 이들이었다.

참석자 중 선학원 구성원은 연대선원 창건주 자민 스님, 서울 기원정사 분원장 설봉 스님, 청화선원 분원장 심원 스님, 춘천 봉덕선원 분원장 혜욱 스님 등 선학원미래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몇몇 창건주와 분원장에 불과했다.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수덕사 대중들이 전세버스에 오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집회 참석자 대부분 외부세력…수덕사는 버스 대절

이날 집회에 참석한 스님 60여 명 중 상당수는 버스를 대절해 올라온 수덕사와 산내 암자 견성암 대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1시 무렵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는 이들이 돌아가기 위해 왕대골관광 홍성시티투어 전세버스에 오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수덕사가 선학원 관련 집회나 행사에 대중을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선학원미래포럼의 전신인 선학원의미래를생각하는분원장모임(선미모)와 전국비구니회가 2016년 7월 개최한 ‘선학원 발전을 위한 분원장 워크숍’에도 인원을 동원했고, 2017년 2월에도 동안거 결제 중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선학원 사무국이 입주해 있던 SK허브 앞 집회에 전세버스를 대절해 대중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수덕사 선학원대책위원회 위원이자 수덕사 총무국장인 정경 스님의 지지 발언은 수덕사가 왜 선학원 문제에 집착하는지 그 일단을 보여주었다.

정경 스님은 “선학원은 지금 만공 스님 지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역사까지 왜곡해 가며 설립조사로 한용운 스님만 띄우고 있다.”며, “선학원미래포럼을 지지하며 이사장이 사퇴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돕겠다.”고 밝혔다.



집회에서 지지 발언하고 있는 수덕사 총무국장 정경 스님.



수덕사 총무국장 “미래포럼 지지…이사장 사퇴 돕겠다”

만공 스님이 선학원 설립과 운영 과정에 기여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근거로 선학원 설립조사로서 만해 스님의 위상을 부정하고, 재단의 만해 선양사업을 폄훼하는 주장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

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경봉, 석주 스님과 설립 조사 중 한 분인 적음 스님은 한결같이 “3·1운동으로 옥에 갇힌 이판계의 수장인 만해 스님이 출옥하게 되자 만해 스님을 중심으로 친일 사판계에 대응하기 위해 이판계의 수도원으로 선학원을 창립했다”고 증언했다. 이 사실은 1953년 재단법인 선학원이 범어사를 상대로 벌인 ‘부동산 소유권리 이전등기 절차 이행 청구’ 소송의 1~3심 판결문을 통해 명확히 확인된다. 만해 스님이 일제 강점기 선학원 대중의 구심점이었으며, 정신적 지주였고, 선학원 설립의 계기를 마련한 분이었음은 이처럼 명확하다. 그런 만해 스님에 대한 선양사업은 재단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동안 수덕사는 선학원을 예속화하려는 조계종의 첨병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법인법 제정과 조계종의 선학원 탄압에 주경, 정범 스님 등 수덕사 대중이 앞장선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경 스님은 이날 집회 지지발언을 통해 만공 스님이 선학원 설립의 중심이었음을 규명하는 학술세미나를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선학원 설립 과정에서 만공 스님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재단의 역사를 만공 스님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이를 통해 재단을 수덕사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의도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국비구니회 총무부장 현진 스님이 회장 본각 스님 명의의 입장문을 대독하고 있다.



전국비구니회 “입장 미표명” 약속 깨고 지지 의사

이날 집회에는 총무부장 현진 스님과 몇몇 국장 등 전국비구니회(회장 본각) 임원들도 참석했다. 본각 스님은 현진 스님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선학원미래포럼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본각 스님은 “선학원에 몸담고 있는 1300여 비구니들은 전국비구니회 회원이다. 전국비구니회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서라도 선학원 정상화는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하루 빨리 ‘선학원 문제’라는 말조차 사라지고 선학원이 제자리를 찾아 다시 한국불교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록 본각 스님이 건강을 핑계로 집회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회장 이름으로 입장문이 발표된 점으로 미루어 전국비구니회의 공식 입장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동안 전국비구니회는 선미모, 조계종과 함께 ‘선학원 흔들기’에 골몰해 왔다. 전임 회장 육문 스님 재임 당시 전국비구니회는 선미모, 조계종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회와 함께 2016년 3월 29일 “선학원 사태 해결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펼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해 7월 25일에는 선미모와 함께 ‘선학원 발전을 위한 분원장 워크숍’을 개최해 조계종단의 입장에서 선학원을 비판하고 재단 임원진을 공격하기도 했다.

육문 스님은 선미모 관계자들이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을 점거해 재단 사무국 행정업무를 마비시켰을 때도 설봉 스님의 단식 농성 현장을 찾아 지지 의사를 밝힘으로써 재단과 구성원 간 갈등과 분열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앞서 한 관계자는 “전국비구니회 차원의 입장 표명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 표명과 달리 회장 본각 스님이 집회에서 공공연히 선학원미래포럼지지 의사를 밝힘으로써 선학원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나 법적 권한, 명분이 없는 전국비구니회가 선학원미래포럼의 갈등과 분열 획책에 동조해 조계종과 선학원 간 갈등 해결을 더욱 꼬이게 한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상좌인 약수암 회주 탄정 스님이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수덕사·종단 관계자의 ‘내로남불’

이날 집회에는 조계종 기획국장 상준 스님과 중앙종회 의원인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정각원장 철우 스님 등 조계종단 안팎 인사도 참석했다. 

이처럼 재단과 아무 관련 없는 종단 안팎의 외부 인사들이 이날 집회에서 재단과 임원을 향해 힐난과 악담을 쏟아냈지만, 과연 이들이 선학원 이사장과 임원의 허물을 지적하고 거론할 만큼 자격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2002년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정일 스님과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은 관계 정상화에 뜻을 같이하고 합의문에 서명했다. 그러나 조계종은 2013년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한 이후 재단법인 선학원과 이사장, 임원을 사욕을 쫓아 탈종을 기도하는 ‘도당’으로 매도하고, 비난을 일삼아 왔다.

이들은 대법원 판결 이후 이사장과 임원에 대한 중상모략과 비난의 수위를 나날이 높여왔지만, 정작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장을 역임한 법등 스님의 선학원 소속 비구니 자매 성폭행 의혹이나 설정 전 총무원장등의 은처자 의혹 등 자신들이 속한 문중이나 종단 내부의 허물에는 눈 감고 침묵하는 자가당착(自家撞着)의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선학원에 몸담고 있는 1300여 비구니들은 전국비구니회 회원이므로, 선학원 문제는 전국비구니회의 문제”라는 전국비구니회는 비구니 자매 성폭행 의혹에는 철저히 침묵해 왔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국비구니회는 ‘화합과 발전을 위해서라도 선학원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하기에 앞서, 성폭행 의혹 당사자에게 조계종단 최고 법계인 대종사를 수여하는데도 침묵한 허물을 돌아보고 자신들이 속한 종단 내부의 범계 문제와 정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국비구니회와 수덕사, 조계종 관계자 등이 이번 집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 “조계종단이 뒤로는 선학원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선학원미래포럼을 앞세워 재단의 갈등을 조장하는 일에 여념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집회에 참석한 선학원미래포럼 회장 자민 스님.



“미래포럼, 자신 허물부터 참회하고 자숙해야”

이날 집회에서는 회장 자민 스님, 상임위원 심원 스님 등 선학원미래포럼 관계자의 재단 임원에 대한 비난 발언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들도 전국비구니회와 조계종 관계자들처럼 자신의 허물부터 돌아보고 자중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자민 스님은 사고사찰로 지정된 서울 보광사와 재단의 소송 과정에서 거짓 증언해 재단법인 선학원과 소속 분원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바 있다. 자민 스님은 거짓 증언에 책임지고 2005년 2월 1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사임했다.

설봉 스님과 이날 집회를 주도한 심원 스님은 2018년 재단 사무국이 있는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을 점거해 재단 업무를 마비시킨 장본인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9월 10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심원 스님과 설봉 스님에게 각각 업무방해죄와 퇴거불응죄를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혜욱 스님은 재단으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은 토지에 2층 규모의 건물을 지은 후 증여하기로 재단과 약정하고도 아직까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집회를 주도한 선학원미래포럼 상임위원 심원 스님.
선학원미래포럼이 주최한 ‘이사장 퇴진 2차 100일 집회 입재’ 집회에 참석자들은 수덕사, 전국비구니회, 조계종 관계자 등 선학원과 관련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사진은 집회 모습. 오른쪽 서 있는 스님이 선학원미래포럼 상임위원 심원 스님.

수덕사, 전국비구니회, 조계종 등 외부 세력의 선학원 흔들기가 또다시 시작됐다.

선학원미래포럼(회장 자민)은 4월 5일 오전 11시경 서울 종로 북인사마당에서 ‘이사장 퇴진 2차 100일 집회 입재’ 집회를 개최했다. 선학원미래포럼이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스님 60여 명과 재가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선학원 사태의 본질이 법인법을 앞세운 조계종의 선학원 예속화 시도와 그에 동조해 재단과 구성원 간 갈등, 분열을 획책하는 선학원미래포럼의 행태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 사태의 모든 책임이 이사장과 이사들에게 있는 것처럼 임원과 재단 흠집 내기에 열중했다.

법인법으로 선학원 옭아매기 본질 외면

선학원미래포럼은 행사에 앞서 선학원 구성원들에게 보낸 안내 문자 메시지에서 선학원미래포럼, 선학원 사부대중, 지지단체를 행사 주관단체로 명시해 마치 선학원 구성원 대부분이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처럼 밝혔으나, 이날 집회 참석자 대부분은 선학원과 관련 없는 이들이었다.

참석자 중 선학원 구성원은 연대선원 창건주 자민 스님, 서울 기원정사 분원장 설봉 스님, 청화선원 분원장 심원 스님, 춘천 봉덕선원 분원장 혜욱 스님 등 선학원미래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몇몇 창건주와 분원장에 불과했다.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수덕사 대중들이 전세버스에 오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수덕사 대중들이 전세버스에 오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집회 참석자 대부분 외부세력…수덕사는 버스 대절

이날 집회에 참석한 스님 60여 명 중 상당수는 버스를 대절해 올라온 수덕사와 산내 암자 견성암 대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1시 무렵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는 이들이 돌아가기 위해 왕대골관광 홍성시티투어 전세버스에 오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수덕사가 선학원 관련 집회나 행사에 대중을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선학원미래포럼의 전신인 선학원의미래를생각하는분원장모임(선미모)와 전국비구니회가 2016년 7월 개최한 ‘선학원 발전을 위한 분원장 워크숍’에도 인원을 동원했고, 2017년 2월에도 동안거 결제 중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선학원 사무국이 입주해 있던 SK허브 앞 집회에 전세버스를 대절해 대중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수덕사 선학원대책위원회 위원이자 수덕사 총무국장인 정경 스님의 지지 발언은 수덕사가 왜 선학원 문제에 집착하는지 그 일단을 보여주었다.

정경 스님은 “선학원은 지금 만공 스님 지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역사까지 왜곡해 가며 설립조사로 한용운 스님만 띄우고 있다.”며, “선학원미래포럼을 지지하며 이사장이 사퇴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돕겠다.”고 밝혔다.

집회에서 지지 발언하고 있는 수덕사 총무국장 정경 스님.
집회에서 지지 발언하고 있는 수덕사 총무국장 정경 스님.

수덕사 총무국장 “미래포럼 지지…이사장 사퇴 돕겠다”

만공 스님이 선학원 설립과 운영 과정에 기여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근거로 선학원 설립조사로서 만해 스님의 위상을 부정하고, 재단의 만해 선양사업을 폄훼하는 주장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

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경봉, 석주 스님과 설립 조사 중 한 분인 적음 스님은 한결같이 “3·1운동으로 옥에 갇힌 이판계의 수장인 만해 스님이 출옥하게 되자 만해 스님을 중심으로 친일 사판계에 대응하기 위해 이판계의 수도원으로 선학원을 창립했다”고 증언했다. 이 사실은 1953년 재단법인 선학원이 범어사를 상대로 벌인 ‘부동산 소유권리 이전등기 절차 이행 청구’ 소송의 1~3심 판결문을 통해 명확히 확인된다. 만해 스님이 일제 강점기 선학원 대중의 구심점이었으며, 정신적 지주였고, 선학원 설립의 계기를 마련한 분이었음은 이처럼 명확하다. 그런 만해 스님에 대한 선양사업은 재단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동안 수덕사는 선학원을 예속화하려는 조계종의 첨병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법인법 제정과 조계종의 선학원 탄압에 주경, 정범 스님 등 수덕사 대중이 앞장선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경 스님은 이날 집회 지지발언을 통해 만공 스님이 선학원 설립의 중심이었음을 규명하는 학술세미나를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선학원 설립 과정에서 만공 스님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재단의 역사를 만공 스님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이를 통해 재단을 수덕사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의도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국비구니회 총무부장 현진 스님이 회장 본각 스님 명의의 입장문을 대독하고 있다.
전국비구니회 총무부장 현진 스님이 회장 본각 스님 명의의 입장문을 대독하고 있다.

전국비구니회 “입장 미표명” 약속 깨고 지지 의사

이날 집회에는 총무부장 현진 스님과 몇몇 국장 등 전국비구니회(회장 본각) 임원들도 참석했다. 본각 스님은 현진 스님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선학원미래포럼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본각 스님은 “선학원에 몸담고 있는 1300여 비구니들은 전국비구니회 회원이다. 전국비구니회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서라도 선학원 정상화는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하루 빨리 ‘선학원 문제’라는 말조차 사라지고 선학원이 제자리를 찾아 다시 한국불교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록 본각 스님이 건강을 핑계로 집회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회장 이름으로 입장문이 발표된 점으로 미루어 전국비구니회의 공식 입장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동안 전국비구니회는 선미모, 조계종과 함께 ‘선학원 흔들기’에 골몰해 왔다. 전임 회장 육문 스님 재임 당시 전국비구니회는 선미모, 조계종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회와 함께 2016년 3월 29일 “선학원 사태 해결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펼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해 7월 25일에는 선미모와 함께 ‘선학원 발전을 위한 분원장 워크숍’을 개최해 조계종단의 입장에서 선학원을 비판하고 재단 임원진을 공격하기도 했다.

육문 스님은 선미모 관계자들이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을 점거해 재단 사무국 행정업무를 마비시켰을 때도 설봉 스님의 단식 농성 현장을 찾아 지지 의사를 밝힘으로써 재단과 구성원 간 갈등과 분열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앞서 한 관계자는 “전국비구니회 차원의 입장 표명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 표명과 달리 회장 본각 스님이 집회에서 공공연히 선학원미래포럼지지 의사를 밝힘으로써 선학원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나 법적 권한, 명분이 없는 전국비구니회가 선학원미래포럼의 갈등과 분열 획책에 동조해 조계종과 선학원 간 갈등 해결을 더욱 꼬이게 한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상좌인 약수암 회주 탄정 스님이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의 상좌인 약수암 회주 탄정 스님이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수덕사·종단 관계자의 ‘내로남불’

이날 집회에는 조계종 기획국장 상준 스님과 중앙종회 의원인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정각원장 철우 스님 등 조계종단 안팎 인사도 참석했다. 

이처럼 재단과 아무 관련 없는 종단 안팎의 외부 인사들이 이날 집회에서 재단과 임원을 향해 힐난과 악담을 쏟아냈지만, 과연 이들이 선학원 이사장과 임원의 허물을 지적하고 거론할 만큼 자격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2002년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정일 스님과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은 관계 정상화에 뜻을 같이하고 합의문에 서명했다. 그러나 조계종은 2013년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한 이후 재단법인 선학원과 이사장, 임원을 사욕을 쫓아 탈종을 기도하는 ‘도당’으로 매도하고, 비난을 일삼아 왔다.

이들은 대법원 판결 이후 이사장과 임원에 대한 중상모략과 비난의 수위를 나날이 높여왔지만, 정작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장을 역임한 법등 스님의 선학원 소속 비구니 자매 성폭행 의혹이나 설정 전 총무원장등의 은처자 의혹 등 자신들이 속한 문중이나 종단 내부의 허물에는 눈 감고 침묵하는 자가당착(自家撞着)의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선학원에 몸담고 있는 1300여 비구니들은 전국비구니회 회원이므로, 선학원 문제는 전국비구니회의 문제”라는 전국비구니회는 비구니 자매 성폭행 의혹에는 철저히 침묵해 왔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국비구니회는 ‘화합과 발전을 위해서라도 선학원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하기에 앞서, 성폭행 의혹 당사자에게 조계종단 최고 법계인 대종사를 수여하는데도 침묵한 허물을 돌아보고 자신들이 속한 종단 내부의 범계 문제와 정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국비구니회와 수덕사, 조계종 관계자 등이 이번 집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 “조계종단이 뒤로는 선학원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선학원미래포럼을 앞세워 재단의 갈등을 조장하는 일에 여념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집회에 참석한 선학원미래포럼 회장 자민 스님.
집회에 참석한 선학원미래포럼 회장 자민 스님.

“미래포럼, 자신 허물부터 참회하고 자숙해야”

이날 집회에서는 회장 자민 스님, 상임위원 심원 스님 등 선학원미래포럼 관계자의 재단 임원에 대한 비난 발언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들도 전국비구니회와 조계종 관계자들처럼 자신의 허물부터 돌아보고 자중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자민 스님은 사고사찰로 지정된 서울 보광사와 재단의 소송 과정에서 거짓 증언해 재단법인 선학원과 소속 분원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바 있다. 자민 스님은 거짓 증언에 책임지고 2005년 2월 1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사임했다.

설봉 스님과 이날 집회를 주도한 심원 스님은 2018년 재단 사무국이 있는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을 점거해 재단 업무를 마비시킨 장본인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9월 10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심원 스님과 설봉 스님에게 각각 업무방해죄와 퇴거불응죄를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혜욱 스님은 재단으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은 토지에 2층 규모의 건물을 지은 후 증여하기로 재단과 약정하고도 아직까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집회를 주도한 선학원미래포럼 상임위원 심원 스님.
집회를 주도한 선학원미래포럼 상임위원 심원 스님.

선학원미래포럼은 이날 집회에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재단 임원을 향해 “무능하고 파렴치한 이사회가 선학원을 파멸로 이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허물이 재단을 혼란과 분열, 파멸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감추고 있다.

이들은 재단 재산인 분원을 조계종에 이중등록(가등록)한 공통점도 있다. 이중등록은 재산권 분쟁을 일으켜 재단과 종단, 재단과 분원 간 혼란을 야기하겠다는 조계종의 꼼수다. 여기에 호응해 재단 재산을 이중등록한 것은 선학원을 예속화하려는 조계종의 전위부대로 나섰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자민, 설봉, 심원, 혜욱 스님 등 선학원미래포럼에 참여한 스님들은 재단 이사장과 임원을 비난하기에 앞서 선학원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자신의 허물을 먼저 돌아보고 자숙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불교저널>이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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