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찬곤 교수 한국미술의 기원을 찾아서 특강
[기고]김찬곤 교수 한국미술의 기원을 찾아서 특강
  • 법응 스님
  • 승인 2022.04.20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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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에 ‘사유의 방’이 설치되고 2개좌의 반가사유보살상이 봉안되었다. 그 중 한 분이 국보78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Gilt-bronze Pensive Bodhisattva - National Treasure78)이다.

반사사유상은 인도에서 시작되어 5~6세기경에 중국에서 집중적으로 만들어지다가 그 영향으로 한반도에서도 대략 6세기 후반에서 7세기 사이, 곧 삼국시대 말엽에 크게 유행하였던 불상의 한 형태로 뛰어난 조형미와 종교적 깊이를 보여준다. 원통형 의자 위에 앉아 아래로 내린 왼쪽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구부려 올리고 그 구부린 다리에 오른쪽 팔꿈치를 괸 채 검지와 중지를 살짝 뺨에 댄 모습이 전형을 이룬다. 후대로 갈수록 불상의 옆면과 뒷면에도 신경을 써서 보다 입체적이게 되고 옷의 주름표현도 자연스러워지며 더욱 원숙한 조형미를 나타내게 되었다.

짐작하건데 이 불상을 조성할 당시 총 도감스님을 중심으로 실무진이 구성되어 불사를 진행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실제 불상을 조성하는 불모는 불교가 추구하는 이상세계 및 이상적인 수행상을 표현하기 위해 누구보다 깊은 고민을 하였을 것이고, 그러한 의식에 따라 형태와 문양 하나하나 또한 의미를 갖고 묘사되었을 것이다.

국보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조성 당시의 문헌이 전해지고 있다면 후대인들이 미륵반가사유상을 이해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다. 하지만 ‘사유의 방’ 안내서에서조차 “반가사유상을 보존하고 있던 사찰과 만든 곳을 짐작하게 해주는 단서들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며, 옛 사람들의 말을 통해 전해질 뿐입니다.”라며 정확한 정보의 부재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문헌이 없기에 오로지 학자들은 불교교리, 역사적 배경, 유행, 형태 등 온갖 것들을 대입해서 추측해 낼 뿐이며 그 결과물에 대해 세상은 암묵적 동의를 하고 그대로 따른다.

국보78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보관(寶冠)이 특히 화려하다. 이 보관에 대해 학계는 물론 <위키백과>는 “보관 위에 초생달과 둥근 해를 얹어놓은 일월식(日月飾)의 장식이 표현되어 있어 일명 '일월식삼산관사유상(日月飾三山冠思惟像)” 이라고 하며, 이러한 “일월식 보관은 이란의 사산조(朝) 왕관에서 유래된 것(중략)”이라는 소개를 하고 있다. 그러나 사산조의 각 왕들마다 왕관이 다르고 다양하다.

「페르시아 사산조 왕관의 연구(장영수 |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의 논문에서도 “우리나라 국보 78호 고구려 금동일월식삼산관(金銅日月飾三山冠) 반가사유상의 보관에는 해와 초승달 그리고 식물 모양의 장식이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사산조 왕관의 영향으로 알려져 있어 사산조 왕관에 대한 관심은 이 모티브들의 근원을 찾기 위한 측면에서 높아져 왔다,” 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어서 아직 연구가 미진하며, 사실상 왕관의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라 쓰고 있다.

불자의 입장에서는 이 일월식 장식이 불교교리의 어느 내용과 일치하는지의 설명이 필요하다. 특정 왕조의 왕관에서 유래했다면 좀 막연한 추측이라는 생각이다. 보관을 비록 다른 문화의 것을 차용했다 해도 교리와 대입해서 설명이 가능해야 하고, 불가능하다면 그 장식의 설명은 오류일 것이다. 또한 문양은 고사리 문양이라 하는데 왜 고사리 문양을 새겼는지도 근거에 입각해서 설명이 돼야 마땅하다. 불보살의 상을 조성하던 당대의 승려와 장인들은 높은 신앙심과 수행력 그리고 불교교리에 박식한 분들로서 결코 불교사상이나 경전의 내용을 외면하고서 디자인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이 분야 전문가들의 깊은 연구 결과를 기대해 본다.

본 문의 내용과는 거리가 있는 내용을 처음부터 길게 설명한 것은 그동안 정설로 알고 있던 문양이나 형식들이 사실은 상당부분 왜곡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필자는 본 <불교닷컴>에 『빗살무늬토기의 비밀』(2021. 12. 21)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석기시대부터 출발하여 동서양의 유물 문양에 대한 기존의 학설에 이의를 제기하며 나름의 이론을 제시한 김찬곤 교수(호서대학교)와 저서의 내용을 소개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언급한바 필자는 단청을 비롯해서 온갖 불구의 다양한 문양의 기원과 그 의미에 대하여 의문을 품던 중 본 저서를 통하여 나름 이해가 가능했다고 했다.

『빗살무늬토기의 비밀』을 출판한 뒤란 출판사에서 이번에 김찬곤 교수를 강사로 해서 저서에 대한 강의를 한다. 2022년 5월 10일부터 7월 12일까지 매주 화요일 20:00부터 22:00까지 ZOOM강의 형식으로 진행되며 여건상 선착순 24명에 한정된다.



강의 내용 일정표
국보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조성 당시의 문헌이 전해지고 있다면 후대인들이 미륵반가사유상을 이해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다. 하지만 ‘사유의 방’ 안내서에서조차 “반가사유상을 보존하고 있던 사찰과 만든 곳을 짐작하게 해주는 단서들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며, 옛 사람들의 말을 통해 전해질 뿐입니다.”라며 정확한 정보의 부재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문헌이 없기에 오로지 학자들은 불교교리, 역사적 배경, 유행, 형태 등 온갖 것들을 대입해서 추측해 낼 뿐이며 그 결과물에 대해 세상은 암묵적 동의를 하고 그대로 따른다.

국보78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보관(寶冠)이 특히 화려하다. 이 보관에 대해 학계는 물론 <위키백과>는 “보관 위에 초생달과 둥근 해를 얹어놓은 일월식(日月飾)의 장식이 표현되어 있어 일명 '일월식삼산관사유상(日月飾三山冠思惟像)” 이라고 하며, 이러한 “일월식 보관은 이란의 사산조(朝) 왕관에서 유래된 것(중략)”이라는 소개를 하고 있다. 그러나 사산조의 각 왕들마다 왕관이 다르고 다양하다.

「페르시아 사산조 왕관의 연구(장영수 |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의 논문에서도 “우리나라 국보 78호 고구려 금동일월식삼산관(金銅日月飾三山冠) 반가사유상의 보관에는 해와 초승달 그리고 식물 모양의 장식이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사산조 왕관의 영향으로 알려져 있어 사산조 왕관에 대한 관심은 이 모티브들의 근원을 찾기 위한 측면에서 높아져 왔다,” 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어서 아직 연구가 미진하며, 사실상 왕관의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라 쓰고 있다.

불자의 입장에서는 이 일월식 장식이 불교교리의 어느 내용과 일치하는지의 설명이 필요하다. 특정 왕조의 왕관에서 유래했다면 좀 막연한 추측이라는 생각이다. 보관을 비록 다른 문화의 것을 차용했다 해도 교리와 대입해서 설명이 가능해야 하고, 불가능하다면 그 장식의 설명은 오류일 것이다. 또한 문양은 고사리 문양이라 하는데 왜 고사리 문양을 새겼는지도 근거에 입각해서 설명이 돼야 마땅하다. 불보살의 상을 조성하던 당대의 승려와 장인들은 높은 신앙심과 수행력 그리고 불교교리에 박식한 분들로서 결코 불교사상이나 경전의 내용을 외면하고서 디자인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이 분야 전문가들의 깊은 연구 결과를 기대해 본다.

본 문의 내용과는 거리가 있는 내용을 처음부터 길게 설명한 것은 그동안 정설로 알고 있던 문양이나 형식들이 사실은 상당부분 왜곡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필자는 본 <불교닷컴>에 『빗살무늬토기의 비밀』(2021. 12. 21)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석기시대부터 출발하여 동서양의 유물 문양에 대한 기존의 학설에 이의를 제기하며 나름의 이론을 제시한 김찬곤 교수(호서대학교)와 저서의 내용을 소개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언급한바 필자는 단청을 비롯해서 온갖 불구의 다양한 문양의 기원과 그 의미에 대하여 의문을 품던 중 본 저서를 통하여 나름 이해가 가능했다고 했다.

『빗살무늬토기의 비밀』을 출판한 뒤란 출판사에서 이번에 김찬곤 교수를 강사로 해서 저서에 대한 강의를 한다. 2022년 5월 10일부터 7월 12일까지 매주 화요일 20:00부터 22:00까지 ZOOM강의 형식으로 진행되며 여건상 선착순 24명에 한정된다.

강의 내용 일정표
강의 내용 일정표

뒤란 출판사는 본 강좌를 여는 취지와 관련하여 “한국미술사학은 한국미술의 ‘기원’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한 형편이다. 물론 이는 세계 모든 나라 미술사학의 문제이기도 하다. 신석기미술은 한 나라 미술의 시작이자 기원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기하학적 추상무늬라 하면서 더는 연구하지 않았다. 그래서 세계 신석기미술은 지금 ‘공백’이라 할 수 있다. 신석기미술이 공백이자 그 뒤 청동기미술도, 삼국시대미술도 온전히 해석할 수 없었다. 이번 강의에서는 한국과 세계 여러 나라 미술의 기원 문제를 구체 사례를 들어 같이 탐구해 보려 한다. 우리는 이 강의에서 미술사의 큰 맥락 하나를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내려온 일상의 문양은 물론 불교문양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의 접수는 이메일 ssh_publ@naver.com, 전화는 070-4129-4505로 연락하면 된다.

#첨언
필자는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사유의 방’(Room of Quiet Contemplation / Room of Contemplation)을 들어가 보았다. 사유의 영문 번역이 ‘Contemplation’인데 비록 전문가는 아니나 과연 불교적 의미로서 ‘사유’ 에 부합되는 표현인지에 대하여 의문이 들었다.

또 국보78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에 대하여 영어로 ‘Gilt-bronze Pensive Bodhisattva’라 해 놓았는데, 그렇다면 ‘사유의 방’도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기존 어원인 ‘Pensive’에 따라서 ‘Room of Quiet Pensiveness’ 하던지 또는 ‘Room of Quiet meditation’으로 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한다. 사전은 ‘contemplatio’에 대하여 그 뿌리는 라틴어 단어 ‘templum’로서 후원의 받음을 위해 봉헌된 땅 조각, 또는 예배를 위한 건물이라 소개하고 있다. 묵상(默想)을 영어로 contemplation라고 번역하는데, 이는 특정 대상을 깊게 생각하는 행위로써 불교적 사유와는 거리감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위키피디아> 영문판은 ‘Gilt-bronze Maitreya in Meditation (National Treasure No. 78)’돼 있어서 ‘사유’를 ‘Meditation’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마디로 영역이 제각각이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타 종교의 영문을 차용할 경우도 있을 것이나 불교식 표현의 영어나 또는 세계적으로 통용어가 있다면 이를 사용해야 마땅하다.

불교적 관점에서 사유(思惟)는 산스크리트어 ‘cintanā’ 로서 대상을 구별하고 생각하고 살피고 추리하고 헤아리고 판단하는 것 또는 마음속으로 깊이 생각하는 것을 말하며 두루 사용하는 단어다. 불교는 의타적 종교가 아니기에 내면을 들여다보는 명상으로서 그동안 두루 사용한 ‘meditation’이 ‘사유’와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혹시나 해서 지면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니 종단이나 불교학계의 전문가의 점검을 기대해 본다. 만일 내용적으로 불교보다는 타종교의 색채가 강하다면 바로 잡아야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法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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