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무량수전 서쪽의 돌에 새겨진 '浮石(부석)’은 퇴계 이황(1501~1570)의 글씨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태형 학예사(송광사성보박물관)는 2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서 이같은 주장을 폈다.
김 학예사는 "부석의 글씨를 누가 새겼을까 항상 의문이었다. ‘부석’ 글자 옆 ‘선원록봉안사낭원군(璿源錄奉安使朗原君)’이라는 명문이 있어 낭원군 이간(李偘)의 글씨가 아닐까 생각도 해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28일) 소백산 국망봉을 오르다가 들린 석륜암터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잡았다. 석륜암에서 확인한 각자를 보는 순간 부석사의 '부석'과 동일한 필체로 같은 사람이 쓴 것 임을 직감했다"고 밝혔다.
석륜암 글씨는 퇴계 이황의 글씨이다. 석륜암터 각자는 ‘太守 李■(人二(인이 위 이가 밑)’과 그 밑에 ‘四(而)? 十..’ 등 글자가 확인된다.
김 학예사는 "부석사 '부석' 글씨는 퇴계 이황이 쓴 것"이라고 했다.
퇴계는 1548년 단양군수에서 곧 풍기군수로 자리를 옮겼다. 49세 때인 1549년 음력 4월 23일 죽계구곡을 따라 석륜암에 당도했고, 석륜암에 시도 남겼다. 퇴계는 시뿐 아니라 자신의 이름도 남겼다. 이는 지금의 봉두암 한 켠에 새겨져 있다.
김 학예사는 "퇴계가 풍기군수로 재직 중이던 1549년 즈음부석사를 찾았을 때 조사당 선비화 관련 시를 남긴 것이 있다. 아마도 그때 바위에 '부석' 글을 남긴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순흥지>에 퇴계가 1549년 7월 그의 다섯째 형인 이징과 부석사를 찾아 취원루에 올라 그 풍광을 담은 시가 있다고 했다.
김 학예사는 "퇴계의 남아 있는 필적 중 단양의 ‘탁오대(濯吾臺)’ 각자와 석륜암과 부석 글씨를 비교해보면 동일한 필체로 같은 사람의 글씨임이 분명해진다. 탁오대의 濯자 ‘氵’ 물수 변 삐침들을 보면 더욱 확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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