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휴가 워케이션, 이전에 없던 여행의 등장
일 + 휴가 워케이션, 이전에 없던 여행의 등장
  • 이석만 기자
  • 승인 2022.08.23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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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여기에서 근무한다

[뉴스렙] 치맥은 치킨과 맥주, 워라밸은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의 합성어다.

그렇다면 워케이션은? 일과 휴가의 합성어다.

여행지에서 일하고 휴가도 즐기는 새로운 관광 문화이자 근무 형태를 말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회사나 사무실이 아닌 공간에서도 충분히 일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나타난 사회 현상이다.

답답한 빌딩 숲에서 벗어나 편안한 리조트에서 상쾌한 자연 속에서 일하며 평온한 휴식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필요한 것은 인터넷과 노트북뿐. 경기도에는 어떤 워케이션 여행지가 있을까. 통창으로 산이 펼쳐지는 숲캉스 호텔, 그림책을 잔뜩 실은 방주를 닮은 북카페 겸 북스테이, 공유 오피스를 무료로 경험해볼 수 있는 창업지원센터까지 경기도에서 일할 맛, 쉴 맛 나는 장소를 모았다.

숲캉스 호텔, 눈에 닿는 모든 곳이 초록 ‘광명 라까사호텔 광명’

광명역 인근의 라이프스타일 디자인호텔, 라까사호텔 광명의 또 다른 이름은 ‘숲캉스 호텔’이다.

호텔 대표 객실인 슈페리어 그린룸 덕에 생긴 별명이다.

성수기에는 최소 2주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다.

객실은 ‘스테이 인 그린’이라는 콘셉트로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휴식처를 자처한다.

24.5㎡ 크기의 객실에는 넉넉한 킹사이즈 침대를 두었고 초록색을 포인트 컬러로 사용했다.

그 덕에 객실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깊은 숲속에 들어온 듯 마음이 싱그러워진다.

나무색을 닮은 까사미아 가구, 선인장 화분 같은 소품도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슈페리어 그린룸이 이름난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통창에 가득 들어차는 가학산 전망 때문. 한쪽 벽을 통창으로 내어 강원도 산속이나 제주도의 감성 숙소로 순간 이동한 듯 푸릇한 전망을 펼쳐 보인다.

객실의 초록빛에서 산의 신록으로 시선이 자연스레 확장되니 ‘숲캉스 호텔’다운 면모다.

객실은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기고자 하는 여행자에게도 알맞다.

사이드 테이블에서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는가 하면, 노트북과 서류 여러 장을 늘어놓아도 충분한 책상에서 마음잡고 일할 수도 있다.

고개를 살짝만 돌리면 여름 미풍에 흔들리는 나무들이 보이니 컴퓨터 화면에 지친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객실 외에도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곳이 두어 군데 있다.

16층의 THE LIBRARY는 ‘모든 일상에 디자인이 스며드는 것’을 지향하는 호텔에 걸맞은 공간으로 책장의 아트 서적을 살펴볼 수 있다.

4인석 책상 2개에는 좌석마다 2구 콘센트가 딸려 있어 장시간의 컴퓨터 작업도 거뜬하다.

7층 로비 라운지의 24시간 비즈니스 코너에는 컴퓨터 2대와 프린터가 비치되어 있다.

프런트 데스크에서 복사·팩스·스캔 등의 편의 서비스도 살뜰히 제공한다.

그림책 실은 방주를 타고 평온한 항해를 ‘평택 아르카북스’

평택에 접어들고도 한참 남쪽으로 내려와 비포장 길을 지나면 낮은 언덕 위의 방주가 나타난다.

‘아르카’는 이탈리아어로 방주를 뜻한다.

아르카북스는 전직 부부 교사가 운영하는 북카페 겸 독채 북스테이다.

외진 곳에 있지만 젊은 연인부터 어린아이를 둔 가족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펼친 책을 엎은 듯 박공지붕을 올린 목조 건물은 SNS에서 ‘좋아요’가 솔찬히 찍힌다.

독채 북스테이 역시 최소 4개월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다.

그림책으로 마음을 치유한 경험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책방지기의 바람이 통한 것이다.

학교 교사와 입시학원 강사로 일하며 치열한 삶에 지친 책방지기에게 큰 위로가 된 것이 그림책이었다.

이곳 역시 그림책 모임을 할 공간이 필요해서 시작했다고. 오늘날 아르카북스는 그림책을 매개 삼아 사색의 장소, 치유의 시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안전한 피난처가 됐다.

방주에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 주를 이룬다.

소설·에세이 같은 단행본도 다양하다.

계절과 주제에 맞는 책 큐레이션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아르카북스는 목조 포치를 중심으로 왼쪽은 서점 겸 북카페, 오른쪽은 북스테이 숙소로 쓰인다.

서점 겸 북카페는 예약제로 운영, 2시간당 입장 인원을 최대 14명으로 제한한다.

그 덕에 조용한 분위기에서 일하거나 그림책 세상에 푹 빠질 수 있다.

공간 자체도 근사하다.

적삼목 목조 건물은 6m 높이 천장이 뻥 뚫려 있고 천창으로 빛이 아낌없이 쏟아진다.

야외정원의 파라솔 테이블부터 목조계단 아래까지 곳곳이 어여쁘지만, 명당은 역시 평택호를 앞에 둔 창가 자리. 전면 창으로 호수가 한눈에 담기고 그보다 몇십 배 더 넓은 하늘이 와락 안겨든다.

일하다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 여름날의 달콤한 망중한이다.

복층 구조의 북스테이는 1층에 작은 서재를 둔 거실과 온수 수영장이, 2층에는 천창으로 별빛이 쏟아지는 침실이 자리한다.

카페 운영이 끝나는 오후 6시 이후, 서점동 전체를 자유롭게 ‘전세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잠든 오감이 깨어나는 숲속 휴양단지 ‘양평 쉬자파크’

용문산 자락의 쉬자파크는 숙박과 산림치유, 숲 체험이 어우러진 산림휴양단지다.

18만㎡ 부지에 생태습지·쉬자정원 같은 테마 공간, 숲 체험을 위한 산림교육센터·치유센터, 숙박동으로 쓰이는 초가원·치유의 집까지 알차게 들어섰다.

숙박동과 발목풀장을 제외한 곳은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어 더욱 즐겁다.

쉬자파크 한가운데 들어선 초가원은 풀로 덮인 지붕이 독특한 프리미엄 숙박시설이다.

3개 동은 각각 다락방을 갖춘 한옥 복층 구조로 푸르른 자연과 이질감 없이 섞인다.

치유의 집은 붉은 벽돌 지붕을 인 유럽풍 건물로 야외 바비큐 시설에서 휴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두 숙소 모두 넓은 테이블이 있어 일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일하다 몸이 찌뿌둥하면 쉬자파크 곳곳을 발길 닿는 대로 거닐면 된다.

길은 생태습지·명상의 숲·쉬자정원 등 자연의 생명력이 충만한 곳으로 이어진다.

느티나무와 아까시나무, 회화나무 같은 다양한 나무를 벗하며 걷는 즐거움이 각별하다.

쉬자파크 둘레를 한 바퀴 크게 도는 2.3km 길이의 치유숲길을 걷거나, 숲 해설 또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좋겠다.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순도 높은 자연의 색과 소리, 향기에 잠든 오감이 삽시간에 깨어날 테니.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쉬자정원과 발목풀장으로 향할 것. 쉬자정원의 잔디밭을 달리거나 곤충을 관찰하다가 발목풀장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다.

한갓진 숲속 산책을 하고 싶다면 초가원 뒤편의 솔쉼터가 어떨까. 솔숲 그늘 아래, 알싸한 솔향과 쩌렁쩌렁한 매미 소리에 복잡했던 마음이 가라앉는다.

하루 두 번 진행하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방문객 연령대와 특성에 따라 맞춤형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직장인을 위한 숲속 명상부터 임산부를 위한 숲속 체조, 시니어를 위한 오감 요법까지 다양해 숲과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

주의할 점 한 가지. 쉬자파크는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려 경사가 심하고 계단이 많은 편이다.

편안한 복장과 운동화 착용은 필수다.

고요하게 그리고 모자람 없이 온전하게 ‘남양주 오롯이서재’

블로그 포스팅을 봤다. “나만 알고 싶은 우리 동네 책방”이라고 했다.

사람이 많아질까 걱정되지만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포스팅을 올린다고 했다.

이곳 이름은 오롯이서재, 4호선 별내별가람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의 동네 책방이다.

서점 이름은 ‘고요하게 그리고 모자람이 없이 온전하게’라는 의미다.

그 이름대로다.

책방은 세상의 소란에서 한 발짝 벗어나 고요히 쉬고 싶은 이들을 위한 휴식처 같다.

온화한 말투의 책방지기도 공간의 매력을 더한다.

오롯이서재는 주로 소설·시·에세이·그림책·독립출판물 등의 책을 판매한다.

기성 출판물과 독립출판물 비율은 7:3 정도. 책방은 책 파는 서점 그 이상이다.

문 연 지 고작 1년 반 남짓이지만, 독서 모임·낭독 모임·전시·공연 등을 열며 별내동의 사랑방 역할을 도맡는다.

서점 이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2시간 또는 1일 좌석 이용권 구매하기, 둘째, 2만원 이상 도서 구입 시 제공되는 2시간 좌석 이용권과 음료 1잔 즐기기다.

전자의 경우 1,000원만 더하면 커피·차 같은 음료도 마실 수 있다.

공간이 예뻐야 일할 맛도 난다.

그런 면에서 오롯이서재는 합격점을 주어야 마땅하다.

층고 높은 건물에 띄엄띄엄 놓인 테이블과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책들, 마크 로스코 그림과 피아노, 흰 커튼 사이로 스미는 햇볕까지, 카메라를 들기만 하면 그곳이 포토존이다.

책방은 중심에 매대를 두고 둘레에 12개 테이블을 배치한 형태다.

덕분에 통창 밖으로 동네 풍경을 바라보며 가만가만 생각에 잠기기 좋다.

테이블은 1인석과 2인석, 4인석으로 다양하고 자리마다 2구 콘센트가 딸려 있어 충전도 안심이다.

우연히 집어 든 책이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고 광합성을 하며 자유롭게 일하다가 책방지기와 정다운 친구처럼 담소를 나누는 곳. 그렇게 책방 문을 열기 전의 나보다 오롯한 내가 될 수 있는 곳, 이곳은 오롯이서재다.

업무 공간은 우리가 드릴게요, 당신은 일만 해요 ‘의정부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

휴가철이지만 안타깝게도 ‘각 잡고’ 할 일이 생긴 사람, 공유 오피스를 무료로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딱인 곳이 있다.

경전철 의정부역 바로 앞에 자리한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만든 융합 콘텐츠 분야 창업지원센터로서 창업을 꿈꾸는 이와 스타트업에 교육·멘토링·창업공간·제작지원 등을 다방면으로 제공한다.

현재 의정부, 판교, 부천에 지역별 거점을 두고 있고 2022년에는 여주에 또 다른 거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특히 디자인과 콘텐츠 융합 산업에 특화되어 있다.

12층의 창작터가 좋은 예다.

3D 프린터·레이저 커팅기 등을 갖춘 장비실, DSLR과 UHD 핸디캠을 완비한 스튜디오, MAC Pro를 둔 영상편집실까지, 무료라고는 믿기 힘든 창작 인프라다.

예비 창업자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접근성이 뛰어난 공유 오피스를 찾는 누구에게나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문을 활짝 열어둔다.

건물 10층부터 13층까지 총 4개 층을 쓰는데, 일반인이 주로 찾는 곳은 스마트 오피스와 아이디어룸이 있는 11층. 10층은 기업 입주공간, 12층은 창작터, 13층은 휴게공간과 운영사무실로 쓰인다.

11층의 스마트 오피스는 총 29석이다.

파티션으로 구획해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자리부터 서너 명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개방형 좌석, 아이디어가 팡팡 솟아나는 아이디어룸까지 다양한 업무 공간을 지원한다.

환경도 쾌적하다.

좌석마다 4구 콘센트가 딸려 있고 무료 와이파이가 시원하게 터지며 13층 키친에서 고마운 생명수 ‘아아’를 마실 수 있다.

폰 부스를 따로 두어 소음을 차단한 점도 센스 있다.

이용법은? 이보다 간단할 수 없다.

경기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온라인 예약을 통해 좌석을 선택하면 경기도민뿐만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더욱 반갑다.

“난 카페에서 일이 잘 안돼.”고 말하는 사람에게도 마법 같은 집중력이 찾아오는 곳이다.

수인분당선·신분당선 미금역 인근의 테이블오브콘텐츠

 책·커피·와인을 즐길 수 있는 북카페 겸 와인바다.

1인 작업실 같은 아늑한 분위기로 알음알음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다들 책 읽거나 일하는 분위기라 조용해요.”, “혼자 다이어리 정리하기 딱이에요.” 같은 후기가 줄을 잇는다.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조용하지만, 독서실처럼 경직되지 않은 점이 매력 포인트. 2019년 말에 문을 연 카페는 ‘집 밖의 내 서재’, ‘창작자의 아지트’를 지향한다.

카페 주인 본인도 독립출판물과 기성 출판물을 낸 작가다.

글자와 홀로 분투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작업 환경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도서를 비치할 땐 숨겨진 보석 같은 책을 소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대형서점 매대에서 보기 힘들지만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을 가지런히 진열했다.

방문객은 마음에 드는 책을 언제든 집어 들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다.

테이블오브콘텐츠의 미덕은, 공간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뭔가에 집중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는 데 있다.

“혼자 오는 분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 카페 주인의 말 한 마디가 이곳의 성격을 보여준다.

따스한 조명이 드리운 86㎡ 크기의 카페에는 가사 없는 음악이 흐르고 오래 머물러도 편안한 테이블과 의자를 두었으며 사람들은 이따금 나지막한 소리로 대화한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고요한 작업실 같은 분위기를 구축한다.

카페 자리는 총 20석. 통창 앞의 1인석, 도서관 열람실을 닮은 1인석, 창으로 자연광이 스며드는 2인석 등 취향껏 골라 앉을 수 있다.

좌석마다 콘센트는 기본, 엉덩이부터 허리까지 탄력 있게 받쳐주는 의자에 한번 앉으면 몇 시간 일해도 끄떡없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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