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도는 하나의 문화생활로 자리 잡았다. 차를 마시는 격식이나 풍류로서는 알려진 것과 비교해 정신적인 면은 크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선과 다도>는 동국대 경주캠 선학과 교수인 성본 스님과 같은 대학에서 다도를 공부한 김명희 선생이 함께 쓴 책이다. 책은 선과 다도가 하나인 까닭을 선불교 관점에서 다도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방법으로 밝히고 있다.
한 본보기로 책에서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일이라면 다도라고 할 수가 없다. 다도가 되려면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모두 자아의식과 자기중심적 사고를 비우고 진여 본성의 지혜로 다도삼매를 함께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진정한 의미의 다도란 단지 차를 마시는 행위가 아니다. 다도는 차 앞에서 스스로의 무한한 가능성인 불성을 자각하여 자유롭고 창조적인 삶을 펼쳐나가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책은 다도에 쓰이는 다양한 선구(禪句)를 풀이함으로써 선사상을 보여준다. 익숙한 선문답이나 추사 김정희의 선다시(禪茶詩)에 나타나는 선어들을 경전 등 여러 문헌을 참조해 구절구절 풀이해 보인다.
1부 끝에는 ‘수처작주(隨處作主)’,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진여(眞如)’, ‘여래(如來)’, ‘무아(無我)’ 등 다도에 많이 쓰이는 선어들의 뜻풀이를 수록했다.
2부에서는 선불교 관점에서 다도를 생활화할 것을 제안하면서 다도를 통해 자기 수행 및 자기 치유를 해 나갈 수 있도록 좌선과 명상과 같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두 저자는 “선의 다도생활의 실천적인 의미는 철두철미하게 우리들 각자 성스러운 불성을 깨닫고 개발하여 참된 인간관과 인생관을 확립하고, 지혜와 인격을 형성하는 데 있다”며 “정신 내부의 갈등을 극복하고 외부로부터 상처받고 무너진 자기 자신을 일으켜 세워 긍정적인 마음으로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자아 힐링의 첫걸음이 되는 것이 바로 선다(禪茶)의 힐링”이라고 말한다.
선과 다도┃정성본·김명희 지음┃민족사┃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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