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큰 책임 저와 정부에 있음 잘 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참사’ 표현 대신 ‘사고’를 언급하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참사’ 대신 ‘사고’라고 표현해 왔고, ‘희생자’를 ‘사망자’로 불렀으며, 근조 글자가 보이지 않도록 리본을 거꾸로 달도록 지시해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이날 조계종은 위령법회 참석자들에게 ‘나무아미타불’ 글자가 새겨진 검은 리본을 왼쪽 가슴에 착용하도록 했다. 또 정부 방침과 달리 ‘이태원 참사 희생영가 추모 위령법회’로 명명한 위렵법회를 봉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 “죄송하다”고 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한불교조계종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행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위령법회’에 참석해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 위로 말씀을 올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검은 정장 차림으로 2시 55분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잠시 대기한 후 3시께 총무원장 진우 스님 등과 법회장으로 입장했다.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 참모진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묵념과 삼귀의 이후 김건희 여사와 법단에 올라 총무원장 진우 스님 다음으로 헌화했다. 이어 윤 대통령 부부가 좌석에 착석했고, 중앙종회의장 정문 스님 등 종헌 기관장들의 분향을 마친 후 진우 스님이 추도사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배 아래 쪽에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 추도사를 경청했다.
진우 스님 추도사에 이어 영단에 오른 윤 대통령은 “사랑하는 아들딸을 잃은 부모님과 가족이 마주한 슬픔 앞에 가슴이 먹먹하기만 하다”며 “그 어떤 말로도 그 슬픔을 대신할 길이 없는 것 같다.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그는 “슬픔과 아픔이 깊은 만큼 책임 있게 사고를 수습하고 무엇보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큰 책임이 저와 정부에 있음을 잘 안다”면서 “유가족과 치료 중인 분을 더욱 세심히 살피고 끝까지 챙기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슬픔과 아픔을 함께 어루만져 주시는 대덕 스님과 불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저와 정부는 다시는 이런 비극 겪지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윤석열 대통령 추도사 전문
존경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진우 큰스님과 대덕 스님 그리고 불자 여러분.
사랑하는 아들 딸을 잃은 부모님과 그 가족들이 마주하는 가늠할 수 없는 슬픔 앞에 가슴이 먹먹하기만 합니다.
이 슬픔을 대신할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슬픔과 아픔이 깊은 만큼 책임있게 사고를 수습하고, 무엇보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큰 책임이 저와 정부에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유가족 분들과 치료 중인 분들을 더욱 살피고 끝까지 챙기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슬픔과 아픔을 함께 어루만져 주시는 대덕 스님과 불자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와 정부는 다시는 이런 비극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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