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오 스님 “박원순 시장에게서 달리기 배워”
진오 스님 “박원순 시장에게서 달리기 배워”
  • 조현성
  • 승인 2014.05.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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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콘서트서 “모금학교서 힌트, 돈 보다 마음 모으려 달렸다”

‘달리는 스님’으로 알려진 진오 스님(대둔사 주지)이 박원순 시장에게서 달리기를 배웠다고 했다.

진오 스님은 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혼자만 깨우치면 뭣 하겠는가> 북콘서트에서 “가진 것 없고 염불도 할 줄 몰랐지만 어려운 사람은 돕고 싶었다. 박 시장이 운영했던 모금전문가 학교 프로그램에서 모금 의미를 배웠다”고 했다.

스님은 “박 시장 모금 프로그램 첫 말씀이 ‘모금은 돈을 모으는 게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때 나는 돈을 모으려고만 했지 사람들 마음을 모으려고 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진심으로 달려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스님은 “나는 염불에도 소질이 없다. 이런 내가 사람들 눈길을 끌며 이슈를 만들고 기금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육체적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었다”며 “‘스님’이 뛰니까 사람들이 관심을 줬다. 내가 하는 일을 듣는 분들은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셨다. 그래서 계속 달렸다”고 했다.

▲ 달리는 스님, 진오 스님(오른쪽)은 1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북콘서트를 열고 절 대신 길 위를, 목탁 대신 운동화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왼쪽은 이날 사회를 맡은 정목 스님. (사진=미디어붓다)

“머리 한 쪽 잘라내고 700만원 안타까워”

스님이 달리게 된 첫 계기는 2010년, 베트남 청년 토안과의 만남이었다. 토안은 한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수술을 받고 머리 한 쪽을 잘라내야 했지만 합의금 700만원이 보상의 전부였다. 토안을 위해 스님은 달리기에 나섰다.

“한국에 건너와 어렵게 살다가 자신의 잘못도 아닌데 반쪽 가까이 되는 뇌를 잘라낸 토안을 보면서 미안함을 느꼈습니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이 사연을 세상에 알리고 돈을 모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님은 토안을 위해 108Km 마라톤에 나서 1000만원을 모았다. 스님은 이주노동자, 다문화여성, 통일(탈북)아이들, 일본 쓰나미 수재민, 베트남 해우소 설치 등의 공익사업을 위해 계속 달렸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달린 거리는 모두 2200km. 1km당, 100원‧200원의 후원금이 십시일반 모여 관세음보살의 천수천안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이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 위해 108km 또 달려”

스님은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108km를 달렸다. 구할 수 있는 생명들, 어린 생명이 300명 가까이 피어보지도 못한 채 숨진 것을 보고 도저히 가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스님은 “108km를 달린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최소한의 위로이자 참회였다”고 했다.

<유마경>의 ‘중생이 아프면 보살도 아프다. 중생이 곧 부처’라는 구절처럼 스님에게는 어려운 이가 부처이고 그들이 있는 곳이 부처가 있는 곳이다.

이날 행사에는 200여 사부대중이 참석해 진오 스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사회를 맡은 정목 스님은 “한사람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짊어질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랑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하는 것이기에 세상의 고통을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나는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사랑을 주고 싶다”는 마더 테레사의 말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진오 스님은 고통을 나누고자 정진하는 관세음보살”이라고 소개했다.

“달리기 시즌2는 함께 하는 릴레이”

진오 스님은  “앞으로도 달리겠다”고 했다. “혼자 달렸지만 후원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달린다고 생각했기에 몸이 무너질 것 같아도 달릴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혼자 달리기가 아닌 함께 달리는 릴레이 달리기를 할 것이다. 달리기로 마음을 모으고, 릴레이로 마음을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했다.

진오 스님의 더 자세한 달리기 이야기는 에세이집 〈혼자만 깨우치면 뭣 하겠는가〉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혼자만 깨우치면 뭣 하겠는가┃진오 스님┃리더스북┃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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