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을 찾아 법문을 듣고 고개를 끄떡이지만 일주문 나와서 버스를 타면서는 새치기를 합니다. 경전을 읽고 법문을 듣고 수행을 해도 돌아서면 반복되는 중생의 삶, 이유가 뭘까요?”
<불교 길라잡이> <시공 불교사전> <불교공부사전> <불교의 모든 것> 등 좋은 불서 펴내기에 앞장서 온 곽철환 선생(사진)이 새 책을 출간했다. <이것이 불교의 핵심이다>가 그것이다.
곽철환 선생은 2일 인사동에서 기자들을 만나 “‘번뇌를 버려라’ ‘마음을 비워라’ 배우지만 그것만으로 변화를 이루기 어렵다. 죽도록 노력해야 깨친다는 말처럼, 죽을 각오가 있어야만 사람은 변한다”고 했다.
이어 “집착하는 대상에 질려버려야 집착을 여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집착을 거두지 못한다”고 했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자신의 육신에 질렸을 것”이라면서도 “보통 사람은 육신이 가장 소중하기에 육신을 버리기 어렵다”고 했다.
곽 선생은 이를 시처럼 적어 책 앞에 두었다.
6년 고행 끝에 보리수 아래에 앉은 싯다르타는
생물들이 태어나서 죽고 태어나서 죽기를
끝없이 되풀이하는 모습을 떠올리고는
거기에 질려버렸다.
그러고는 새벽녘에 별을 보고
해 따라 돌지 않는 별들의 세월 속으로 들어갔다.
그 세월 속에서
붓다가 선정(禪定)에서 나와 천자(天子)에게 말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백지(白紙)이다.”
곽 선생은 <이것이 불교의 핵심이다>는 작정하고 쓴 책이 아니라고 했다. 한 구절 한 구절을 모아 단락을 만들고 그 단락들을 한편의 글로 엮었다. 그 글들을 모으니 원고지 500매로 압축이 됐고, 이 책이 됐다는 설명이다.
작가는 ‘불교의 핵심’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에 대해서도 남다른 자부심이 있었다.
“독서를 할 때 중요한 내용을 밑줄을 친다. 이를 나중에 추려 모은다. 대개 한 권을 읽으면 a4용지 3~4장 분량이 나온다. 이 책은 독자들이 모두 밑줄 치고 읽게 하고 싶었다.”
곽 선생은 “책을 통해 마음을 어떻게 청소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소개했다. 불교를 배우는 목적은 이런저런 지식을 쌓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 마음의 평화[安心]를 얻기 위함이다”라고 했다.
곽 선생은 “한 단어, 한 문장 심혈을 기울려 엄선해 엮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책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마음’(p.161~) 만큼은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내용”이라고 했다.
곽 선생은 ‘마음’편의 끝에서 <전심법요>를 인용하며 “오직 이 일심(一心)이 부처이고, 부처와 중생은 전혀 다르지 않다”고 끝맺었다.
이것이 불교의 핵심이다┃곽철환 지음┃불광출판사┃1만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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