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민속학자 구미래 소장(불교민속연구소ㆍ사진)은 최근 윤달 관련 불교 풍속을 정리한 <나 그리고 우리를 위한 복 짓기>를 펴냈다. 책은 ▷업을 녹이고 복을 짓기 ▷윤달에 대한 이해 ▷생전예수재 ▷삼사순례 ▷가사불사 등으로 구성됐다.
구 소장은 30일 인사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달은 음력문화의 산물이자 달이 주는 시간 선물”이라고 했다. 이어 “선조들은 윤달을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시간으로 받아들였고, 일상의 금기에서 해방되는 시간으로 여겼다”고 했다.
구 소장은 “불교에서는 윤달을 ‘나와 남을 위해 복덕을 쌓는 시간’으로 승화시켰다. 불확실한 시간에 대한 불안감을 선조들은 ‘기도하면 감응하는 달’로 여기면서 자리이타의 공덕을 지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교계가 윤달 문화를 바람직하게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구 소장은 “삼사순례에 관한 근거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숫자 3을 좋아했고 삼사순례는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오랜 관습이었다고 했다”고 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삼사순례는 1970년대가 가장 오랜 것이라고도 했다.
구 소장은 “예수재는 자신의 죽음을 내다보면서 소홀했던 자기수행을 점검하고 선행을 발원하는 의례”라고 했다. “가사불사는 ”삼보를 섬기며 불교를 꽃피워 가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으로 가장 구체적이고 공덕이 큰 보시“라고 했다.
그려면서 “예수재와 가사불사를 하는 이유도 윤달이면 공덕을 쌓는 것이 좋다는 선조들의 생각에서였다”고 했다.
구 소장은 “공덕을 쌓는 일에 있어서 특별한 시‧공간이 있을 수 없다. 일상적으로 공덕을 쌓기 힘든 중생에게 ‘윤달’이라는 종교적 시간만이라도 참된 불자의 마음가짐을 되새겨야 한다”고 했다.
나 그리고 우리를 위한 복 짓기┃구미래 지음┃아름다운인연┃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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