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제의 무교 '생생지생'- ②한국의 종교다원주의는 무교가 중심
조성제의 무교 '생생지생'- ②한국의 종교다원주의는 무교가 중심
  • 김백
  • 승인 2023.03.1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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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모든 사물의 가치를 인정…갈등 해소위해 타종교와 조화 추구하는 실천적 태도 형성

[뉴스렙] 세계에서 한국만큼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나라도 없다. 서양에는 기독교를 중심으로 기독교 사상을 원칙으로 설립된 정부가 중심이 되어 있고, 중동은 이슬람교의 사상이 절대 가치로 설립된 정부들이 존재한다. 

조성제 舞天문화연구소장
조성제 舞天문화연구소장

또 불교를 절대 가치관으로 수립된 정부도 있다. 이와 반대로 일본같이 신도(神道)라는 고유의 사상이 절대가치와 신념으로 존재하는 나라도 있다.

그러면 한국은 어떤 종교의 가치관을 가지고 설립된 정부일까? 한마디로 한국은 종교다원주의를 실현하는 세계 유일한 국가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오랜 옛날부터 여러 종교가 함께 존재해 왔다.

BC 479년 공자가 사망하고 난 뒤 널리 퍼지기 시작한 유교의 이념과 고구려 소수림왕 2년에 들어온 불교가 우리 민족의 원형종교인 무교(巫敎)와 더불어 공존하면서 다종교시대를 어느 나라보다도 먼저 맞이했고 다종교 사회를 종교다원주의로 승화시켜 잘 지내왔다.

이러한 환경을 바탕으로 근대사회로 접어들면서 수많은 외래종교가 한국으로 들어오게 됐다. 그 중 대표적인 종교가 기독교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는 천주교와 개신교를 통칭하는 것으로 천주교는 대원군의 탄압에 직면해 그 민족의 문화에 반하는 종교 의식은 정당하지 않다는 개념을 인식하고 그 나라 문화와 동화하고 함께 흡수하려는 자세를 취하면서 선민의식을 내세우지 않는 조용한 포교와 계산된 행동으로 별 거부감없이 한국사회에 자리잡았다.

반면 개신교는 해방 후 미군정과 함께 군사력을 앞세워 한국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기독교의 절대 가치와 절대 신념만을 내세우며 다른 종교의 가치와 신념은 무시하고 폄하하는, 기독교 선민의식에 빠져 한국사회에 종교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근원이 되어 한국 사회의 갈등을 조장해오고 있다. 다종교 사회로 아무런 갈등없이 종교다원주의를 실현하던 한반도에 개신교가 들어오면서 종교 간의 갈등이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민족은 종교의 절대 가치와 절대 신념을 중시하면서 자신의 사고체계가 자신이 믿는 종교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아 왔지만 종교로 인해 국가가 분열되거나 민족이 분열된 적은 없다. 물론 가족 간의 종교로 인한 갈등은 있지만 그 종교적 가치관을 빌미로 결코 가족의 가치관을 파괴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개신교는 자신들의 절대 가치와 절대 신념을 너무 내세워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타 종교를 배척하다보니 상대적으로 타 종교도 개신교를 배척하며 갈등을 초래하게 된다.

다종교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종교 다원주의로 가기 위해선 타종교와 조화를 추구하는 실천적 태도가 형성돼야 한다. 아울러 타 종교 안에서 나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도 가져야 한다.

이렇게 타종교와 조화를 이루고 나를 상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위해선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함께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상이 바로 무교(巫敎)의 기본사상인 생생지생(生生之生)이다.

생생지생이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상이다. 잘나고 못나고 많이 배우고 못 배우고, 가진 자와 못가진자 또 높고 낮음 등은 있어도 그 나름대로의 존재가치를 인정하면서 조화를 이뤄 상생의 길로 가는 것이다.

생생지생은 무교의 기본 사상으로 화해동심(和解同心), 해원상생(解寃相生)으로 나타난다. 이 생생지생을 바탕으로 타종교가 가지는 절대 가치관과 신념을 인정하고 이해해 인류의 평화라는 목표로 나아가는 한마음(和解同心)을 실천한다. 또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선 세계 도처에서 종교 간의 갈등으로 초래한 분쟁을 종식하고 세계 평화와 국가의 발전을 위해 상생의 길(解寃相生)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란 무엇인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추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종교도 타 종교보다 자신들의 종교가 우월하다는 객관적인 가치나 증거를 제시할 수 없기 때문에 다종교 사회는 종교 다원주의로 나가야 그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 종교 다원주의(pluralism)야 말로 다종교 상황에서 오는 혼돈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타 종교를 인정함으로써 종교 간의 갈등 이유를 찾고 그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타 종교의 가치관과 신념을 무시하고 특정 종교의 가치관과 신념만을 내세운다면 다종교 사회인 한국에선 절대 가치관의 충돌로 인해 종교 간의 갈등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며 국가 발전에도 적쟎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 사회는 서로의 존재가치를 절대 인정하는 무교의 생생지생이란 심오한 사상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종교가 한국에 들어와도 배타적이거나 매도하지 않는다, 그러한 무교의 무한 포용력과 배려의 심성이 오늘날 갈등과 대립으로 치닫는 한국사회에 부메랑처럼 되돌아오기를 기대해본다. 

<조성제 舞天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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