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발칵 뒤집은 2015년 인구총조사. 왜?
불교계 발칵 뒤집은 2015년 인구총조사. 왜?
  • 이석만 기자
  • 승인 2023.03.30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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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조사로 되돌아본 포교의 의미] 1
1위 종교서 2위로 밀려나
종교지도자· 권승 책임론
포교 의미 되새기는 계기

[뉴스렙] 2015년 종교별 인구수를 2023년에 재론하는 것은 최근 조계종 자승 스님 일행의 '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식을 보고나서다. 

자승 스님은 이날 법회에서 '부처님 전법합시다'를 외쳤다. 인도순례의 목적이 포교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한국불교의 살 길이 포교에 있다고 역설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불교 포교가 무엇일까?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를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종교별 신도수는 그 종교의 신뢰성과 사회적 영향력을 대변한다고 종교인들은 대체로 믿어왔다.

총조사는 년도 숫자 끝자리가 0, 5로 끝나는 끝나는 해에 실시해왔다. 인구총조사는 1925년부터 5년마다 했다. 종교인구조사는 1985년부터 10년단위로 진행했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기존의 결과는 뒤집는 주요한 요소 2가지가 드러났다.

해마다 1위를 달리던 불교신자수가 2015년 조사에서 처음으로 2위로 밀렸다. 무종교인이 종교를 가진 국민수보다 많아졌다는 점이다.

불교, 조사 30년만에 개신교에 1위 내줘

종교별로는 기독교(개신교) 인구가 9,676천명(19.7%)로 가장 많고, 불교 7,619천명(15.5%), 기독교(천주교) 3,890천명(7.9%) 순으로 나타났다. 1985년 종교인구 조사 이후 30년만에 불교인구수가 기독교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시도별 종교별 현황을 보면, 종교인구 중 불교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울산(29.8%), 경남(29.4%), 부산(28.5%), 경북(25.3%), 대구(23.8%), 제주(23.4%), 충북(16.4%) 순이다. 경상도에 비해 전라도가 매우 낮은 분포의 이른바 동고서저지형(東高西低型)이다.

개신교는 전북(26.9%), 서울(24.2%), 전남(23.2%), 인천(23.1%), 경기(23.0%), 대전(21.8%), 충남(20.7%), 광주(20.0%), 세종(19.9%), 강원(17.5%) 순으로 나타났다. 

천주교는 서울(10.7%), 인천(9.5%), 경기(9.0%) 순으로 수도권 지역에서 천주교를 믿는 인구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불교는 전국적으로 2위에 그쳤을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는 개신교에 밀렸고 가톨릭과는 차이가 없어 3위로 밀려났다는 조롱이 불교계 내에 회자됐다. 불교계가 충격에 휩싸인 이유다.

[통계청]
[통계청]

원인 분석과 대안 마련에 자가당착한 불교계

포교와 전도를 생명으로 하는 종교계에서는 저마다 이 조사결과를 두고 원인 분석과 대안 마련에 나섰다.

당시 불교계는 원인을 놓고 두가지 흐름이 있었다.

불자인구가 1995년 10,154천명 → 2005년 10,588천명으로 약진하는 듯 했으나 2015년 7,615천명으로 무려 약 300만명(2,969만명)으로 감소했다.

그러자 도박 성폭력 음주 등 속인들도 하지 않는 범죄와 범계 행위들의 결과라는 비난이 교계 안팎으로 비등했다. 이를 의식해서 인지 당시 조계종 기관지인 <불교신문> 조차 "300만명이나 감소한데 대해 불교계 내부에서 우리 스스로의 성찰과 반성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데는 미래세대를 위한 포교활동의 부재와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대응 전략의 미비 등이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라고 했다. 내부 권력승과 비리승들에 대한 자성론이다.

또 한 부류는 책임을 종단내 개혁세력 탓으로 돌렸다. <불교신문>은 같은 기사에서 "스님들의 범계행위를 놓고 내부 자정시스템을 인정하지 않고 무책임한 폭로에만 치중하는 등의 해종 행위로 불교 이미지를 깎아내려 이같은 결론을 이끌어내는데 일조했다는 지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계종단은 여기에 초점을 맞춰 책임떠넘기기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종교인구 9% 줄고, 무종교인 12.2% 많아

다른 하나는 종교인구 감소 등 사회적 추세를 주목했다.

우선, 종교인구수를 보면 2015년 종교가 있는 인구는 21,554천명으로 전체 인구의 43.9%이다. 2005년 24,526천명(52.9%)에 비해 2,972천명(9.0%p) 감소했다.

종교가 없는 인구 비율은 2005년 47.1%에서 2015년 56.1%로 증가, 종교가 있는 인구비율보다 높아졌다.

성별로 보면, 여자의 종교있는 인구 비율이 48.4%로 남자 39.4%보다 9.0%p 높았다.

연령별 종교 없는 인구비율은 20대가 64.9%로 가장 높고, 다음이 10대(62.0%) 순이었다.

종교가 있는 인구비율은 20대에서 35.1%로 가장 낮고, 이후 연령이 증가하면서 같이 증가해 70대에는 58.2%가 종교를 가지고 있었다.

2005년과 비교, 종교 인구 비율이 가장 크게 감소한 연령은 40대로 13.3%p 감소했고, 다음이 20대(12.8%p), 10대(12.5%p) 순으로 줄었다.

2005년 대비 전체 종교인구 감소분 297만명은  불교인구 감소분 296만9천명과 유사하다. 그러나 같은기간 개신교 신자가 123만명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종교인구 감소가 불자인구 감소로 직결됐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일부에서는 처음 시도한 샘플조사, 인터넷 기반조사 등의 기법으로 인해 고령층 인구가 많은 불교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빚어진 결과라며 항변하기도 했다.

[통계청]

박병기 교수 "청정함 보여주는 게 포교 출발점"

박병기 한국교원대교수는 "당혹스러움을 넘어 불교인구 감소라는 현실의 직시와 용기에 기반한 지혜의 자세, 불교적 관점의 삶의 의미 물음을 바탕으로 하는 진정한 고통의 해소에 대한 성찰과 실천적 모색, 21세기 초반 한국 시민사회의 윤리적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포교 전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윤리적 기반과 일상의 수행을 기반으로 하는 삶의 청정성을 보여주는 한국불교에 대한 요청에 겸허한 자세로 임하는 것이 모든 포교의 출발점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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