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尹 대통령 탓에 사회적약자 초청 않나?
조계종, 尹 대통령 탓에 사회적약자 초청 않나?
  • 서현욱 기자
  • 승인 2023.05.18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봉축법요식에 사회적 약자 초대 중단
중앙종회는 ‘헌법 발언’ 등에 사과 요구
시민사회는 ‘퇴진 1차 시국법회’ 개최
지난 2월 열린 신년대법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
지난 2월 열린 신년대법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

오는 27일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되는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예년과 달리 사회적 약자를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9년 법요식은 처음으로 수화통역이 이뤄지고 휠체어 경사로가 설치되는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화합 법석이었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 삼성직업병 피해자 고 황유미의 아버지 황상기 씨, 태안화력발전소 산재사고 고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씨,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 가족 이영문·윤미자 씨, 고 서지윤 서울의료원 간호사 유가족 최영자·서희철씨 등이 부처님 앞에 헌화했다.

2012년 법회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이 대거 참여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법회’로 열렸다. 국민의 행복과 평화를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조계종 집행부의 뜻에 따른 것이다. 당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탈북자 대안학교인 삼흥학교 박성호 어린이와 다문화가정 이은미 어린이 등 4명에게 마정수기를 했다. 헌다는 종로소방서 노경운 소방사와 종로경찰서 한효정 순경이 한다. 헌화는 다른 종단의 대표와 주한 외교사절 등 각 2명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 강일출 할머니,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김정우 지부장, 용산참사 유가족 대표가 맡았다.

이처럼 봉축법요식은 십수년간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보듬은 따듯한 등불 역할을 해왔다.

양한웅 조계종사회노동위 집행위원장은 올해 법요식 관련, “종단에 사회노동위원회가 설립되고 나서 해마다 부처님 오신날이면 사회적 약자를 공식 초청해 왔다.”며 “쌍용자동차, KTX여승무원 해고자, 세월호 희생자, 실종자가족, 성소수자, 청소, 청년노동자, 산재사망 노동자 가족등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이 공식 초청되어 부처님께 꽃을 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처님은 열반에 드시는 그날까지 불가촉 천민을 비롯한 수많은 사회적 약자에게 수행하면 아라한이 될 수 있다고 가르쳤고, 마지막 공양 올리신 이도 대장장이 노동의 일을 하는 아들이었다. 그만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부와 권력, 신분의 차별은 아예 없고 모두가 수행하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거룩한 가르침을 설하셨다.”면서 “올해 부처님오신날에는 사회적 약자들이 부처님께 꽃 공양을 못 올릴 것 같다. 너무 죄송스럽고, 면목이 없다.”고 토로했다.

양 위원장은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가족들, 하루하루가 지옥의 삶이라고 울부짖는 발달장애인들과 그 가족들, 지구를 살리자며 하는 기후운동하시는 분들, 5.18때 광주 도청에서 마지막 희생되신 대불련 전남 지부장 김동수 열사, 수년째 길거리에 있는 세종호텔 해고자들이 부처님께 꽃을 올리고 싶었지만 저의 신심과 노력의 부족으로 부처님께 인사 못 드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저의 살아온 길이 덕과 지혜와 신심의 부족 때문”이라며 “이런 마음도 탐욕의 일어남이라면 기꺼이 내려놓겠다. 오늘따라 사회노동위원회와 사회적 약자의 이름이 저의 어깨를 눌러서 몸이 땅속으로 들어가게 하고 있다. 거룩하신 부처님 부디 이 땅의 사회적 약자들에게 힘과 등불과 의지처가 되어주시기를 엎드려 절 드리옵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에 사회적 약자를 초청해 온 불교가 그들의 손을 잡아주지 않는다면 누가 잡아주겠습니까”라고 탄식했다.

봉축법회에 사회적 약자를 초청하지 않게 된 것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봉축법회에 참석하는 것”이 이유라고 추측한다. 대통령 경호 등으로 일정이 확인되지 않지만, 사회적 약자를 초청하지 않는 이유를 다른 데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尹의 종교편향 발언, 초파일 앞 논란 확산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회(위원장 선광 스님, 종교편향 특위)는 결을 달리하고 있다. 특위는 지난 15일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헌법 발언’에 대해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종교편향 특위의 공개사과 요구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 개신교 행사에 참석해 “대한민국 헌법은 성경에서 기초했다”고 발언하고, 이어 올해 4월27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도 “대한민국 헌법의 기초가 된 자유와 연대가 선교사들의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발언한 것 때문이다. 이후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비공개로 만나 해명을 요구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대통령 발언은 외교적 기술(수사)”이라고 해명했지만, 조계종 중앙종회 는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나섰다. 1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연 제6차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됐다.

종교편향 특위 스님들은 강 수석에게 “대통령이 교회에서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식의 발언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의 근간이 되는 헌법이 성경에서 나왔다는 전혀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의 발언으로 보기 어렵다”는 강한 유감을 전달했다.

위원장 선광 스님은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에 공개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답변을 요구한다”고 했다. 특위는 대통령실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못한다고 판단해,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특위 스님들은 “강 수석의 발언을 통해 대통령실이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종교편향 특위는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내용을 정식 공문으로 작성, 대통령실에 전달하기로 했다.

불자라던 윤 대통령이 지난해 크리스마스 영암교회 성탄 예배에서 “헌법체계가 <성경>에서 나왔다”고 한데 이어 “헌법정신과 우리 사회 제도와 질서가 <성경> 말씀에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9일 부활절 서울 중구 영락교회를 찾아 “자유민주주의라는 우리의 헌법정신, 우리 사회의 제도와 질서가 성경 말씀에 담겨있다”고도 했다.

발언 당시 즉각 대응하지 않던 중앙종회 종교편향 특위는 미국 순방 시 발언 이후 윤 대통령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특위 위원장 선광 스님은 “6차 회의 이전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문제 삼았고, 대통령실에 면담도 요청했었다.”면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헌법학자들 역시 비판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공개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불교시민사회, 연등회 당일 윤석열 퇴진 시국법회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한-일 정상회담 이후 60%를 ‘는 조사가 잇따르고 있다. ‘빈손 방일’ 이후 가톨릭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윤석열 정부 퇴진'을 촉구하는 첫 시국미사를 개최했다. 사제단은 시국미사를 전국을 순회하며 열고 있고 “우리는 자기 직분에 충실한 대통령,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진 대통령 교육과 역사관이 올바르고 뚜렷한 대통령, 정의롭고 진실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대통령을 원한다”며 “우리의 바람에 역행하는 대통령과, 검찰독재 친일매국 정권은 퇴진하라”라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교계에서도 윤석열 퇴진 시국법회 ‘1차 야단법석’이 열린다. 불교계 시민사회는 스님과 불자 를 대상으로 시국법회 서명을 전개했다. 스님 150여명과 불자 1천여명이 서명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국법회 봉행 준비위(위원장 도정 스님 박종열 법사)는 “미국 앞에 굽신거리고 일본 앞에 쩔쩔매며 나라의 미래를 팔아먹고 다니는 사대 매국정권, 경제는 침몰되고 정치는 실종되어 가는데 정적 죽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검사 독재정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사회적 약자들을 빨갱이 몰아 결국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극악무도한 무능정권,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을 퇴진시키기 위한 역사적인 투쟁의 길에 부처님의 제자들도 동참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의 탄생에 일조했던 대한민국 불교계는 스스로를 죽비로 내려치는 참회의 심정으로 ‘사대매국 윤석열 검사독재정권 퇴진과 천만 불자 참회를 위한 범국민 시국법회 1차 야단법석(서울편)’(이하 ‘윤석열 퇴진 야단법석(서울편)’을 오는 20일 오후 3시, 촛불집회가 열리는 숭례문~시청앞 대로에서 천만 불자들의 의지를 모아 봉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천만 불자들의 지극한 정성이 담긴 빈자일등(貧者一燈) 천 개가 빛을 발한다“면서 “비록 가난하지만 마음을 다해 밝힌 등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천만 불자의 윤석열 검사독재정권 퇴진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천 개의 ‘연꽃 컵등’이 화려하게 밝혀진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퇴진 시국법회 야단법석은 정치권력을 옹호하는 눈먼 호국불교가 아닌 약자를 괴롭히는 정의롭지 못한 자들에게 죽비를 내려칠 파사현정의 자리”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퇴진 시국법회 야단법석(서울편)은 이날 시청~숭례문 대로에서, 오후 2시 40분부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그리고 양회동 노동열사의 넋을 기리는 추모의식을 시작으로 한 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6월 24일(토) 대구, 7월 충청지역을 거쳐 전국으로 이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대승네트워크와 불교환경연대 등은 윤석열 퇴진 기자회견을 23일께 열 예정이다. 서명운동역시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이미 스님 70여명과 불자 108명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34-733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법인명 : 뉴스렙
  • 제호 : 뉴스렙
  • 등록번호 : 서울 아 0043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7-09-17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뉴스렙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렙.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etana@gmail.com
  • 뉴스렙「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조현성 02-734-7336 cetana@gmail.com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