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3일 연휴는 한 변호사의 집념 덕
부처님오신날 3일 연휴는 한 변호사의 집념 덕
  • 이석만 기자
  • 승인 2023.05.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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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태영 변호사, 1970년대 정부에 석가탄신일 공휴지정 소
소송졌으나 불교계등 국민 기폭제 국무회의서 휴일 지정
석가탄신일 명칭 부처님오신날 변경 →대체공휴일 제정
용태영 변호사. [조계종 누리집]

[뉴스렙] 오는 27일 부처님오신날이 토요일이어서 29일 월요일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해 3일 연휴가 됐다.

황금같은 이번 3일 연휴의 시작은 한 변호사의 불심과 집념 덕이었다.

1945년 미 군정청 포고령 제13호로 크리스마스를 공휴일이 됐다. 용태영 변호사는 의문을 가졌다. 예수가 난 날은 공휴일인데 부처님이 난 날은 공휴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1973년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예수는 되고 부처님은 왜 안돼?

1973년 3월 24일 서울고등법원에 총무처장관을 상대로 '석가탄신일 공휴권 등 확인 청구의 소'를 낸 뒤 11차까지 심리가 진행됐지만 결국 1974년 10월 30일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각하됐다.

불교 집안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폭제가 됐으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1974년 11월 28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심흥선 총무처장관이 '불교계가 청구하고 있는 석가탄신일의 공휴 지정을 정부가 신중히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용태용 변호사는 이 소식을 듣고 소송을 취하한다. 조계종 총무원은 일붕 스님 등과 함께 그해 12월 20일 국무총리, 법무부장관, 문공부장관에게 청원서를 제출했다. 그 다음해인 1975년 1월 14일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야간 국무회의에서 이 안건이 통과됐다.

불교계는 지난 1968년 '부처님오신날' 명칭을 사용해 왔지만,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석가탄신일'로 등록됐다.

문재인 시절 석가탄신일 →부처님오신날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불교계의 요청에 따라 "내년에는 석사탄신일이 아닌 부처님오신날로 불자님들에 인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2017년 7월 7일 인사혁신처는 '석가탄신일'을 '부처님오신날'로 변경하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을 입법예고 했다.

당시 조계종 대변인은 "과거 명칭에서 '석가'는 고대 인도의 특정 씨족을 지칭하는 것이라 사리에 맞지 않았다. '석탄일'이라는 약칭을 쓰면 광물인 석탄과 혼동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했다.

3월 16일 부처님오신날 대체공휴일 적용

지난 3월 16일 ‘부처님오신날’에 대체공휴일을 적용하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개정안(대통령령)을 입법 예고, 5월 2일 최종 확정했다. 이번 ‘부처님 오신 날’과 ‘성탄절’이 대체공휴일로 적용된 것이다.

‘대체공휴일’ 제도는 매년 일정 수준 이상의 공휴일을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2013년 4월 ‘대체공휴일’ 제도 관련해 국회가 법안을 통과했다. 2014년부터 시작된 대체공휴일 제도는 시행 초기에는 설·추석 연휴와 어린이날이 다른 공휴일과 겹칠 경우에만 적용됐다.

용 변호사, 박정희 청와대 상대 행정소송도

용 변호사는 서슬퍼런 박정희 시절 청와대 근처에 살았다. 청와대를 넓힌다면서 계고장이 날아들었다. 박정희가 자기집을 넓히면서 왜 자기가 이사를 가야하느냐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이긴 이력이 있다. 초기 서초동 법원청사에는 판사용 엘리베이터만 있어 일반 국민들을 걸어다녔다. 용 변호사는 '판사가 일반 국민의 위냐'고 문제제기, 결국 법원이 국민용 승강기를 놓게 된 일화도 유명하다.

그는 1985년 5월 4일 반독재 민주화를 기치로 창립한 ‘민중불교운동연합(민불련)’의 경우 · 월운 스님과 함께 고문을 맡았다. 

2007년 부처님오신날 국가 공휴일 제정 등의 공로로 제4회 불자대상을 받았다. '불자대상'은 불법홍포와 한국불교 위상 제고에 공로가 지대한 불자, 불자의 자긍심 고취에 공로가 큰 불자, 종단 발전과 홍보 공로가 큰 불자, 국가 및 사회발전에 공로가 큰 불자 가운데 선정한다.

1929년생인 용태영 변호사는 2010년 5월 별세했다.

2010년 5월 4일 화요일 오후5시, 논산 훈련소 호국연무사 신축불사 발대식에 참여 중인 총무원장 스님을 대신해 재무부장 상운 스님과 사서실장 경우 스님이 강남삼성병원에 마련된 故 용태영 변호사의 빈소를 찾아 고인에게 헌화하고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했다. [조계종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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