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사무처는 23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의 저서 <프랑스 수도원의 고행>의 프랑스어판 <L'Éveil n'a pas de frontières(깨달음에는 국경이 없다)> 봉정식을 봉행했다.
<프랑스 수도원의 고행>은 향적 스님이 한국 승려 최초로 프랑스 수도원에서 생활하며 남긴 기록이다. 책에는 향적 스님이 지난 1989년 12월부터 1990년 8월까지 1년 가까이 프랑스 삐에르-끼-수도원 체험을 회고하며 쓴 ‘해인에서 삐에르-끼-비까지’ 등이 담겼다. 불어판 번역에는 2년여 작업기간이 소요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앞서 향적 스님과 포교원장 지원 스님이 불단에 봉정한 책에 청수를 뿌리며 증명했다. 이어진 치사에서 “향적 스님이 경험한 동‧서양의 전통 수행 문화가 전 인류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길 기원한다. 책을 만나는 모든 이들이 사회‧국가‧이념을 넘어 인류를 행복케 하는 지혜를 찾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앞서 포교원장 지원 스님은 봉정사에서 “향적 스님 저서의 프랑스어판은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삶의 이정표”라고 추켜세웠다.
제롬 빠스기에 주한 프랑스 대사는 축사에서 “이번 출간으로 프랑스어권 독자들이 향적 스님의 경험을 함께 나누게 됐다. 스님은 책을 통해 타인의 눈으로 바라볼 때 자신의 모습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다는 교훈을 줬다. 스님의 책은 똘레랑스를 배우는 좋은 교재”라고 했다.
프랑스어판을 감수한 서명원 신부(서강대)는 축사를 통해 “스님은 글로만 그리스도교를 접한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을 찾아 헌신했다. 성철 스님에게 배우며 성철 스님만 가야산 호랑이인줄 알았는데 또 한 마리의 호랑이가 가야산에 있었다”고 했다.
서 신부는 “지난 2011년 불교계에서 성사되지 못한 아쇼카 선언의 (재추진에) 일말의 희망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님의 책을 통해 젊은 스님들이 그리스도교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향적 스님은 인사말에서 “책은 이교도인 나를 한식구처럼 환대해준 가톨릭 수도권에 대한 감사 표시이다. 프랑스판 발간을 통해 내 생에 최고의 경험을 선사해 준 데 대한 감사함을 잘 전달할 수 있어 기쁘다. 감사하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前 호계원장 법등 스님, 은해사 주지 돈관 스님, 중앙종회의원 법보‧장명‧ 경우 스님, 동국대 교수 보광 스님, 총무부장 정만 스님 등 중앙교역직 스님,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 프랑스어판 서평을 쓴 스위스작가 알렉산더 줄리앙 씨 등 300여 사부대중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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