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극심한 공포 스트레스 호소 정신과 치료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신흥사와 말사들을 불교계에서 설악산이라고 부른다. 이 설악산이 몇년째 요동치고 있다. 중앙종회 종책모임 한 계파의 회장 스님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부터다. 그는 설악산에서 '아무런 직책도 없으면서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스님'으로 통한다.
지난 3일 이 스님의 인터뷰 기사가 나간 직후 신흥사 곳곳에서 반론과 제보들이 쏟아졌다. 속인의 입에도 담지 못할 욕설을 하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수행자가 펴고 있다며 아연실색하는 내용들이다.
회장 스님 주장은 사실과 다르기 일쑤
회장 스님은 낙산사 전 주지가 자신의 은사와 마근 스님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 스님은 협박의 귀재"라고도 했다. 전 주지는 "그런 주장을 하려면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평생을 모셔온 어른스님을 내가 협박했다니 황당하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회장 스님은 "신흥사 전 회주 등에게 확인한 사실이니 전 회주에게 확인해봐도 된다"고 밝혔다. 신흥사 전 회주는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 낙산사 전 주지가 어디 협박할 스님이냐"고 회장 스님 주장을 반박했다.
회장 스님은 "실(제) 예를 들겠다"며 낙산사 복원불사 회향식날 은사 오현 스님을 세번째 줄에 앉게 하는 등 홀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영상 등을 보면 오현 스님은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 같이 빈일루 현판 제막식을 하고, 회향식에서는 지관 스님과 같은 맨 앞줄에 앉아 있는 사실이 쉽게 확인된다. 전 주지는 이날 인사말에서 사부대중에게 오현 스님을 관음보살의 화신이라 칭송하고 "저는 늘 어려운 이웃과 함께 관세음보살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신 저의 스승이신 오현 큰스님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했다.
회장 스님은 심원사 전 주지와 관련, 경찰조사가 진행 중인 사실을 전하며 신도들이 고발했다고 주장했다. 고발 전 신흥사 호법단원이자 회장 스님의 최측근인 C 스님이 심원사 전 주지에게 고발하겠다는 문자를 몇차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문자를 보낸 스님은 전 주지의 사제이기도 하다. 전 주지는 "고발인은 처음 듣는 이름이나 내용은 이미 사제가 보낸 문자 그대로다. 고발인 명의만 빌렸을 뿐이다"고 반박했다.
자살한 마근 스님에게 욕설을 하지 않았다며 "입적 6개월 전후로 통화한 사실이 없다"던 회장 스님. 지역 공무원, 도반을 비롯한 지근거리의 출재가들의 말은 달랐다. 회장 스님이 욕설을 하고, 낙산사 소임자들이 직인을 뺏고 멱살은 쥔 사실을 생전에 마근 스님으로부터 직접 듣거나 통화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일명 '일원 스님'이 작년 8월 어른 스님 기일 A, B 두 스님을 폭행한 것과 관련, 회장 스님은 오히려 A, B 스님이 어울려 다니며 사제들을 폭행했다 주장했다. 두 스님은 "폭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날 '일원 스님'과 A, B 스님간 쌍방폭행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두 스님은 "지원금 문제로 언쟁을 벌이고 있는데 일원이 욕을 하고 물컵을 던지면서 앉아 있던 A 스님의 얼굴을 가격하고 고관절을 밟았고, 말리던 B스님의 얼굴을 가격해 입술이 터져 피가 흐른 것으로 일방적인 폭행을 당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ㅇㅇ 스님이 곧 자살할거야, 스님도 자살해!"
회장 스님의 거친 말투도 도마에 올랐다.
같은 날 폭행사건 직후 자인사에 도착한 회장 스님은 테이블 위에 앉아 바닥에 앉은 심원사 전 주지에게 "2년동안 뒷조사한 것을 발표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ㅇㅇ 스님이 곧 자살할 거야, 스님도 자살해!"라며 심원사 주지 사표를 강요했다고 한다. 제사는 엉망이 됐고, 바로 10여 명이 심원사로 따라와 신도들까지 겁박했고, 주지는 서류 정리도 다 못하고 절을 떠났다고 한다. 스님은 "사제들 앞에서 당한 일이라 분노와 두려움이 동시에 일었다. 폭행당해 정신도 혼미한데다 한동안 숨을 쉴 수 없었다. 횡령은커녕 8월 운영비 등을 내가 부담했다. 폭행당하고 쫓겨나고 고발까지 당하니 자괴감이 든다."며 당시의 고통을 토로했다. 대장암 치료 중이던 스님은 절에서 쫓겨난 뒤 신장까지 망가져 신부전 4기 상태다.
낙산사 전 주지에게 한 회장 스님의 욕설 통화파일은 차마 듣기 힘들 정도다. 회장에 그치지 않고, 자신을 호법단원이라고 밝힌 한 스님도 대선배인 전 주지에게 전화로 다짜고짜 "개***"라고 했다. 또 다른 스님들은 "ㅇㅇ이 하고 붙어서 별지랄다하지 해봐라 이쒜*야...이 *밥만두 못난 쉐*", "교도소로 보낼 수밖에 없구나. 교도소 갈 준비를 철저히 해라 오~바", "조*밥쉐*! 이 문디 쉐* 이 썩을 놈의 쉐*", "씨*놈아", "이 호로**야", "개 또**새*야" 등 호법단원들이 돌아가면서 욕설 문자와 전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주지 스님은 관할 경찰서에 신변보호 요청을 하고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착용 중이다. 현재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
한 신흥사 스님은, 회장 스님이 "불에 태워죽이겠다" 등의 말을 예사롭지 않게 어렸을 때부터 입버릇처럼 해왔다고 말했다.
회장 스님은 자신이 사장인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사' 기자와 직원에게도 욕설과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다가 노동청과 조계종 호법부에 진정서가 접수되기도 했다. 회장 스님은 신문사 국장에게 "양** 다루는 방법 내가 알려줄까? 내가 더 양**가 되면 돼...200배의 양**가 되어서 너하고 대응할 거야.”라거나 "우리집 강아지들 있잖아. 먹을 걸 주고 이렇게 사랑해 주잖아, 너 같지 않아요”라며 비아냥 거리거나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국장은 "아무런 근거 없이 마구잡이식 폭언과 협박 그리고 인격비하를 당한 이후,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다 정신과 심리 상담과 치료까지 받게 됐다"고 호법부에 진정했다.
<불교신문> 직원들에게 회장 스님은 "나는 테러리스트가 꿈이었다. 그런 사람이 여러분 뒷조사해서 핸드폰 터는 건 뭐...나는 실제로도 할 수 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 서울의 봄? 조계종은 '설악의 봄' (2024. 1. 3.)보도 이후 신흥사 측 주장에 대한 반론 위주로 실었습니다. 신흥사 측의 재반론이 있으면 언제든 취재와 보도에 반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