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 옛날과 다르지만 잘못된 것 아냐"
"선방, 옛날과 다르지만 잘못된 것 아냐"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4.02.23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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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18교구본사 백양사 수좌 일수 스님
선방 수좌 고령화 심각, 선방 문화도 바뀌었다②
백양사 수좌 일수 스님은 "명상, 참선 등을 통해 마음을 내려놓기가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말한다



 

출가자수 감소가 한국불교의 보루 선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양사 운문선원 수좌 12명 가운데 가장 젊은 스님이 50대 중반인 것이 한 본보기이다. 특히, 신세대의 출가로 선방 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조계종 제18교구본사 백양사 수좌 일수 스님은 지선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일생을 수좌로 살며 서옹, 성철, 월산 스님 등 선지식에게 지도를 받은 백양사의 큰어른이다. 

스님은 23일 기자들을 만나 "지금은 운문선원에서 하루 8시간 정진을 하지만, 내가 있을 때는 12시간씩 정진을 했다. 당시는 큰스님(서옹 스님) 가피로 괴로운 줄 모르고 살았다"고 했다. 이어서 "요즘은 어른(선지식)이 없으니 힘들 것이다. 사는게 그만큼 (예전과) 차이가 있다. 저출산으로 출가자가 줄었다. 선방에서도 50대면 어린 편에 속한다"고 했다.

스님은 "옛날에는 눈빛과 눈빛으로 (이심전심) 공부가 되는 그런 분위기였다. 요즘은 그런 것을 못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소참법문 때 수좌스님들에게 '나는 여러분이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지 좀 의아스럽다.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는다. 열심히 좀 해보자'고 말했다"고 했다.

스님은 "옛날 같지 않다. 절집에 먹을 것이 없어 배가 고픈 때가 있었다. '사회도 어려우니 공양 들어온 것만 먹고 살자'고 했더니 '안된다'고 하더라. '뭐도 먹고 뭐도 먹어야 한다'는 말에 그 뒤로는 발길을 끊은 선방도 있다"고 했다. 

스님은 "'이왕이면 좋은거 먹자'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신세대 (스님들) 사고가 (나와) 틀리다고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일수 스님은 젊은 시절, 머리에 신발을 얹고 법문하는 서옹 스님 앞에 섰더니 서옹 스님이 '그건 아니다'고 했던 일, '할' 법문을 하는 월산 스님에게 '그것은 산 할입니까, 죽은 할입니까' 대꾸 했던 일, 봉암사에 머물 때 서암 스님과 법담을 나눈 뒤 서로 다른 곳을 쳐다봤던 일 등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언어도단이다. 도인의 행처는 알 수가 없다. 수행의 깊은 자리는 말이 끊긴 자리이기 때문에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스님은 "선배스님들이 후학을 잘 지도해야 한다. 선방에서 (눈뜬) 사람이 나오지 않는 것에 선배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승속 구분 없이 스님과 재가자가 더불어 수행하는 것이 미래 불교의 모습이라고 했다
백양사 수좌 일수 스님은 "명상, 참선 등을 통해 마음을 내려놓기가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말한다

 

출가자수 감소가 한국불교의 보루 선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양사 운문선원 수좌 12명 가운데 가장 젊은 스님이 50대 중반인 것이 한 본보기이다. 특히, 신세대의 출가로 선방 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조계종 제18교구본사 백양사 수좌 일수 스님은 지선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일생을 수좌로 살며 서옹, 성철, 월산 스님 등 선지식에게 지도를 받은 백양사의 큰어른이다. 

스님은 23일 기자들을 만나 "지금은 운문선원에서 하루 8시간 정진을 하지만, 내가 있을 때는 12시간씩 정진을 했다. 당시는 큰스님(서옹 스님) 가피로 괴로운 줄 모르고 살았다"고 했다. 이어서 "요즘은 어른(선지식)이 없으니 힘들 것이다. 사는게 그만큼 (예전과) 차이가 있다. 저출산으로 출가자가 줄었다. 선방에서도 50대면 어린 편에 속한다"고 했다.

스님은 "옛날에는 눈빛과 눈빛으로 (이심전심) 공부가 되는 그런 분위기였다. 요즘은 그런 것을 못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소참법문 때 수좌스님들에게 '나는 여러분이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지 좀 의아스럽다.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는다. 열심히 좀 해보자'고 말했다"고 했다.

스님은 "옛날 같지 않다. 절집에 먹을 것이 없어 배가 고픈 때가 있었다. '사회도 어려우니 공양 들어온 것만 먹고 살자'고 했더니 '안된다'고 하더라. '뭐도 먹고 뭐도 먹어야 한다'는 말에 그 뒤로는 발길을 끊은 선방도 있다"고 했다. 

스님은 "'이왕이면 좋은거 먹자'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신세대 (스님들) 사고가 (나와) 틀리다고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일수 스님은 젊은 시절, 머리에 신발을 얹고 법문하는 서옹 스님 앞에 섰더니 서옹 스님이 '그건 아니다'고 했던 일, '할' 법문을 하는 월산 스님에게 '그것은 산 할입니까, 죽은 할입니까' 대꾸 했던 일, 봉암사에 머물 때 서암 스님과 법담을 나눈 뒤 서로 다른 곳을 쳐다봤던 일 등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언어도단이다. 도인의 행처는 알 수가 없다. 수행의 깊은 자리는 말이 끊긴 자리이기 때문에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스님은 "선배스님들이 후학을 잘 지도해야 한다. 선방에서 (눈뜬) 사람이 나오지 않는 것에 선배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승속 구분 없이 스님과 재가자가 더불어 수행하는 것이 미래 불교의 모습이라고 했다

스님은 지난해 12월부터 백양사에서 매월 넷째주 토요일 '포교사발심정진법회'(템플스테이)를 통해서 달마 스님의 <혈맥론>을 주제로 일반인에게 법문하고 있다.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어지럽고 국민들이 갈등과 번뇌 속에 고통 받는 때, 마음 찾는 법을 가르쳐 스스로 '안심'할 수 있게 하려는 뜻에서다.

스님은 "불교는 수행하기 좋은 환경의 도량을 갖고 있다. 머지않아 절은 스님과 재가자들이 함께 더불어 수행을 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수 스님은 <혈맥론> 첫 구절인 '마음 밖에 불성이 따로 없다'(심외무불성)와 '마음이 곧 부처'(심즉시불)을 설명하면서 "어려운 때, 자기 마음을 내려놓고자기의 본래면목을 찾고 자기 주인공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스님은 "현대사회에서 모두가 각자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중심을 잡는 일'이다. 마음을 어느 곳, 어느 것으로도 쏠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개인과 가정, 사회, 국가, 인류가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여러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비워라. 마음을 내려놓으라"고 조언했다.

스님은 "여러분은 치열하게 살고 있지 않느냐. 내가 치열하고 싶지 않아도 상대가 나를 치열하게 만든다. 이것을 내려놓지 않으면 갈등 해소는 불가능한 일이다"고 했다. 이어서 "우리가 마음의 중심을 잡고 명상, 참선 등 수행을 했을 때 마음을 내려놓는 일이 가능하다"고 했다.

백양사에는 고참들이 수행하는 고불선원과 해동제일 운문선원에서 30여 수좌가 이번 동안거 기간 용맹정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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