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책 <개미의 발소리>가 출간됐다.
책은 스님이 지인의 고민을 덜어주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새벽 3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참선 수행하던 스님에게 던져진 세속의 질문들.
답답한 마음에 스님을 찾던 이들에게 스님은 적어놓았던 메모를 모아 책으로 엮었다. 스님이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유했던 짧은 글들은 SNS 커뮤니티로 모아졌고, 질문도 개별적으로 답할 수 없을만큼 많아졌다.
진우 스님은 <개미의 발소리>는 선과 명상이 융합된 '선명상'이라는 개념을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다.
자칫 추상적일 수 있는 선방의 이야기나 고된 수행을 통해 얻게 되는 해탈의 이미지는 이 책에 없다.
진우 스님의 선명상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로부터 감정을 분리할 것을 강조한다.
우리는 살면서 감정 에너지를 필요 이상으로 낭비한다. 이런 낭비는 결국 자신의 운명까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데, 감정만 다스릴 수 있어도 운명은 저절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것이 우리가 명상을 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다.
개미의 발소리 때문에 잠을 설친 두 스님의 일화
개미의 발소리를 듣다니! 우선 보편적 인간의 감각을 넘어서는 예민함이 우리에게 묘한 여운을 남긴다. 그러나 소개된 일화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따로 있다. 두 분 스님의 유난스러운 행동은 세속을 초월해 무심의 세상을 살아가는 도인들의 우정 어린 장난기라 보면 된다. 마음을 터득해서 분별이 사라지면 이처럼 매사가 소일거리처럼 즐겁다. 마음을 깨치려면 먼저 좋다거나 싫다고 따지는 고락의 분별을 없애야 한다. _ 248쪽
즐거움과 괴로움을 겪든지, 즐거움과 괴로움에서 벗어나든지
사실 우리 앞에는 두 가지 길이 놓여 있다. 고락의 분별을 반복하며 인과의 세계에 살든지, 아니면 마음을 깨쳐서 윤회고를 벗어나든지. 인과 작용에 관해 깊이 알아갈수록 무의식은 우리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이야기한다. 분별을 하면 할수록 마음만 시끄럽고 괴로운 과보를 면할 수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게 우선이다. 마음이 편안한 이가 자신의 주인이고 세계의 주인공이다. _393쪽
개미의 발소리 | 지은이: 진우 스님 | 조계종출판사 |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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