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지정 각천 스님 끝내 접수 못해 “이의제기할 것”
직무대행 종천 스님 단일후보...2022년 사태 반복
불국사가 또 다시 주지후보자 접수를 거부했다. 불국사는 한국에서 가장 큰 사찰 중 하나지만 수년째 주지도 선출하지 못하고 파행운영을 거듭한다는 오명을 자초하고 있다.
불국사 교구선거관리위원회는 23~25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다음달 5일 산중총회에서 주지후보자를 선출한다.
그러나 교구선관위는 등록 첫날인 23일 정오 스님, 지정 스님, 각천 스님 등 3명의 후보 접수를 거부했다. 정오 스님 등은 이날 오전10시 50분께 불국사에 도착, 대웅전에서 삼배의 예를 올리고 종무소로 향했다.
종무소에서 대기 중이던 스님들은 취재진 접근부터 막았다. 이 스님들은 취재진을 종무소 건물을 벗어나 범종각 근처에만 머물도록 강제했다. 재가자와 소임자 스님이 취재진을 감시했다.
50여 분 뒤 종무소를 나오는 세 스님의 손에는 후보등록 서류가 그대로 들려 있었다.
정오 스님 등은 “교구선관위 측이 교구발전위원회(위원장 법달 스님)가 결정한 종천 스님 외에는 후보등록을 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고 밝혔다.
지정 스님은 “불국사에 (주지 후보 등록을 막는) 그런 원로의원 스님이 있다는 게 부끄럽다”고 종상 스님을 직격했다.
각천 스님은 “불국사에서 호법국장 등 오랫동안 소임을 살았는데, 어제(22일) 후보등록 필수 서류인 재직증명서를 종무소에 요청했지만 말도 안되는 핑계로 거부됐다. 끝내 종무실장이 외근을 나가버려 증명서를 발급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정오 스님은 “2022년 8월 27일 11교구본사 불국사가 주지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앞두고 교구발전위에서 추천한 특정후보 외에 등록을 거부했고, 중앙선관위에 절차상 하자를 확인했다”고 했다.
스님은 “당시 호법부에 교구선관위원 전원을 제소했는데 호법부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이런 사태가 재발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국사 선관위는 파행을 멈추고 적법한 선거절차를 실행하길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