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한학자 권경상 선생 "'반야심경' 한글화 안타깝다"
정통 한학자 권경상 선생 "'반야심경' 한글화 안타깝다"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4.05.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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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空과 無 자리마다 뜻 달라...원전 60%도 뜻 못 담아"
"한 글씨도 허투루 쓰지 않은" 35종의 서예 만난 사경 작품들
첫 개인전, 다음달 12일 한국미술관 '사경으로 본 유·불·선'展
월천 권경상 선생은 다음달 12~18일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특별초대전을 개최한다. 서예를 만난 사경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유학은 일상에 필요한 글이고, 도가[仙]의 글은 산에 있는 사람의 글이다 보니 얽매임이 없다. 말이 정확하게 떨어지지 않는다. 불교 경전은 깨달음을 얻어 신과 같은 존재가 된 부처가 (중생을) 내려다보면서 안내해 주는 친절한 글이다."

한학자 월천 권경상 선생은 28일 인사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유가 경전은 수평의 글이고, 불교 경전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쓴 글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월천 선생은 경기도 이천 출신으로 6살 때부터 선친에게 서혜와 한문을 익혔다. 이천 기곡서당에서 가림 이달호 선생에서 한문을 수학했다. 이후 동방연서회에서 여초 김응현 선생으로부터 서예를 배웠다. 한국고전번역원 연수부와 상임연구원을 거쳐 국역위원과 강사, 단국대 동양학연구소 한한사전 편찬위원 등을 역임했다. 

선생은 대한민국 서예대전, 국제서법연합회 전국휘호대회, 미술협회 초대작가전, 태잠서회전, 동방연서회전, 길림성박람회초대전 등 여러 대회에서 수많은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또, 추사서예대전, 부천미술대전 등 크고 작은 대회에서 심사를 맡아 왔다.

월천 선생 문하에서는 경기 광주 수도사 청오 스님, 남궁진 문체부 전 장관, 최학래 전 한겨례신문사 사장 등 20여 명이 글씨를 배우고 있다.


일생을 한학에 천착해 온 월천 선생은 한문 문헌을 두루 섭렵했다. 비문인지 아닌지 글을 보면 단박 찾아 내고, 기술된 문체가 어떠한지 서체는 무엇인지 대번 안다.

선생은 "불교 경전은 유가 경전보다 쉽다. 불교 경전은 생략이 없다. 늘 초심자에게 설명하듯 어려운 말 없이 쉽게 설명한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이는 월천 선생이 10여 년 전부터 <묘법연화경> 등 불교 경전을 두루 읽고 쓰고서 하는 말이다. 선생은 간송미술관 최완수 선생 권유로 사경을 시작한 이래 서예를 접목해 매일 사경을 하고 있다.

한문을 읽는 남다른 눈을 가진 월천 선생은 유통되는 불교 경전을 보면서 오자와 책마다 다른 글자를 찾아냈다. 선생은 대장경 아카이브를 통해 원전을 다운 받아 하나하나 대조해가며 사경을 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데, '백견이 불여일서'라. '100번 보아도 한번 쓴 것만 못하다'했다"고 선생은 말했다.



월천 선생의 사경 작품 가운데 '불설관무량수경'
월천 권경상 선생은 다음달 12~18일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특별초대전을 개최한다. 서예를 만난 사경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유학은 일상에 필요한 글이고, 도가[仙]의 글은 산에 있는 사람의 글이다 보니 얽매임이 없다. 말이 정확하게 떨어지지 않는다. 불교 경전은 깨달음을 얻어 신과 같은 존재가 된 부처가 (중생을) 내려다보면서 안내해 주는 친절한 글이다."

한학자 월천 권경상 선생은 28일 인사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유가 경전은 수평의 글이고, 불교 경전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쓴 글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월천 선생은 경기도 이천 출신으로 6살 때부터 선친에게 서혜와 한문을 익혔다. 이천 기곡서당에서 가림 이달호 선생에서 한문을 수학했다. 이후 동방연서회에서 여초 김응현 선생으로부터 서예를 배웠다. 한국고전번역원 연수부와 상임연구원을 거쳐 국역위원과 강사, 단국대 동양학연구소 한한사전 편찬위원 등을 역임했다. 

선생은 대한민국 서예대전, 국제서법연합회 전국휘호대회, 미술협회 초대작가전, 태잠서회전, 동방연서회전, 길림성박람회초대전 등 여러 대회에서 수많은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또, 추사서예대전, 부천미술대전 등 크고 작은 대회에서 심사를 맡아 왔다.

월천 선생 문하에서는 경기 광주 수도사 청오 스님, 남궁진 문체부 전 장관, 최학래 전 한겨례신문사 사장 등 20여 명이 글씨를 배우고 있다.

일생을 한학에 천착해 온 월천 선생은 한문 문헌을 두루 섭렵했다. 비문인지 아닌지 글을 보면 단박 찾아 내고, 기술된 문체가 어떠한지 서체는 무엇인지 대번 안다.

선생은 "불교 경전은 유가 경전보다 쉽다. 불교 경전은 생략이 없다. 늘 초심자에게 설명하듯 어려운 말 없이 쉽게 설명한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이는 월천 선생이 10여 년 전부터 <묘법연화경> 등 불교 경전을 두루 읽고 쓰고서 하는 말이다. 선생은 간송미술관 최완수 선생 권유로 사경을 시작한 이래 서예를 접목해 매일 사경을 하고 있다.

한문을 읽는 남다른 눈을 가진 월천 선생은 유통되는 불교 경전을 보면서 오자와 책마다 다른 글자를 찾아냈다. 선생은 대장경 아카이브를 통해 원전을 다운 받아 하나하나 대조해가며 사경을 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데, '백견이 불여일서'라. '100번 보아도 한번 쓴 것만 못하다'했다"고 선생은 말했다.

월천 선생의 사경 작품 가운데 '불설관무량수경'
월천 선생의 사경 작품 가운데 '불설관무량수경'

 

<금강경>은 4편을 썼다. <금강경>을 푼 여러 '해' 가운데 선생은 육조혜능의 '해'를 최고로 꼽았다. "잡소리 하나 없이 깔끔하다"는 이유에서다. 

<천수경>은 원전을 찾아 다라니 등을 모두 한문으로 살려냈다. 
 
"<벽암록>의 경우, 길게 늘여서 글을 썼다. 이런 글은 읽다가 덮어버린다"고도 했다.

선생이 제일 어렵게 본 불교 경전은 <반야심경>이다. 현장 역 등 여러 <반야심경>을 사경하면서 읽고 또 읽었지만, 한문을 척보면 문장을 이해하는 선생으로서도 그 뜻이 어려웠다.  

월천 선생은 "<반야심경>은 공과 무. 두 글자로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반야심경>의 공(空)과 무(無)는 자리마다 뜻이 다르다. 공부하면서 열심히 봐야 그 뜻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생은 오늘날 불교계가 쉬운 불교 경전조차도 한글로 바꾸고, 강원에서 학인스님조차 한문 경전을 제대로 배우지 않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조계종이 만들어 쓰고 있는 <우리말 반야심경>은 원전의 뜻을 60%도 담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선생은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 후 옥편을 만들면서도 뜻이 깊은 단어(忠, 敬 등)는 한글로 풀어 해석하지 않았다는 것을 본보기로 들었다.

월천 선생은 어려서부터 절에 가는 꿈을 자주 꾼다고 했다. 꿈에서마다 익숙하게 찾아가는 그 절을 선생은 70 평생 단 한번도 찾지 못했다. 어느 날 꿈에서는 그 절에서 만난 스님이 선생에게 글을 써놓고 가라고 했다. 선생은 '虛心迎佛'('허심영불: 마음은 비우고 불심을 채우라)을 썼고, 글씨는 곧 사라졌다.    

한학자인 선생은 오래 전부터 절집 일을 여럿 도왔다. 40여 년 전 <법주사지>를 번역한 것이 한 본보기이다. 

월천 선생은 "70세에 아직 5mm 크기 붓글씨를 쓸 수 있는 눈을 갖고 있어 다행이다. 아침마다 사경을 하는 것으로 부처님께 예경을 올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사경한 30여 종 경전 "35만 자 가운데 한 글씨도 허투루 쓴 것은 없었다"고 했다.

월천 선생의 사경은 서예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반야심경> 등 경전에 반복되는 글자는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다. 천불전, 나한전의 불상과 나한이 제각각 다른 모습인 것과 같다.

월천 권경상 선생은 자신이 십수년간 수행하듯 써온 사경 작품을 모아 전시를 한다. 선생의 첫 개인전이다. 다음달 12~18일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리는 특별초대전 '사경으로 본 유·불·선'展이다.

전시에서는 <묘법연화경> <금강경> <천수경> <반야심경><미륵육부경> 등 불교 경전 32종, <대학> <중용> 등 유가 경전, 도교의 <도뎍경> 등 35종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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