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 태고종도와 내외국인 관광객들 불교문화 향유
한국불교를 갈라치기한 이승만의 기념관 설립을 "목숨 걸고 반대한다"는 태고종 스님들이 기념관으로 뺏길뻔 했던 송현공원을 웃으며 걸었다. 하지만 연단에 오른 누구도 이승만대통령기념관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한국불교태고종(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7일 서울공예박물관 공예마당에서 `동행 매력 시민과 함께 하는 태고종 영산재'를 봉행했다. '동행 매력'은 오세훈 서울시의 슬로건이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봉행사를 통해서 "태고종은 부처님 정통 법맥을 이은 보우 국사를 모시는 전통불교 정통종단"이라고 했다. 이어서 "오늘 영산재를 통해 대한민국 미래가 날로 새로워지고 문화 민족의 자긍심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영산재보존회장 현성 스님(봉원사 주지)은 "불교는 모든 생명이 연결돼 있고, 함께 조화를 이뤄 나아가는 길을 가르친다. 영산재는 바로 그 정신을 담고 있다"고 했다.
영산재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법화경>을 설하시는 장면을 재현한 장엄한 불교의식이다. 범음 범패 소리 무용이 어우러진 우리나라 전통 종합예술인 영산재는 국가무형유산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중앙종회의장 시각 스님은 축사에서 "오늘 영산재를 마중물로 신구세대가 함께 숨쉬고 공감하는 전통 문화유산의 장이 널리 펼쳐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호법원장 혜일 스님은 "정통종단 태고종이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인 영산재를 광화문 한복판 공예박물관에서 봉행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축사를 했다.
행사에 앞서 영산재보존회 스님들은 내외빈과 함께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에서 서울공예박물관 마당으로 불보살을 이운했다. 보존회 스님들은 내외빈이 개회식에 이어 신중작법과 괘불이운, 결계의식, 영산작법, 중단권공, 봉송 등 영산재 주요 의식을 시연했다.
영산재가 끝난 후 태고종연합합창단과 가수 박희진·신지혜·조재우, 풍물밴드 이상 등이 문화공연을 했다.
행사가 열린 공예박물관 마당에는 전국비구니회 등이 마련한 지화, 연등만들기 전통 불교문화 체험부스와 가사 장삼 전시를 했다. 총무원청사 1층에는 근현대 한국불교역사 사진전을 열었다.
행사에는 태고종 스님, 전법사, 신도 등 육부대중과 최호정 서울시의회의장, 곽상언 국회의원, 정문헌 종로구청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보조금을 근거로 2500년 불교전통행사 영산재에 '동행 매력'을 붙인 오세훈 시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지난 2월 서울시의회 제322회 임시회에서는 송현공원에 이승만기념관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태고종과 조계종의 반대가 거센 가운데 기념사업회가 이승만기념관을 용산에 건립키로 하자 다른 말을 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태고종 전국승려 연수교육 입재식에서 "이승만기념관 송현녹지광장 건립 추진은 내 뜻과는 달리 진행됐다. 그렇다 해도 추진 기간 중 스님들께 폐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뉴라이트 행사에 참석했을뿐 아니라, 이승만 정부를 건국시기로 주장하는 뉴라이트 발언을 서울시정 콘텐츠를 통해 제작 배포한 장본인이다.
한편, 태고종은 이승만기념사업회의 용산 건립 결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서 "우리 태고종단과 불교인은 각각 국민의 한 사람로서 이승만기념관 건립 자체를 반대한다.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국민 화합을 해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승만기념관은 절대로 건립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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