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횡령의혹’ 카지노 수상한 부동산 취득
‘수천억 횡령의혹’ 카지노 수상한 부동산 취득
  • 이석만 기자
  • 승인 2024.09.13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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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적자 세무신고한 3년 새 집중 매입
본인 아들회사 명의 등 700억원 이상
제주 모 카지노 대표의 가족 명의 회사가 2018년 구입한 제주도 송당리 토지 항공사진

[뉴스렙]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제주 모 카지노 사장과 가족명의 회사가 부동산 취득에 940억 원 이상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나 횡령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카지노 핵심관계자는 별다른 수입이 없던 이들이 카지노 운영에 관여하면서부터 적자 신고하면서도, 정작 가족명의의 법인을 설립해 거액의 부동산을 취득했다고 증거들을 제출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사실을 여러차례 수사기관에 진정 등 수사를 요청했으나 수긍할만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비호 의혹까지 제기하는 실정이다.

J랜드주식회사는 지난 2018년 12월 제주도 송당리 잡종지 등 43필지를 264억7천여만 원에 사들였다. 이 회사는 2019년 8월 유한회사J로 변경하고 대표이사를 카지노 대표의 처 김모(44. 여)씨로 바꾼다. 자본금 1천만 원에 불과한 신생법인이 설립 2개월 만에 마련한 거액의 부동산 구매자금을 마련한 것이다.

(유)D컨설팅은 2019년 7월 제주도 송당리 목장용지 등 39필지를 190억 원에 매입했다. 이 회사의 이사는 카지노 대표의 조카(형의 아들. 45)이고, 감사는 카지노 대표의 처 김 씨이다. 법인 설립 19일 만에 이 토지를 사들여 등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 더미켈란아파트 한 채는 2009년 9월 22억 원에 낙찰받아 ㈜P컨설팅 소유가 됐다. 그해 6월에 설립한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유)D컨설팅과 동일인이다. 자본금 5천만 원에 불과한 이 회사는 특별한 목적사업이 없고, 1979년생인 대표가 증여 외 거액의 부동산을 취득할 경제적 능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 때 카지노 대표의 형이 이 회사의 이사를 맡기도 했다. P컨설팅은 이밖에도 2015년 논현동 지하1층 지상3층 건물 등을 43억 원에 낙찰받았다. 같은 해 성수동 캘러리아포레를 39억5천만 원에 사들여 되팔기도 했다.

제주도 오라이동 임야 1만8,225㎡는 카지노 대표의 아내 김씨가 78억1,500만원에 낙찰받아 2017년 8월 등기한 뒤 2019년 9월 명의를 남편(카지노 대표)으로 변경했다.

(유)K랜드는 2019년 10월 카지노 대표가 설립했으며, 그해 12월 광주 북구 우산동 대지 등 4필지를 196억 원에 사들였다.

이밖에도 카지노 대표는 2017년 8월 제주도 오라이동 6필지를 78억여원에, 2022년 4월 제주도 도두일동 밭 3,458㎡를 53억 원에 낙찰받았다.

제주 모 카지노 매출전표.

이로써 이들이 2014년~2022년에 사들인 부동산은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도 809억6천여만 원 어치다. 시세를 감안하면 현재 수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부동산관계자는 추정했다.

앞서 경영진 3명과 가족 등이 2008년~2011년 사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토지 등 부동산 9건 129억여 원 어치를 사들여 일부는 되팔았다.

정 씨는 수사기관에서 “(실세의 지시로)매출을 누락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와 관련 총괄이사 이 씨에게도 지시한 바 있다"며 정씨와 이씨는 매출누락방식의 비자금 조성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적 있다.

이들의 부동산 경매를 도와준 이모씨는 “카지노 대표가 카지노에서 보내온 수표로 경매대금을 납부한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이 카지노 관계자는 “정 씨 형제가 카지노 매출이 주로 현금인 점을 이용해 과세관청에 매출신고를 누락해 현금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 카지노 경영진과 관련, 2019년 검찰 진정, 2020년 검찰 고소, 2021년 경찰 고소, 2021년 손해배상청구, 경찰서 추가 고소 등을 통해 횡령, 조세포탈, 배임 등을 발혀달라고 요청했으나 모두 각하되거나 무혐의처분됐다. 진정을 주도한 카지노 관계자는 “이 때문에 매출누락, 내국인출입, 위안화 게임, 출처불명의 거액으로 본인과 가족회사 명의 부동산 취득 등이 가능한 것은 비호세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카지노 내부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정씨 형제 등 현재의 경영진은 2003년 무렵 직원으로 채용됐고, 당시 특별한 수입원이 없어 신용이 극히 불량했다”며 “부동산 매수 자금의 출처를 집중 수사하면 횡령 여부가 드러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제주 카지노 경영진들은 인천 영종도, 서울 삼성동 대형카지노에서 화교와 동업해, 카지노 일부를 임대해 도박장을 개설하는 정킷(Junket)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킷을 하려면 최소 50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보증금을 카지노에 납입해야 한다.

경영진 정 씨 등은 부동산매매 자금의 출처를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검찰에서 “금융기관 대출과 의류사업 등으로 30 억원 상당 부동산을 구입해 40억 원에 매각했으며, 경매를 통해 매입과 매각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을 매매하게 된 것이다. 조카 소유 회사 명의 부동산은 조카와 법인 등의 대출로 마련한 것이다. 카지노는 공무원과 회계사의 감시로 현금 매출 방식의 횡령은 불가능하다”라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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