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단 차원에서 사용하는 '선명상' 용어는 '간화'를 생략한 '(간화)선 명상'이다. 사회적 갈등을 통합하려는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노력의 일환이다."
국내 1세대 명상 전문가인 인경 스님(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이사장)은 24일 조계종 교육원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한 '승가대학 대학원 상주교수 연찬회 및 학술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최근 조계종단이 전법교화 등을 목적으로 수행가풍인 간화선 등 수승한 선 수행문화를 (저급한) '명상'으로 왜곡 폄훼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인경 스님은 주제발표 "'불성과 선명상'과 관련된 이슈들'에서 "'선'과 '명상'은 동일한 용어에서 번역된다. 선과 명상은 같은 의미이고, 동일한 뿌리"라고 했다.
스님은 "'선'은 제1선정, 제2선정처럼 초기불교에서는 선정, 삼매를 의미한다. 그러나 대승불교, 선불교 시대에서는 선정뿐만 아니라 지혜를 포괄하는 총칭으로 사용됐다"고 했다.
이어서 "간화선에서는 본성, 자성, 본래면목을 가리키는 용어가 됐다. 선이란 용어는 참선과 마찬가지로 간화선 공부를 의미한 것으로 자리잡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과 명상을 명확하게 차별화해 이해하려는 쪽과 반대로 양자를 함께 동일 선상에서 파악하려는 쪽으로 양분되는 경향이 있다. 나는 간화선도 명상의 유형으로 이해해 '간화선 명상'이란 용어를 사용한다"고 했다.
스님은 "최근 '선'과 '명상'을 함께 결합해 '선명상'이란 용어를 조계종단 차원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는 행정적인 결정으로 본다. 첫째는 문화, 세대간 갈등 해소이고, 둘째는 선방과 일반 대중의 인식 차이를 극복하려는 고민"이라고 했다.
앞서 월암 스님(한산사 용성선원장)은 'K 선명상의 종지-돈오견성'을 통해서 선학에서 '간화선'으로 표기되던 것을 모두 '선명상'으로 치환했다.
월암 스님은 "선명상은 일념반조에서 시작된다." "마음의 성품이 부처임을 깨쳐서 생사를 해탈하는 것이 선명상이다." "밖으로 일체의 상을 취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 비추는 것이 선명상이다." "견성해 성불함이 수행자의 본분사요, 선명상의 구경좌표"라고 했다.
지난 10일 조계종 제231회 임시회에서는 "'정체성 없는 K-명상을 퇴출하는 등 '명상' 대신 '선' 용어를 사용하자"는 종책질의가 있었다.
성제 스님은 “종단이 전법 제1 의제로 표방하며 사용하는 'K명상' 또는 '선명상' 단어가 적합한지 의문이다. 'K명상'은 조계종 수행가풍인 간화선을 위주로 묵조선, 염불선을 적절히 수용한 선문화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학암 스님은 “간화선을 표방하고 있다면 전국선원수좌회와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선명상' 용어와 개념의 의견 수렴이 있었느냐”고 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직접 종회에 출석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 왔다. 나는 20년 전부터 고민해 왔다. 많은 생각 끝에, 불교가 명상에 잠식되겠다는 위기의식에서 '선명상'을 보급하려 한 것이다"고 했다.
이어서 "역대 큰스님들조차 마음대로 전법이 안됐다. 간화선은 어렵고 전문수행자만 하는걸로 인식되고 있다. 오랜 생각 끝에 명상을 불교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화선을 쉽고 접근하기 쉽게 이해하기 위해 명상 이용하는 것이다. 명상은 불교와 다른 것이다. 선명상을 '위빠사나'나 '사마타'라고 규정하면 안 된다. 선명상의 마지막 화룡정점은 간화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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