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원망 거두고 본분사 되돌아보는 계기되는 산중총회를"
방장 후보자 선출과정에서 비방이 잇따르자 '해인총림 문도협의회'(문도협)가 26일 입장문을 내고 "산중총회가 일불제자로서 비난과 원망을 거두고 수행 포교 복지에 매진하는 본분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도협은 오는 30일 산중총회에서 차기 방장으로 학산 대원 대종사를 지지하고 있다.
문도협은 입장문에서 "한국불교 중심 수행도량인 해인사에서 사중을 대표하는 현직 주지 현응이 전대미문의 성추문 사건을 일으켜 불교도와 전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재적승들은 차마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었으며, ‘스님 어느 절에 사세요?’ 하고 물어볼까 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두려운 기나긴 시간이었다"고 2022~2023년으로 이어진 현응 주지의 음행을 힐난했다.
이어 "당시 종단 주요 소임자들이 원각 방장 스님께 대국민 유감 표명과 대불자 사과가 종단의 입장이라고 거듭 역설했으나 일언반구도 없었다"면서 "방장 추대 시점에서야 '부덕 운운'하면서도 정작 대법원에는 현응을 ‘훌륭한 스님’이라고 탄원하는 형태에 충격과 실소가 동시에 터져 나온다"고 일갈했다.
방장 원각 스님은 지난달 29일 '현응 스님을 산문출송하게 된 경위서'라는 제목의 A4용지 3장분량의 탄원서를 대법원 제1부에 제출했다. 이 곳은 현응 전 주지가 제기한 명예훼손 상고심이 계류 중이다.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S양의 진술이 일관되고 허위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 현응 스님의 성추행을 사실상 인정했다.
원각 스님은 경위서에서 "현응 스님이 저녁무렵 비구니와 공양을 하기 위해 인근 모텔에 머무르다 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 취재진이 모텔을 확인한 결과 방장 스님 주장과 달리 저녁을 먹은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먹다남은 치킨과 캔맥주들이 널부러져 있었고, 탕에는 물을 가득 채운 상태였고, 침대는 흐트러져 있었다.
원각 스님은 이어 "(현응 스님은) 인품과 능력이 훌륭해 교육원장 10년, 해인사 주지를 두번째 맡아온 타 스님에게 본보기 되는 훌륭한 스님"이라고 추켜세웠다. 가발 쓴 비구니와 변복해 모텔을 상습적으로 들락거린 승려에 대한 해인총림 방장의 평가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문도협은 "명안종사의 수행·지도력을 기대하는 총림 대중의 간절한 바람은 성철스님, 혜암스님, 법전스님에 이르는 옛 방장 큰스님들이 더욱 그리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현 방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문도협은 "그럼에도 자중은커녕 오는 30일 산중총회가 다가오니 여러 군데에서 미처 다 읽어내기 어려울 만큼 비방과 억척이 난무한다"며 "이번 산중총회가 일불제자로서 비난과 원망을 거두고 수행 포교 복지에 매진하는 본분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도록 문도 협의회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초 이날 오후 기자회견했던 문도협은 오는 28일 선명상대법회에 종단적 역략을 모으자는데 뜻을 모아 입장문 발표로 대신했다.
해인총림 제10대 방장 추천을 위한 산중총회는 오는 30일 오후1시 해인사 보경당에서 열린다. 재적 과반수 참석과 참석자 과반수의 지지를 얻은 스님이 방장으로 추천된다. 추천된 방장은 중앙종회 동의를 얻으면 추대된다. 현 방장 원각 스님과 대원 스님이 후보자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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