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설일체유부필추니비나야>는 근본불교에서 비구니 승단이 지켜야할 계율을 정리한 경전이다. 당나라 의정 스님이 한역한 것을, 보운 스님(운주사 성보박물관장)이 우리말로는 처음 옮겼다.
상좌부 계열 율장인 책은 설일체유부의 필추니(비구니)가 수지하는 바라제목차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8바라시가법, 20승가벌시사법, 33니살기바일저가법, 180바일저가법, 11바라저제사니법, 99중학법, 7멸쟁법 등 358항의 조목을 주석하고 있다.
제1권에서는 율장이 삼장 중에 으뜸으로 계율을 무너뜨리지 않아야 최상의 복락을 얻는다고 강조한다. 대가섭의 출생과 출가, 세존과의 만남과 수행을 서술해 대가섭을 통해 부처님 법맥의 정통성을 확립하고자 했다.
제2권에서는 8바라시가법 가운데 음행에 대해 설명했다. 제3권에서는 투도, 제4권에서는 살인과 대망어, 제5‧6권에서는 20승가벌시사법을 설명하고 있다. 제7~11권까지는 33가지 니살기바일저가법에 대해, 제12~17권은 180일바일저가법에 대해 설명했다. 제17~19권은 필추니 바라제목차를 해석하고 있고, 제20권에서는 바일저제사니법과 중학법, 7멸쟁법에 대해 설명했다.
책에서 부처님은 “‘부정행을 짓는다’는 음행을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음욕’은 두 사람이 서로 만나서 교류하고 합하는 것을 말한다. ‘저지른다’는 신업이 잘못된 것을 이름한다”고 했다.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
세 곳으로 음행을 저지르는 것에
세 곳이 피부가 막힌 것과 막히지 않은 것과
허물어진 것과 허물어지지 않은 것과 산 것과 죽은 것과
반택가(半擇迦)의 남녀에게 음행을 저지르는 것과
잠자고 있는 다른 사람을 보고 음행을 저지르는 것과
혹은 술이나 약 등을 주는 것과
핍박을 당해 즐거움을 느낀 것과 못 느낀 것과
범하고 범하지 않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부처님은 구체적으로 비구ㆍ비구니 간의 음행을 묘사하며 부정을 저질렀을 때, 술로 취하게 만들어 부정을 저질렀을 때, 강제로 협박해 부정을 저질렀을 때 등 갖가지 경우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를 비구‧비구니‧사미‧사미니를 통틀어 모두 승단을 떠나야 하는 바라이죄라고 적시했다.
근본설일체유부필추니비나야┃당나라 의정 한역┃보운 스님 국역┃도서출판 혜안┃3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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