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불광사·불광법회(이하 불광법회)는 6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경내 보광당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전창열 전 서울대불교동문회장, 윤재철 전 대불련동문회장, 손상훈 교단자정센터 대표, 이영석 국제로타리클럽 전 3650지구 총재 등 외빈과 불광형제 450여 명이 참석했다.
불광법회 수석부회장 이윤성 서울의대 명예교수가 좌장이 되어 ‘불광운동과 한국불교의 나아갈 길’을 대중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제1주제인 ‘불광운동의 의의와 과제’의 발제는 김재영 빠리사학교 주임법사가, 토론은 이광우 불광법회 감사가맡았다. 제2주제 ‘승가의 청정성 회복방안’의 발제는 성태용 건국대 명예교수가, 토론은 전 동국대 교법사 진우 스님이 했다. 제3주제 ‘사찰의 재정투명화 구현 방안’의 발제는 김경호 운판 대표가, 토론은 박경준 동국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종합토론 시간에는 승가의 청정성과 사찰의 재정투명화에 관해 활발한 토론이 있었다.
박홍우 법회장은 폐회사에서 “불광법회는 청정한 스님이 존중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스님과 재가자가 함께 사찰의 재정투명화를 이루어 사부대중의 건강한 신행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불교가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본래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승가의 청정성 회복과 사찰의 재정투명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발제 및 토론 요지
1. 제1주제 불광운동의 의의와 과제
1) 김재영 박사의 발제문
김재영 박사(빠리사학교 주임법사)는 <불광 운동의 의의와 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광덕스님은 살기 위해서 불교를 한 우리 시대의 보현”으로 존칭하고, “‘내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은 광덕스님 자신의 사상이 아니라 붓다 석가모니의 가르침 위에 입각한 것이며, 불광운동은 ‘붓다 회귀운동’의 새물결”이라고 정의하였다. 김재영 박사는 향후 불광운동의 과제는 “환지본처(還至本處)가 불광사태의 출구이자 불광정상화의 답이다”며, “불광법회의 불광사다. 불광법회는 불광사의 신도회가 아니다, 불광법회의 대중들이 불광사의 주체고 창건주다. 불광사는 누가 누구에게 물려 주고 물려받는 그런 도량이 아니다. 주지스님은 불광법회 바라밀운동의 지도자 직책”임을 강조하였다.
2) 이광우 감사의 토론문
보관 이광우 불광법회 감사는 불광사 창건 당시 광덕스님께서 대각회 이사장에 제출한 사찰재산(등록)승인신청서에 “대각구세 불교를 전법하고저 불광법회를 설립하고, 법회의 중앙도량으로 불광사를 창건”하였으며, 재산출연서에도 대각회에 출연하는 재산은 “불광법회의 소유”임을 명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불광법회 회칙과 운영규정은 불광사에도 적용되어야 하며, 불광형제들은 “큰스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바로 역사를 밝히는 횃불이 되는 것이며, 이 횃불이 타오를 때 대한민국의 불교역사를 바르게 세우는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2. 제2주제 승가의 청정성 회복 방안
1) 성태용 명예교수의 발제문
성태용 박사(건국대 명예교수)는 <승가의 청정성 회복 방안>의 주제 발표에서 “출가자는 모든 욕망의 힘을 수행에 쏟는 것이 그 삶의 근본이며, 무소유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출가자의 수행을 위한 힘이 소진되고 욕망에 오염되어, 결국 청정성을 망가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며, 지범개차(持犯開遮)를 분명하게 한 계율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지계 의식이 청정성 확보의 첫걸음”이라고 주장하고, “사찰 재정 투명화가 출가자의 청정성 확보의 근본 중의 근본이며, 사찰의 재산이 출가자의 소유물이라는 의식을 벗겨내고, 재가자와 출가자가 적절하게 분업하여 정재(淨財)가 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출가자의 청정성 문제는 출가자들의 뼈를 깎는 각성과 청정성에 대한 큰 발원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재가자들의 감시와 비판이 있지 않으면 출가자 자체로 청정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청정성의 문제도 사찰재정 투명화의 문제도 건전한 비판과 감시 그리고 공경과 외호가 있어야 이상적인 모습으로 실현된다”고 주장하고, “지금 조계종의 사부대중 구조는 아직도 이상적인 틀에서 너무 벗어나 있다”고 설파하였다.
2) 진우 스님의 토론문
진우스님(전 동국대 교법사)은 “중대한 파계와 소소한 범계를 구분해서 비판과 처분, 참회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특히, “율장의 처음은 출가자의 성(性)문제로 시작한다며, 성행위의 계를 범하는 출가자는 출가자의 자격이 없다는 단호한 태도 표명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연예인이나 아이돌에게 요구되는 도덕성 수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종교인들의 도덕성 기준점이 정말 슬픈 일”이라고 말하고, “아이돌을 격려하고 보호하면서도 잘못한 일에는 책임을 물어 비판하는 건전한 팬덤이 되듯이, 조계종 승려들에 대한 사랑과 비판을 하는 불자, 정인(淨人)이 되어 줄 것”을 당부하였다.
3. 제3주제 사찰의 재정투명화 구현 방안
1) 김경호 운판 대표의 발제문
지식플랫폼 운판 김경호 대표는 “불교 공동체라고 할 수 있는 조계종단은 전혀 종교적일 수 없는 세속적 다툼을 종식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제도의 문제, 부패한 인간의 욕망문제이기도 하다. 불교 재정의 투명성 부재는 내부 감시의 부재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부 감시를 무력화한 종단정치와 정교 유착이 초래한 결과이기도 하다. 또 날로 비대해지는 불교 내부의 물신주의, 거대주의를 반성하지 않는다면 투명성은 요원한 일이다. 다른 한편으로 승가의 허물에 눈감고 승려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신도들의 굴종적 신앙이 퇴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보시한 뒤에는 시주물을 어디에 쓰든 상관하지 말아야 한다는 불자들이 많다. 스님들의 일에 참견하는 것은 불경하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다. 어떻든 다 공덕을 짓는 행위라고 여긴다. 이런 외면과 무관심이 쌓여 재정운용의 불투명성을 가져왔고, 승가부패의 원동력이 되었다”며 재가 불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2) 박경준 명예교수의 토론문
동국대 박경준 명예교수는 “출가자와 재가자의 바람직한 관계는 스님들의 말을 무조건 따르는 굴종적 신앙이 극복되고, 출가와 재가의 상호 의존성이 회복될 때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초기불교의 ‘출가-재가’의 이원구조를 창조적으로 계승하여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출가자는 출가의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하고 재가자는 재가자의 의무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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