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림회 등 '화엄종주 월운당 해룡 대강백' 부도탑 및 한글 추모비 제막
앞선 혜안으로 대장경을 우리말로 옮겼던 역경보살 월운 스님(1929~2023)의 부도탑이 USB와 외장하드 등 디지털자료를 봉안한 21세기형 부도탑으로 공개됐다. 스님의 추모비는 한글로 꾸며졌다. 스님의 추모물은 스님이 천착했던 한글 창제를 기리는 한글날, 봉선사에서 공개됐다.
월운스님 문도회인 향림회(회장 철안 스님)는 월운스님선양회, 봉선사(주지 호산 스님)와 '월운당 해룡 대강백 탑 및 한글추모비 제막식'을 9일 봉행했다.
월운 스님의 부도탑은 봉선사 연못을 형상화했다. 부도에는 사리를 비롯해 스님이 일생 헌신했던 전산화한 고려대장경, 이제자본, 언해불전 역경자료(2TB)와 스님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15만 컷을 디지털화해 USB와 외장하드에 담아 봉안했다. 한글 추모비 내용을 동판에 새기고 전강제자 31명의 당호와 법명을 한글로 새긴 향나무 도장 31개를 함께 담았다.
스님의 추모비는 사찰 비문 대부분 한자인 것과 달리 한글로 지어졌다. 스님이 일생 천착했던 한글화를 통한 쉬운 불교와 결을 같이 하는 추모물들이다.
봉선사 회주 밀운 스님은 "월운 스님은 봉선사가 아파트로 둘러쌓일 뻔했던 것을 지금의 모습으로 일군 '봉선사 중창주'이다. 월운 스님은 죽지 않았다. 모양만 바꿔 불쌍한 사람들을 살피고 있다"고 헸다.
앞서 일면 스님(원로의원)은 "월운 스님이 한번도 누워 계신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늘 원고를 쓰고 계셨던 모습이 선하다. 우리는 못따를 지혜와 학식을 갖췄던 분이다. 후학 모두 더 열심히 정진하겠다"고 했다.
능엄학림 학장 정원 스님은 월운 스님이 남긴 유지를 되새기며 "'선어록을 보라'는 스님의 유지를 지키기 위해 학인들과 선어록을 공부하겠다. 후학들은 스님이 각자에게 남긴 유지를 잇고 지키는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달라"고 추모사를 했다.
신규탁 명예교수(연세대)도 "'화엄'을 늘 중심에 두고 사셨던 스님을 기려 '화엄종주'라 부도탑에 새겼다"면서 "스님의 제자들에 대한 당부를 각자 새겨 잘 회향하길 바란다"고 했다.
문도대표인 향림회 회장 철안 스님은 감사인사를 통해서 "주지 호산 스님은 비보이그룹을 만들더니 전국 50개 대학에 불교동아리를 만드는 등 깜짝 놀랄 일을 많이 했다. 더 큰 일을 하시라"고 했다.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은 "오늘은 봉선사 주지 소임을 시작한 지 만 1년 되는 날이다. 학생들이 월운 스님 부도탑에 헌화하는 모습에 감사하다. 교구 대중이 제 본분을 지키고 역할을 다하게 교구장으로서 더욱 더 정진하겠다"고 했다.
부도탑과 한글 추모비 제막에 앞서 봉선사는 1055주년 개산대재를 봉행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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