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풍수의 메카니즘
건물풍수의 메카니즘
  • 김규순 소장
  • 승인 2014.11.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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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순의 풍수이야기 34.

풍수에 기복신앙적인 요소가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종교는 아니다.

단순하게 좋은 것이 좋다는 식의 풍수가 아니라, 이 땅의 선조들이 풍수를 생활에 적용했던 그 메카니즘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는 것이 풍수적 접근에 있어서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풍수는 지금 여기에 사는 <내>가 잘 살기 위한 일련의 행위이다. 죽어서 천당을 가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극락을 가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당장 나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자 하는 의도적인 행위이다. 이는 닫히지 않는 문을 고쳐서 닫는 것과 같으며, 막힌 하수관을 뚫는 것과 같고, 불을 피워 방을 덥히는 것과 같다. 단지 이들 행위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일 뿐이다.

학문은 본디 맑고 밝다. 그래서 귀신을 이야기 하지 않고 자신의 신神을 갈고 닦으라고 한다. 학문적 리더가 내공이 약하면 외적 존재에 대해 강조하게 된다. 자연히 잡신을 끌어들여 돈 장사로 변질되어 기복신앙적 요소가 강조된다. 풍수도 오랜 세월을 견디어 오면서 그런 부류의 사람들에 의해 변질되었을 것이다. 학문이 혼탁해지고 잡스러워지는 것은 학문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의 짓이다.

순창군 동계면 구미마을 무량산 아래 600년역사의 남원양씨 세거지

건물풍수에서 풍수로 복을 받는다고 하는데 그 메카니즘은 무엇일까. 귀신이 복을 갖다 주는 것일까. 땅의 기운이 복을 불러주는 걸까.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무엇이 복을 받게 해주는 것일까 궁금하다.

묘지풍수는 소위 명당에 묻힌 조상유골의 촉매작용으로 후손인 <내>가 잘된다는 것으로 조상숭배사상이나 산악숭배사상의 통합으로 볼 수 있다. 조상의 시신이 생기를 받으면 내가 우주자연의 기운을 받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뜻이다. 산은 우주자연에 산재한 기운의 응집처이며 공급처이다.

건물풍수에서는 조상의 유골과 같은 매개체가 없다. 풍수학의 원리와 원칙에 따라서 땅을 선정하고 건물을 짓는다면 생기가 원활하게 운행하여 그곳에 사는 사람이 보다 명석해지고 현명해지며 사리판단에 흐트러짐이 없어진다는 말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이 그 땅의 기운을 직접 받아서 운기조식하면 그가 하는 일에 스스로 신명神明이 난다는 것이다. 죽은 조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나>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 건물풍수이다.

풍수의 근저에는 도교 사상이 깔려 있다. 신神이란 정신精神과 같은 개념으로 개개인이 모두 가지고 있다. 좋은 기운이 넘치는 집에 살면 그곳에 사는 사람의 정신이 맑아지고 자존감이 생기고 삿된 기운을 물리치는 생기를 품게 된다.

신神이 발하는 것을 신명神明이라고 한다. 신神이 잡티 하나 없이 밝게 빛나는 것이다. 우리가 보통 말하기를, 신명神明이 났다고 한다. 신명神明이 나면 에너지가 넘치는 단계이며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이며, 만족감과 자아성취에 달한 행복한 순간이다. 내가 하기 싫은 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때에 신명神明이 나지 않는 법이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신명神明이 있다. 다만 그 신명神明이 어떤 요인에 의해 억제되거나 통제될 뿐이다. 모든 사람이 신명神明이 발한다면 이 세상은 여기가 바로 극락이요 천당일 것이다. 저마다의 소질이 신명神明의 출발점이다.

건물은 신명나는 공간이 되도록 지어져야 한다. 조상들이 살던 고택은 그런 생각으로 지었다. 그래서 고택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사상을 담는 그릇, 도의 성취, 주인의 수행경지를 표현하는 예술적 작품이었다. 이 작품의 주제는 신명神明이다. <내>가 신명나고 여기에서 살아갈 후손들이 신명神明나는 건물을 짓는 것이다.

우리도 신명나는 집을 짓고 신명나는 건물에서 근무하고 신명나는 상가에서 장사해 보자.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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