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풍수와 현대 풍수
묘지 풍수와 현대 풍수
  • 김규순 교수
  • 승인 2015.01.0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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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순의 풍수이야기 41.

좋은 묘지에 조상을 모시는 것은 조선시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도 우리나라 유교의 실천덕목 중 가장 핵심인 효의 바로미터였다. 반면에 묘지풍수는 조선 말기에 기득권층과 백성들 간에 갈등의 주요원인이었다. 어떤 조사에 따르면 조선말기 법적 분쟁의 50%가 산송山訟이었다.

묘지풍수는 풍수의 영역 중에서도 가장 미시적인 접근을 요하는 분야이다.

거시적인 풍수 분야는 나라전체를 아우르는 국역풍수이다. 도선국사가 사탑비보사상으로 전국에 사탑을 세운 것이 그 증거이다. 그 다음이 도읍지 풍수이다. 고려의 개성과 조선의 한양도읍 건설의 야사가 풍부한 자료이다. 세 번째가 도읍지 풍수를 기본으로 적용한 지방거점도시가 있고, 네 번째로 마을 풍수인데 마을숲 또는 숲정이, 당산목, 돌탑이 비보풍수로 많이 애용되던 방법이다.

▲ 정릉의 문무인석과 빌딩

미시적 풍수로는 집터 잡는 건물풍수와 한 평의 누울 자리를 찾는 묘지풍수이다.
거시적 풍수는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 간다는 공동이익 추구라는 의미가 있다.

미시적 풍수는 나만 잘 되면 된다는 이기적인 개인성향과 우리 문중만 잘 되면 된다는 집단의 이기적인 성향의 발로이다. 이러한 현상은 중앙정부의 권력이 약하게 되었을 때 기득권층의 횡포가 횡행하고 결국은 약자에 의한 묘지훼손 사태가 일어났다. 묘비석이 아예 사라졌다거나 깨어져 있는 경우나 글자가 고의적으로 훼손된 경우에서 그런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문인석의 목이 달아난 경우도 있지만 분뇨를 묘지에 퍼붓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묘지풍수문화의 말기적 폐단현상이었다.

이제는 묘지풍수를 넘어서 현대적인 풍수를 모색해야 할 단계이다.

공업단지 조성이나 신도시 개발이나 도시계획, 도시재배치, 또는 대단위 주택단지 개발 등등에 우리의 전통적인 안목을 투입해야 할 시기이다.

서양 학문의 강점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 관점이 단선적이어서 2차원적일 경우가 많다. 동양적인 관점은 3차원적이고 전체적이고 복합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동양적 관점이 비합리적으로 보이고 구름 잡는 이야기로 듣기는 것은 우리가 서양 교육에 덧칠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존경하는 세종대왕, 율곡선생, 퇴계선생, 이순신 장군 모두 전통사상과 전통문화의 계승자였다.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으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한다. 우리에게도 일식과 월식을 계산해 내는 능력이 있었고, 원의 둘레를 산출하는 공식이 있었다. 서양의 문물로 우리 자신의 것을 너무 폄하하지는 말자.

때론 풍수에서는 하나의 땅을 가지고 이현령비현령한다는 소리를 한다. 그러면 경영컨설팅업체는 하나의 기업에 동일한 경영진단을 하는가, 의사는 한 사람의 환자에 대해서 똑 같은 병명이 나오는가, 과학이 태양에 대해서 얼마나 알며, 지구에 대해서는 또 얼마나 아는가.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히데키 박사는 장자에서 그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풍수는 바로 도가의 산물이다. 환경학이나 지리학, 지질학, 기후학, 민속학, 심리학, 건축학, 문화재학에 주는 영감은 서양의 어느 학문보다 뛰어 날 것이라고 장담한다. 풍수학은 가장 동양적인 복잡계의 학문이기 때문이다. 전체를 보게 하는 내공을 지니고 있는 학문이다. 현재 학문 간의 배타성에서 벗어나 학제간의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 부질없는 일일까.

풍수가 오랜 시간 거친 여정을 지나오면서 오염되기도 하고 낡아서 닳기도 했다. 쌀뒤주에 모래 한줌을 넣었다고 해서 쌀이 모래가 되지는 않는다. 모래를 골라내고 쌀을 먹어야 한다. 풍수가 서양학문의 관점에서 비현실적이거나 비논리적인 면도 있지만, 그 보다도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논리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것을 찾아내어 활용해야 할 것이다.

풍수는 지금 여기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더욱 윤택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결코 죽은 뒤에 천당을 가거나 극락을 가고자 하는 종교가 아니다.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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