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진 작가(사진)의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 평전>은 원고지 5400매 분량, 1374개 각주를 통해 신미 대사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작가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02년 법주사 보수공사를 인연으로 복천암을 알게 된 후 12년 만에 신미 대사의 실체를 밝혀내 정리했다. 신미 스님에 대한 묻혔던 사실을 발굴했다”고 했다.
작가는 신미 대사의 행장을 알고자 스님의 속가 집안 족보를 뒤졌다. 조선시대 고문헌을 살피고 관련 논문을 읽었다. 오래전 <법보신문>이 보도한 관련기사도 살폈다. 역사에서도 희미했던 신미 대사를 찾았고 그와 대화를 시도했다. 한 조각, 한 조각, 신미 대사와 관련한 기록을 엮고 묶어 책으로 펴냈다.
작가는 “책에 담긴 방대한 내용 가운데 내 상상력은 없다. 모두 자료에 충실해 서술했다”고 밝혔다. 12년 동안 신미 대사에 천착한 작가는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작가는 “나옹-무학-함허에서 이어지는 신미 스님의 법맥을 밝히는 데만 4년이 걸렸다”고 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자료와의 싸워 하나씩 하나씩 신미 대사의 비밀을 풀었다.<훈민정음 해례본>을 연구할 때는 신미 대사의 흔적을 쫒다 안평대군의 서체를 스캔해 <묘법연화경> 간행본과 대조하기도 했다.
작가는 “12년 동안 혼자 연구한 결과를 책으로 정리해 펴냈다. 책에는 괄목할만한 새 발견이 없었을지 모르지만, 신미 대사에 관한 모든 것이 사실대로 담긴 것만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가는 “세종이 붕어하기 전 신미 대사에게 내린 ‘우국이세(祐國利世) 혜각존자(慧覺尊者)’ 법호에 훈민정음 창제의 뜻이 담겼다. ‘한글’이라는 용어는 일제강점기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는 ‘훈민정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훈민정음의 길┃저자 박해진┃도서출판 나녹┃3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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