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 대중공사 전문그룹 참여 절실
100인 대중공사 전문그룹 참여 절실
  • 법응 스님
  • 승인 2015.02.0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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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00인 대중공사 첫 회의를 보고-3

지홍 스님(불광사 회주)이 ‘대한불교조계종 100인 대중공사(이하 대중공사)’ 공동추진위원장 소임을 맡았다. 스님의 이력과 역량, 그리고 책임감에서 성과를 기대하게 한다. 지난달 28일 첫 모임에서 스님은 “출‧재가자들에게 대중공사 참여를 계속 요구하겠다. 여성재가자와 비구니 참여를 더 확대시키겠다. 대중공사 위원은 책임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계속 늘릴 것”이라고 했다.

필자의 의견을 덧붙이자면, 120명 동참에 고무되기엔 아직 때가 이르다는 생각이고, 무엇보다 자발적 동참자의 부재를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이러한 참여와 열정이 계속 유지되고 지속될 것인지도 의문이며, 중앙종회의원의 참여 열정도 언제 식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한 눈에 보기에도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드물다. 전문가 그룹의 참여는 대중공사의 성패가 달린 문제로 의도적 인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이들에게 연구과제를 부여해야 한다.

지홍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의 발언을 사례로 하여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언급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는 이례적으로 프로테스탄트 교파에서 60여 명이 참관하였고, 이후 한국에서 신구교회가 연합하여 「공동번역 성서」를 발행한 것도 이 바티칸 공의회의 영향이라고 한다.

종단이 불교100년 대계를 위한 대중공사를 성공적으로 회향하려면 어떠한 전문 인사를 섭외하고 옵서버 그룹으로 해야 하는지 답이 나올 것이다. 공동추진위원장으로서 이해를 구하는 차원에서라도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대한 연구발표가 필요하다고 본다.

대중공사에 왜 별도의 전문가 그룹을 두어야 하는가? 그 배경과 이유를 간략히 설명한다. 현대사회는 복잡한 구도로 이루어진 사회이며, 사회는 온갖 법과 조약과 협정의 지배로 운영된다. 생명공학의 발달은 생명에 대한 가치와 기준을 바꾸고 있다. 숫자와 수치로 계량화되는 사회이며, 복잡한 정치적 관계와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세상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지구촌 어디에서인가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인류사회의 이념, 세대, 계층, 국가 간 갈등과 빈부의 차이는 갈수록 심화되어 가고 있다. 필경 종헌종법 개정이 대두될 것으로 법률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사회 전분야에 윤리 문제가 대두하는바 이를 불교적으로 어떻게 소화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다. 모두가 다 전문분야이고 각각의 분야들이 얽히고설키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복잡한 관계 속에 있다. 대중공사의 최종 문건은 불교용어로 쉽게 마무리 한다 하여도 그 진행과정은 복잡하고 전문적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생산하거나 조언하고, 대중이 숙고 및 논의해서 결정한 것들을 종단의 최고권위가 감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이에 관한 모든 자료는 영구 보관되어 또 다른 연구목적과 종책에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종단이 대중공사를 통해 일대 혁신안을 생산하고, 즉 내적 외적 기준과 원칙을 정하고 그것을 향후 활동에 대한 지남으로 삼을 수 있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깊은 이해 위에 복잡한 현대사회의 각 분야를 관통하는 전문적 지식과 식견이 더해져야 한다고 본다. 그러한 전문가 그룹의 참여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세상 각 분야의 불자전문가의 의견과 동의 없이 어찌 100년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첫 모임에서 ‘종단 인재양성과 포교프로그램 개발’(54표)이 1위를 차지한바, 아마도 2월 대중공사의 의제가 될 듯하다.

잠시 가톨릭에서 신부가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가톨릭신학대학에서 총7년의 수업과정을 마쳐야 한다. 5학년 과정을 수료한 후 부제품을 받을 수 있으며 7년의 과정 후 사제서품을 받는다. 그리고 6학년에 필수과목으로 불교학 강의를 듣는다. 불교의 팔상성도에서부터 중요 교리를 배운다. 가톨릭 신부들은 기본적으로 불교교리를 알고 있다고 보면 된다.

미래불교의 한 중추가 인재양성이며 교육이고, 젊은 층에 대한 교육이며 포교다. 이 문제에 당장 부닥치는 것이 교과서에서 불교가 차지하는 부분이다. 내용과 함량의 문제다. 기독교는 교육당국에 근현대사에서 기독교의 역할을 중점으로 다루어 줄 것을 요구해 왔고 일정부분 성공했다. 학교에서부터 역사, 불교역사, 불교에 대해 상대적으로 외면당하는 청소년 포교를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찌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전문가의 자료와 방향이 필요하다. 아니면 대중공사 진행 기구에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중공사’가 지난 ‘결사본부’와 같은 행보를 하여서, 사찰과 승려의 사회적 역할 등 대외적 활동에 천착해서 진행한다면 이는 ‘불교’라는 거대한 종교집단의 종교성을 외면한 처사라 생각한다. 이제 첫 출발했다. 어느 조직이나 일의 진행에 수정, 재수정을 거치고, 3판 이상 설계변경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쓴 소리를 하는 비판세력과 함께해야 하는데, 함께하려면 신뢰성이 문제다. 100인 대중공사 공동추진위원장 지홍 스님은 여는 말(한국불교의 미래를 함께 열어 갑시다.)에서 [잘 아시겠지만 대중공사의 전통은 합의의 전통입니다. 차별이 없는 평등한 자리입니다. 따라서 오늘 자리를 준비하면서 그 어떤 규칙이나 내용을 미리 정하지 않았습니다. 논의할 의제 역시 여러분의 의견을 따라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이름이 “사부대중 100인에게 듣는다”입니다.]라 했다. 그러나 종단이 대중을 모이게 한 것은 분명한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책임은 의제를 제시한 것보다 더 막중하다.

대중공사 저변에 어떤 의도성 ․ 정치성이 깔려 있든, “보여주기 행정” 또는 그 무엇이라 부르든, 대중의 공통적인 의식은 한국불교의 총체적 “위기”임이 분명하다. 그 위기 해결의 중차대한 역할이 지홍 스님의 양 어깨에 달렸다는 생각을 해 본다.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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