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도읍지 풍수역사
한양 도읍지 풍수역사
  • 김규순 원장
  • 승인 2015.02.2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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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순의 풍수이야기 46.

한양의 풍수역사 이야기는 조선왕조실록 외에도 야사집과 개인문집에도 많이 실려 있다.
이성계와 무학대사, 하륜 그리고 정도전이 그 중심에 있었다.

태조 이성계가 계룡산 아래에 새로운 도읍지 공사를 진행시키고 있는데, 태종 이방원의 사람 하륜이 상소를 올려 공사중지를 주장한다. 이에 이성계는 1393년 12월11일 공사를 중지시킨다. 하륜은 이후 이성계로부터 고려왕조의 풍수비서를 섭렵할 기회를 갖는다. 하륜은 도선비기를 근거로 무악천도론을 주장한다. 1394년 7월12일에는 음양산정도감을 설치하여 지리와 도참에 관련된 책을 모아서 참고하게 하였다. 이 때 권중화, 정도전, 성석린, 남은, 하륜 등이 관여했다.

▲ 남산에서 본 한양

서거정이 이웃에 살았던 이양달의 입을 통해 하륜의 무악천도론의 근거가 도선비기에 있엇음을 <필원잡기>에 기록했다. “도선의 비결에 한강이 명당으로 들어온다는 말이 있으니 마땅히 무악 남쪽에 세워야 할 것이다.” 세종은 풍수술사 이양달에게 종1품 벼슬을 제수했을 정도로 조선건국초기 풍수공로를 인정한다. 그는 무악천도불가론을 주장한 한양명당론자였다.

이성계는 무학대사와 정도전의 의견을 들어 한양으로 천도를 재결정한다. 조선왕조실록에 무학대사의 업적이 별로 거론 되지 않는 것은 두 가지의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유교국가를 천명한 조선의 왕도를 건설하는데 승려가 자주 등장하는데 대한 사대부들의 거부감이 작용한 것이고, 둘째 무학대사는 조선의 국사가 아닌 이성계의 친구로서 주로 사담을 많이 나눈 것으로 나타나므로 무학대사의 의중이 이성계를 통해서 표출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반해 정도전은 이방원의 역습에 목숨을 잃었지만, 이성계와 혁명 동지이며 신흥사대부세력의 우두머리로 조선건국의 공신이자 500년 조선을 정신적으로 통치한 경국대전의 저자였다.

한양에서 주산을 인왕산으로 할 것인지 북악산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 불교적 관점과 유교적 관점이 대립을 한다. 불교는 동향이 중심이었고, 유교는 남향이 중심이었다. 석가가 동쪽 문으로 출가를 했고, 동쪽을 바라보면서 깨달았지 않았는가. 순임금은 남면하였다고 하지 않은가. 불교와 유교는 삶을 보는 관점이 달랐으므로, 자연관이 다른 것은 당연했다.

정도전의 지리관은 음양술수가 아님은 명확하다. “국가의 잘 다스려짐과 어지러움은 사람에게 있는 것이지 지리의 성쇠(盛衰)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그의 역설이 1394년 8월12일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새 왕국 조선을 떠받칠 사상은 유교이니 유교적 자연관이 왕도를 만드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정도전은 도읍지 천도에 대한 원칙적인 찬성파였으며, 한양으로 도읍지가 선정된 후에 도읍지 건설책임자로 한양도시계획 및 건설을 총괄했다. 정도전의 유교관이 한양도성을 완벽하게 세팅하였다. 심지어 사대문의 이름까지도.

그 후 제1차 왕자의 난을 거쳐 정도전은 피살되고 정종이 개성으로 가버리는 우여곡절을 겪는다. 제2차 왕자의 난 후에 왕위를 물려받은 태종 이방원은 재차 한양으로 입성한다. 이후에 재차 무악천도론이 고개를 들었으나 별 이의 없이 한양으로 결정이 난다.

태종 이방원이 참석한 1404년 10월4일 한양과 무악에 대한 격론이 벌어진다. 풍수술사 윤신달의 한양불가론에 대한 공격에 이양달의 반박 주장을 보면, “한양이 비록 명당(明堂)에 물이 없다고 말하나, 광통교(廣通橋) 이상에서는 물이 흐르는 곳이 있습니다. 전면에는 물이 사방으로 빙 둘러싸고 있으므로, 웬만큼 도읍할 만합니다. 이 땅은 규국(規局)에 합치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도읍하려고 한다면, 여기는 명당(明堂)이 아니고, 아래쪽에 명당이 있습니다.”

한양 도읍지 선정에 대한 논쟁은 이로써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그러나 정작 40년 뒤에는 한양명당론이 아니라 경복궁 풍수 논쟁이 격론을 벌이게 된다.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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