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9일(음 1월 1일)을 지나오면서 이제 명실상부한 을미년(乙未年)이 밝았습니다. 불자와 국민여러분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설을 보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항상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길 진심으로 기원 드립니다.
올해 을미년은 청양(靑羊)의 해입니다. 양은 성격이 온순하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커 오래 전부터 화합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불교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소통하고 화합하는 기운이 널리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저희들이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불자와 국민 여러분, 그리고 조계종과 해인총림의 대중 여러분들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다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해인총림(海印叢林)은 전임 방장(方丈) 도림법전(道林法傳) 대종사님의 원적(圓寂) 이후 새로운 방장스님을 모시려 하고 있습니다. 산중의 공의를 모아 큰 어른을 추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해인총림 안에서는 대중의 염원과는 다른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산중 최고 어른을 모시기 위해서 대중들이 화합하고 서로를 격려하기보다 갈등의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또 총림 내 스님들을 향해 도를 넘어선 비난과 음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중 여러분들에게 호소 드리고자 합니다. 해인총림 방장은 산중화합을 바탕으로 3월 7일 산중총회에서 추대되어야 합니다.
해인총림은 한국불교의 정신적 지주입니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수행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총림 내 여러 비구․비구니 선원에서는 대중들이 쉼 없이 정진에 정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강원과 율원에서도 촌각을 다투며 공부에 공부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9대 방장으로 조계종 원로의원 학산대원 대종사님의 추천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스님께서는 용성 대종사, 고암 대종사로 이어지는 법통을 부촉 받으셨습니다. 활발발한 기상으로 수행정진하신 분으로 뜻하신바 있어 공주에 학림사를 창건, 오랫동안 승속을 불문한 많은 수행자를 제접하셨습니다.
이러한 때 성철, 혜암, 법전 종정예하들께서 지켜 왔던 선풍의 진작에 스님의 활발발한 기상으로 후학을 제접해 주실 선지식으로 훌륭하시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근현대 들어서만 봐도 고암 큰스님, 자운 큰스님, 지월 큰스님, 성철 큰스님, 일타 큰스님, 혜암 큰스님, 법전 큰스님, 지관 큰스님 등 기라성 같은 선지식(善知識)들이 나타나 한국불교를 이끌어 주신 곳이 바로 이곳 해인총림입니다.
이러한 전통과 역사를 가진 해인총림에서 선거가 아닌 산중총회의 합의추대로 방장스님을 모시는 모범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대중들이 자주 만나고 모여서 의견을 나누는 것, 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서로 화합하여 함께 대소사를 논하는 것이 공동체의 이상적인 형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해인총림에서는 무엇보다 부처님의 이와 같은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불자와 국민 여러분, 그리고 조계종과 해인총림 대중 여러분!
해인총림의 여법한 방장 추대를 위해 아낌없는 격려와 경책을 부탁드립니다. 분열과 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해인총림은 물론 조계종 전체에도 깊은 상처만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불자와 국민여러분, 그리고 조계종과 해인총림 대중 여러분들께서는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해인총림이 명성에 맞는 도량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부처님 법을 바탕으로 해인총림 방장스님을 모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선각스님은 이미 언론에 밝힌 바와 같이 새로운 방장스님이 추대되시면 총림 선원장 소임을 내려놓고 고불암과 도림사의 불사, 그리고 자신의 출가원력을 되돌아보며 정진할 것을 다짐하였음을 다시 한 번 대중스님들에게 확인합니다.
해인총림 방장스님은 3월 7일 산중총회에서 전대중이 모여서 여법하게 추대로 모시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불기 2559(2015)년 2월 23일
제9대 해인총림방장후보 학산대원 대종사 추천위원회
공동추천위원장 세민․ 종진. 원융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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