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학 109년, 한국불교 1600년의 치욕
민족사학 109년, 한국불교 1600년의 치욕
  • 문홍근 불교서원 원장
  • 승인 2015.05.0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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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SNS] 모교의 아픔 극복을 호소합니다

○ 슬픕니다!

이 땅의 불교계 지도자를 만드는 배움터 대표적 교육기관인 동국대는 그 장구한 역사에 비해 늘 아쉬움 많아 졸업동문들에겐 애증이 겹치는 비판의 대상이었다. 학교와 관계없는 이들과 기회가 닿아 동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그래도 한국불교의 어쩔 수 없는 대안은 동국대 불교대학에서 찾아야 한다며 속으로 부끄러움 삼키며 그렇게 감싸왔던, 그런 마음의 고향과 같은 저희 모교였답니다.

아! 그런데, 오늘 우리는 그런 모교때문에 이처럼 참담한 마음이 되어 가슴을 쥐어뜯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이토록 패배감과 좌절감을 맛보았던 때가 과연 몇 번이나 있었던가, 참담하고 슬픕니다.

정의가 무너져가고 있는데 분명 대명천지에 제자들의 논문을 도적질하고 선출이 되는 순간 온 세상의 손가락질 받을 그 자리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권력욕에 사로잡혀 끝까지 후보사퇴의 기회를 다 저버리고 만신창이 총장이 되었습니까.

한 줌도 되지 않는 총무원장과 그 권력자 패거리들을 앞세워 유망 총장후보를 면전에서 겁박하고 퇴진시키는 자리에 동석한 일면 승려. 탱화 절도 의혹자가 불교계의 대표적 자비실천단체인 생명나눔실천본부의 회장까지 맡고 있습니다. 동대불교대학 최악의 선배동문이 되어버린 사람과 그 틈에서 악어와 악어새처럼 기생하고 있는 저 슬픈 승려이사들,

그런 자들이 급조한 ‘새동모’라는 웃기는 짬뽕 승려패거리들, 이런 사태를 두 눈 뜨고 번연히 보면서 수수방관하는 조계종 중진 승려들, 총무원 집행부야 처음부터 한 패거리였고 주동자였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이를 견제하는 종회의원들까지 입 꽉 다물고서 그 자리가 뭔 명예라고 자리보전에만 급급해 오셨는지, 승려들의 저 부끄러운 모습을 보아야 하는 현실에 지금 우리들 마음은 슬픔으로 찢어집니다.

○부끄럽습니다!

과연 그 과정에 우린 무엇을 하였는가? 짧은 의기와 분심에 광주전남동국대불교대학동문의 이름으로 호소문 하나 인터넷에 올린 것 이외에 과연 무엇이었는가를 돌이켜보니 부끄럽기 한이 없습니다.

저 어린 후배들이 학교를 지키겠다고 이사장실로 총무원으로 그리고 이름도 올리기 부끄러워지는 한용운스님의 이름을 딴 만해광장 조명탑에 올라가 철야농성을 하고 있을 때 우린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생사대사를 해결하여 자타일시성불도의 서원으로 삭발염의하고 백상원이라는 기숙사에 입방하여 불자들의 시주은혜와 스승들의 시은을 입어 장학생 혜택으로 호의호식하며 공부한다는 승려학생들, 비록 출가의 연은 아니지만 부처님의 혜명을 이어받는 재가불자로서 처처에 몸 나투는 교계지도자로 우뚝 서겠다며 한국불교 대표적 불교교육도량인 동국대 불교대학에 재학 중인 일반 재학생들, 그리고 이들을 교육시키는 여래사의 사명을 띄고 있으면서, 동대불교대학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마냥 존경을 한 몸에 받아왔던 불교대학의 교수, 당신들!

그대들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불의에 철저하게 침묵하고 심지어 그들의 편이 되어, 정의를 외치고 학교와 불교의 미래를 염려하고 농성하는 학생들에게 행해왔던 그 행태들"을 생각하니 불교대학을 졸업한 선배의 한 사람으로서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숨고만 싶어지는 그런 부끄러움입니다.

▲ ⓒ2015 불교닷컴
○호소합니다!

불의에 저항하며 대의를 위해 헌신하는 열정이 청년에게서 찾아보기 없게 될 때 그 사회는 이미 죽어가고 있는 것일 것입니다.

이번에 동대 불교대학 교수와 학생들이 패거리 권승들의 폭력 앞에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되레 일부는 꼭두각시가 되어 날뛰면서 어둠의 편에 서는 것을 목도했습니다.

그들을 보고 어찌 공부하는 청년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줄서기에 바쁘거나 냉소주의와 이기심에 찌들어 있는 저들에게서 우리 불교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동국대가 109년 동안 담당해왔던, 불교를 책임질 동량들을 키워내는 인재불사에 걸었던 기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지경으로까지 병들었음을 인정하고 과연 불교대학의 존립이유가 있을 것인가 하는 데까지 근본적으로 회의해야 하는 시점에 온 것 같습니다.

온 천하에 드러난 동국대 이사회의 이사선임의 구조적 문제와 조계종단 집행부의 입김에 따라 요동칠 수밖에 없는 종속적 관계, 그리고 불교대학이 학내의 수석대학이면서도 다른 단과대학 구성원들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되고 손가락질 받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썩어버린 무능과 독선의 병패들 등등 그 동안 누적되어왔던 문제들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이번 사태입니다.

○초발심으로 돌아갑시다!

부처님께선 당시 인도사회를 지배하던 기존 권위와 신을 따르며 위안 삼던 브라만교와 신흥세력으로 부상하던 육사외도 등 출가사문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그 한계를 극복하고 연기법이라는 깨달음을 이루셨습니다. "진리를 스승으로 의지처로 삼고 사람들 개개인에게 의지하지 말라. 모든 것은 변하나니 쉼없이 정진하라"며 유교경에 최후의 유훈으로 강조하셨습니다.

그 가르침이 오늘 우리 땅에서 온전하게 지켜지지 못한 까닭에 이 비극이 태동되었지 않는지 성찰할 것을 뜻있는 출가자들에게 요구합니다.

"불법을 따르는 구도자이자 보살로서 살아가길 서원하는 출가와 재가자가 함께 이루는 교단에 귀의함이 아니라 스님들 개개인에게 귀의하도록 쉼 없이 세뇌를 시키는 찬불가 '삼귀의'를 유일한 무기로 삼고, 재가자들 마음으로부터 인정받는 권위가 아니라 마치 유일신을 믿는 종교에서 사제가 된 듯 곧 신으로부터 선택받은 제사장의 권위의식으로 군림하려는 것"처럼 많은 대중들에게 엄연히 비춰지고 있음을 우리 스님들은 아시는지요?

작금의 사태를 접하며 이런 선민의식과 집단적 패거리의식이 우리 교단에 짙게 드리운 형태가 이어지는 한 오늘의 불교계와 동국대의 오욕과 참극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것만 같아 교단을 철통같이 독점하고 있는 스님들께 깊은 성찰 있으시라고 슬픔과 분노의 마음 한 데 모아 호소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

※이 글은 교계언론에 기고하기 위하여 쓴 글(과연 이런 무례한 제 글을 게제할 무모한 신문이 있기나 할런지?)로써 부끄러움과 참담함 무릅쓰고 올립니다. 저와 인연된 모든 님들 대부분 불자들이오니 이해하시리라 기대하며 올리오니, 마음다스림이 부족하여 거친 표현 있더라도 지금의 제 심정이랑 여기고 이해바랍니다.

어두운 글 읽어 님들께도 그늘 드리운 죄 용서하시길 읽어주심에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 출처 :  문홍근(1989년 불교학과 졸업) 카카오스토리 https://story.kakao.com/01023035056/jWocJ1foJZ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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