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욕하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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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도겸
  • 승인 2015.10.21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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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뜻으로 보는 입보리행론 19

다른 사람이 원수의 공덕을 찬탄하는 것을 보고는 기뻐하면서도, 그대의 마음은 왜 원수의 공덕을 찬탄하며 함께 기뻐하지 못합니까? 그대가 기뻐한다면 이는 행복의 근원이지 죄악이 아닙니다. 공덕을 쌓은 성현들이 이미 증명하신 다른 사람을 모으고 인도하는 최고의 방편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게 하면 행복해진다고 말하면서도 그대 자신은 오히려 하고자 하지 않는다면, 마치 품삯(보시)을 거절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승과 저승에서도 행복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덕을 칭찬할 때는 다른 사람도 함께 기뻐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러면서도 누군가 다른 사람의 덕을 칭찬할 때는 자기는 그다지 즐거워하지 않는다면 이건 전혀 옳지 않습니다. 일체 중생의 행복을 위해 깨달으려 한다고 하면서도 중생이 스스로의 행복을 잘 구하고 있는 데 기뻐해 주지는 못할망정 왜 시기하고 질투를 합니까?

모든 중생이 삼계(三界)의 귀의처인 부처가 되길 바란다면서, 그들이 받는 일상적인 평범하고도 조그만한 존경을 보고서도 어찌 그렇게 힘겨워 합니까? 우리가 돌보고 베풀어야 할 중생들이 스스로의 생계를 잘 꾸려갈 수 있다면 당연히 좋아해야지 왜 거꾸로 싫어해야 되겠습니까?

중생이 행복해지는 것은 바라지 않으면서 그들이 깨닫기를 원한다고 말하는 것은 대체 뭡니까? 말도 안됩니다. 다른 사람이 얻는 그 무언가를 보고 화를 난다면 대체 보리심은 어디에 버린 겁니까?

재물을 (다른 사람에게) 시주하든 (우리에게 안주고) 그냥 가지고 있든, 본디 우리 것이 아닌데 대체 누굴 주든 말든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복덕(자량)과 신심과 같은 자신의 공덕을 왜 굳이 차 버리려 합니까? 이와 같이, 공덕의 씨앗조차도 못 지키고 버리면서 왜 그런 자신에게는 화를 내지 않는지 말해보기 바랍니다.

그대는 스스로 지은 죄악에 괴로워하지 않으면서도 왜 다른 사람이 지은 복덕을 왜 시기하고 질투(경쟁)하려고만 합니까?

만일 그대가 미워하는 원수가 불행해진들 도대체 그게 당신에게 무슨 좋은 일이 될 수 있습니까? 그대의 저주(바람)만으로는 원수를 해치는 원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설령 그대의 희망대로 원수에게 고통이 생겼다고 한들, 당신이 좋아할 이유는 대체 또 어디에 있습니까? 만약 통쾌하고 만족스러워 한다면 둘 다 파멸되는 것이니, 그보다 더 나쁜 것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번뇌는 어부가 던진 낚시 바늘과 같아서, 안 걸리고 인내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 바늘을 물기만 하면 바로 지옥의 옥졸은 분명 당신을 열탕 지옥의 가마솥에 집어넣고는 삶아 버릴 것입니다.

칭찬을 듣고, 명성을 얻고, 권력을 누린다고 해도 실제로는 아무런 복덕이 되지 않습니다. 무병장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육신의 안락도 주지 못합니다.

진정으로 자신에게는 무엇이 이익이 되는지 뻔히 알면서도, 왜 전혀 이득이 안되는 그런 일에 가치를 두려고 합니까? 다만 내가 즐거워지기 위해서라면 차라리 도박이나 술에 빠지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명예를 위해 재산을 탕진하고 영웅이란 이름을 얻기 위해 자기 자신까지 죽이니, 이 세상에서의 명성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기에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죽고 나면 정말 누구에게 이득이 되는 일입니까?

모래성이 무너질 때 어린 아이들은 목 놓아 울곤 합니다. 이와같이, 칭찬과 명예가 사라질 때 우리 마음은 모래성이 무너질 때 우는 어린 아이와 같아지는 듯합니다. 칭찬하는 소리 등은 그 자체로는 생명(마음)이 없으니 그 소리가 우리를 칭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좋아하고 우리를 잘 떠받들어 준다는 식의 그 알량한 ‘소리’만이 단지 내가 기뻐하는 이유가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나든 남이든 할 것 없이 다른 사람이 우리를 좋아하는 것이 우리게 무슨 이득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기쁨과 행복(의 공덕 또는 그 씨앗)은 칭찬하는 다른 사람의 몫이기에 우리가 거기서 얻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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