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하라 1
정진하라 1
  • 하도겸
  • 승인 2016.02.2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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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뜻으로 보는 입보리행론 22

이제 인욕을 수행했으니 정진 수행을 해야 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오직 정진하는 가운데 깨달음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없으면 움직임도 없습니다. 이와 같이, 공덕이라는 복덕(자량)은 정진 없이는 생겨나지 않습니다.

정진이란 선행을 하기를 좋아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게으름과 나태로 악행에 빠지면,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나아가 하찮게 만들 뿐입니다. 우리는 게을러 그냥 편안하게만 지내려고 합니다. 잠에 취해 계속 자면서도 윤회의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아 염리심조차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번뇌라는 그물과 생사의 올가미에 걸려 벌써 죽음의 문턱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아직도 그걸 모르고 있습니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차례로 죽어나가고 있는데도 어찌하여 그대는 그것을 바로 보고 깨닫지 못합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태와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그대는 마치 백정에게 붙들려 도살장 안으로 들어가면서도 아무것도 모르는 물소와 같습니다. (도살장에 들어서면) 도망갈 수 있는 모든 길은 막혀 있고 저승사자까지 노려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그대는 여전히 먹고 자는 것에만 빠져 있을 수가 있습니까? 죽음은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비로서 공덕을 쌓고자 게으름을 버린다고 한들 이미 때늦은 후회에 지나지 않을 텐데 대체 그때는 어떻게 하려고 이러십니까?

이 일은 아직 시작도 못했고, 그 일은 이제 겨우 시작했으며, 저 일은 아직 반도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느닷없이 저승사자가 찾아오면 ‘이젠 틀렸구나! 끝장이다’라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 질 따름입니다. 절망하고 비통해하는 가족과 친족들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 뺨 위를 적시고 얼굴은 붓고 눈은 빨갛게 충혈됩니다. 저승사자를 보면 자신의 죄업들이 떠올라 괴로워지고, 지옥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는 점점 가까워집니다. 결국 겁에 질려 똥오줌을 싸서 몸도 더러워지고 정신도 혼미해질텐데 대체 그때는 어떻게 하려고 이러고 있습니까?

잡힌 물고기가 두려움으로 퍼덕거리는 것처럼, 그대는 이 생에서 두려움에 사로잡혀 발버둥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 생에서 지은 죄업으로 죽고나면 참을 수 없는 지옥의 고통들을 받게 될 텐데, 대체 그때는 어떻게 하려고 이러고 있습니까?

뜨거운 끓는 물에는 닿기만 해도 여린 살을 녹일 정도로 고통스러운 화상을 입습니다. 그런데 지금 고통의 불지옥에 갈 죄업을 저질러 놓고도 어떻게 이렇게 태평하게 있을 수 있습니까?

우리는 정진도 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성취를 바라며, 인내도 부족해서 엄살만 피우면서도 해탈을 원합니다. 죽음의 문턱에 붙잡혀 있으면서도 영원히 살 수 있는 신이라도 된 양 태평하게 떵떵거리고 있으니, 어떻게 안타까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인간의 몸이라는 이 나룻배에 의지해야 거대한 고통의 강을 건너갈 수 있습니다. 이 배는 다음에 다시 얻기 힘드니 지금 어리석게 잠이나 자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무량한 행복의 근원인 정법(正法)을 내버려두고, 끝없는 고통의 원인인 산란과 도거(掉擧 : 들뜸)에 현혹되어 있으면서도 그대는 어찌 그렇게 좋아만 하고 있습니까? 얼른 게으름을 떨쳐버리고 지혜와 복덕의 공덕을 쌓고 계속 정진 수행해야 합니다. 나와 남에 대한 평등심을 기르기 위해 끊임없이 나와 남을 바꾸어보는 수행도 해야 합니다.

“나같은 사람이 어떻게 감히 깨달음을 얻겠는가?”라며 지레 포기하고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 됩니다. 진리만 말씀하신 여래께서는 누구나 가능하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파리·모기·벌과 같은 미물조차도 역시 정진을 하다 보면 언젠가 얻기 어려운 위없는 바른 깨달음인 ‘무상정각(無上正覺)’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하물며 우리는 이렇게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로운 선과 해로운 악을 분별할 수도 있는데도, 정법과 보리행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찌 깨달음을 얻지 못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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