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조선소가 몰려 있는 울산과 거제지역 불교계가 조선업계 불황으로 신도와 시줏돈이 급격히 격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각종 불사(佛事)가 중지되고 공양주를 내보내는가하면, 심지어 잘 나가던 사찰 주지스님이 부전스님으로 전락하는 사태까지 맞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 빅3' 일감은 8년여 만에 40%가량 줄었다. 지난 2008년 7140만CGT(표준환산톤수:선박 무게를 뜻하는 의미로 건조 난이도가 고려된다)이던 조선업계 일감이 2016년 2월 기준 2884만CGT로 추락했다.
현재 상태로라면 향후 6개월 뒤에는 대형 조선소에서 도크(선박 건조시설)가 텅텅 빌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이다.
조선업계의 일감 부족은 곧바로 인력 구조조정으로 직결되는 관계로 대량의 실업사태는 면키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일 클락슨(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사는 지난 2월 말 현재 한국 조선업체의 수주 잔량은 2844만CGT로 전월보다 무려 73만CGT 격감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는 지난 2004년 4월 말 2752만CGT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클락슨사는 국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업계 빅3'는 일감이 1년6개월치 정도로 줄어들었다.
일반적으로 대형조선소 한 개의 도크가 빌(공: 空) 경우, 직접적으로 해당 도크에서 일하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하청 및 선행작업 근로자의 일자리도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빅3 조선사 종사원은 대략 15만명이다.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한 종사원수다.
일감 부족으로 대략 절반에 해당하는 7만여명이 조만간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인해 빅3 조선사가 있는 울산과 거제지역은 초상집 분위기다.
그동안 아무런 걱정 없이 불사(佛事)를 해오던 울산과 거제지역 사찰들이 속속 포기를 하고 있다.
울산 소재 A사는 요사채 신축 계획을 철회했고, B사는 진입로 포장을 철회했다. C사는 절을 찾는 신도 급감으로 인해 난방비를 걱정하는 지경에 몰렸다.
심지어 절을 신축하려는 사찰은 거의 사라졌다.
거제 지역 사정도 마찬가지다.
D암 주지스님은 융자를 얻어 불사하려다 불사금이 들어오지 않아 부전스님으로 도망치듯 갔다.
E사는 유급 공양주 보살을 내보냈다.
이와관련, ㄱ스님은 "그동안 울산지역 사찰들이 안주했다"며 "지금과 같은 어려움의 도래는 사찰간에 경쟁적으로 외적 성장만을 추구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 스님은 이어 "불교계의 어려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조만간 조선소 불황과 함께 문 닫는 절이 속출 할 것"일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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