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근본에서 주인이 되라’
‘생사의 근본에서 주인이 되라’
  • 조현성
  • 승인 2016.04.0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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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를 바꾼 근대 4대 고승 시리즈 3. 허운 대사

근대 중국은 불교가 미신으로 취급 받던 때였다. 이 때 참선, 불교 개혁, 계율, 염불로 불교 중흥을 이끌며 민중에게 희망의 등불을 비춘 4명의 스승이 있었다. 불광출판사는 ‘중국 역사를 바꾼 근대 4대 고승’ 시리즈를 통해 한국 불자들에게 불교의 길을 안내한다.

허운 대사(1840~1959)가 태어난 1840년은 아편전쟁이 발발한 해로 근대 중국이 시작된 때이다. 허운 대사는 부패가 만연했던 청나라 말엽 아편전쟁과 태평천국운동, 청일전쟁, 신해혁명과 청의 멸망, 공산당 창당과 국공합작, 항일전쟁, 사회주의 국가인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등 중국 근현대의 굵직한 사건들과 함께한 일생을 보냈다. 피할 수 없는 고난과 역경으로 가득 찬 삶을 산 허운 대사는 미신으로 치부되며 무너져 가던 불교 전통을 다시 확립하고 선종 5가의 법맥을 이으며, 전쟁으로 신음하던 동시대 중국인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허운 대사는 19세에 출가해 56세에 깨달은 뒤 120세 입적할 때까지 전쟁과 혁명으로 가득한 환란 속에서도 선의 중흥과 불교 전통의 회복, 중생구제를 위해 노력하였다.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언제 어디서나 계율을 준수하기 위해 애썼다. 경전을 손에서 놓지 않고 연구하며 대장경의 보존을 위해 팔방으로 다니며 노력했다. 또한 혼란스러운 때일수록 불법의 진리로 중생을 이끌기 위해 머무는 사찰마다 불교대학을 설립해 출가와 재가를 막론하고 불교 교육에 힘썼다. 남화사, 대각사, 진여사, 태화사, 화정사 등등 많은 사찰을 중건했다.

허운 대사는 중국 선종 5가 중 임제종 43세, 조동종 47세로 임제종과 조동종 법맥을 이어받았다. 당나라 말기에 법맥이 끊겼던 위앙종, 법안종, 운문종을 되살렸다. 계율을 철저하게 지킨 율사이자 경전을 손에서 놓지 않은 강사로서 근현대 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고승이다. 현재 중국 선종 승려 대부분은 허운 대사의 법맥을 따르고 있다.

허운 대사의 여러 법문과 생애에 관한 기록은, 신해혁명을 이끈 잠학려가 남긴 <허운화상연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허운 대사가 남긴 법문에는 참선수행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불자들이 꼭 배우고 익혀야 할 근본 도리에 관한 가르침도 많다. 허운 대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닦기 위해서는 먼저 인과의 도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불법에 대한 견고한 믿음과 계율의 엄격한 준수가 그 기본이고 한 가지 수행법을 선택하였으면 세세생생 물러나지 말고 수행할 것을 강조했다.

대사가 남긴 참선 법문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며 간결하다. 참선의 목적과 선결조건, 초심자와 구참자의 수행상의 어려움과 타파 방법, 의정을 일으켜 화두를 드는 방법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대사가 주로 든 화두는 ‘염불하는 것이 누구인가?’로 ‘누구인가?’에 그 방점이 있다. 또한 대사는 화두를 ‘한 생각 일어나기 전’으로 규정하며 한 생각이 일어난 이후인 ‘화미(話尾)’와 구별하고, 화두 참구를 ‘한 생각 일어나기 전’의 자리를 보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화두를 보는 것’과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 관하는 것’이 같음을 설했다.

이 책 <생사의 근본에서 주인이 되라>는 10여 년 동안 중국 스님들 법문과 경전 해설을 소개해온 각산 정원규 거사가 허운 대사의 감명 깊은 법문과 참선수행에 대한 가르침, 대사의 생애 이야기를 엄선해 번역한 책이다.

생사의 근본에서 주인이 되라┃허운 대사 지음┃각산 정원규 옮김┃불광출판사┃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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