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하라 1
선정하라 1
  • 하도겸
  • 승인 2016.04.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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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뜻으로 보는 입보리행론 27.

이와 같이 정진(력)을 기른 다음에는 마음이 삼매에 편안하게 머무는 선정(禪定)을 닦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계속해서 마음이 산란한 사람은 번뇌의 먹이감이 되기 때문입니다. 몸과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 더 이상 어떤 산란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세속을 떠나 망상과 분별을 완전히 놓아 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재물에 대한 탐욕과 집착 등의 욕망으로 세속의 삶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이 속세의 모든 것을 완전히 포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지혜롭게 행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완벽한 마음의 안정인 지(止:Samatha)를 갖추고 그로 인해 얻는 통찰인 관(觀:Vipassana)으로 번뇌를 다스려 완전히 끊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속에 대한 집착을 기쁘게 환희심을 가지고 없애, 마음의 안정을 찾아야 합니다.
 
지금 우리 앞에 존재하는 사랑하는 임을 포함하느 모든 것은 모두 덧없이 사라지는 무상한 것들입니다. 그런데도 애착을 가지고 있으면 뭐하겠습니까? 수천 번 다시 태어난다고해도 어쩌면 꿈속에서조차도 그리운 임을 다시는 보지 못할 것입니다. 임을 다시 볼 수 없으니 마음은 고통으로 불행하여 선정에 전혀 들어가지도 못합니다. 설사 임을 보게 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보고 싶은 애착으로 인해 괴로워서 선정을 전혀 얻지 못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임(유정중생)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되면 마음의 바른 성품[空性]은 모두 가려지게 됩니다. 윤회에 대한 염리심(厭離心) 또한 사라져, 온통 임을 그리는 슬픔에 빠져 고통스럽기만 할 것입니다. 그렇게 오직 임만을 그리는 생각에만 폭 빠져 이 귀중한 생을 덧없이 헛되게 보내게 됩니다. 결국 덧없는 무상한 임(친구나 가족, 친척들) 때문에 영원한 해탈을 주는 정법까지도 잃고 말게 되는 샘입니다.
 
이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처럼 행동하거나 이런 이들과 인연(因緣)으로 엮이면 반드시 악도에 떨어지게 됩니다. 서로 인연이 다른 데도 이런 어리석은 이들에게 끌려 다니거나 함께 해서 도대체 앞으로 어쩌시려는 겁니까? 이런 어리석은 범부(凡夫)들은 한 순간에 친구가 되기도 하고 잠깐 사이에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남들 다 즐거운 상황에서조차도 버럭 화를 내기도 하니 이런 세속의 어리석은 중생(衆生)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참으로 어렵기 그지 없습니다.

이들은 선한 충고나 조언을 들어도 도리어 화를 내기도 하고, 우리까지도 따르지 못하게 하여 점점 이로움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만약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고 선행을 하기라도 하면 버럭 화를 내니 결국 악취에 떨어지게 될 뿐입니다.
 
자기보다 뛰어나면 질투하고, 비슷하면 경쟁하며, 부족하면 자만합니다. 칭찬을 들으면 우쭐대며 거만해지고, 듣기 싫은 말을 들으면 화를 내고 적대시하니, 이런 어리석은 바보들에게 대체 어떤 이로움이 있겠는지요?

만약 이런 어리석은 이들과 가까이 함께 지내게 되면 스스로에게는 자화자찬하게 되고 남들에게는 욕과 비방을 일삼게 되며, 세속의 쾌락에 대한 이야기만 하며 온갖 선하지 않은 일들만 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어리석은 이들과 함께 하면, 둘 다 망할 따름입니다. 그들도 나를 이롭게 하지 못하고 나 또한 그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이들과는 멀리 떨어져 지내야 합니다. 우연히 만나도 의례적으로 반갑게는 대하지만 절대 가까이 다가가 친근하게 사귀지 말고 그냥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벌이 꽃에서 꿀을 모으고는 떠나서 집으로 돌아오듯이 정법 수행에 도움이 되는 이로운 것만 취해서 돌아와야 합니다. 누구됐든 예전에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것처럼 가까이 하지 말고 미련없이 헤어져서 홀로 돌아와야 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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