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이 꼽은 옛 글
검찰총장이 꼽은 옛 글
  • 조현성
  • 승인 2016.06.0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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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의 ‘흘반난, 밥 먹기 어렵다’

“이 책은 원래 검찰을 떠나면서 짐을 챙기던 중 혹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하여 책상 위에서 나뒹굴던 시詩・문文을 한데 모아 퇴임식에 참석한 후배들에게 나누어 준 것이었는데, 어떻게 이것을 알고 달라는 사람들이 있어 부득이 인쇄를 하게 되었고, 그 기회에 몇 사람을 추가하고 내용을 다듬었다. … 이 책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그래서 온 누리에 자비와 평화가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글머리에’ 가운데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옛 글을 가려 뽑아 책을 엮었다.

<흘반난, 밥 먹기 어렵다>는 김 전 총장이 틈틈이 옛 글을 찾아 읽고 덧붙인 소회를 모아 엮은 책이다. 책에는 원효 임제 이백 두보 최치원 소동파 조식 등 한국과 중국의 시와 문장 126편과 저자의 짤막한 소회를 담겼다.

출판사는 법조인으로서 저자가 인간사 애환을 바라보며 느껴야 했던 번민과 소란한 마음을 옛 글에 기대어 풀고 다스렸다고 했다. 옛 글들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에서 지식인의 고뇌와 사유, 생활인의 어려움, 사랑, 우주적인 깨달음까지 아우른다. 덧붙인 소회는 현대인의 가벼운 삶에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지난해 12월 검찰총장직에서 퇴임했다. 법과 시 사이는 멀어 보인다. 법조인으로 자칫 메마르고 관성적으로 흐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그는 시로써 다스리고 사색의 깊이를 더했다. 저자는 검찰총장 자리에 오른 뒤 가진 첫 간부회의에서 소동파의 시가 적힌 종이를 나눠줬다.  ‘자리가 사람을 빛나게 하는 게 아니라 어느 자리에 있건 최선을 다하면 그 자리가 빛나는 것’이라는 뜻을 시로 전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생 법조인으로 한 길을 걸어 온 그는 젊은 날 ‘한국의 유마’라고 불렸던 백봉 김기추 선생, 효당, 무천에게서 불교와 역을 배웠다. 한문에도 능통하다. 한국, 중국의 한시와 문장, 불교 경전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음미하고 풀어낼 수 있는 내공이 여기에서 비롯한다.

흘반난, 밥 먹기 어렵다┃김진태 지음┃불광출판사┃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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