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신자 감소? “있는 신도부터 잘 챙겨야”
불교 신자 감소? “있는 신도부터 잘 챙겨야”
  • 조현성
  • 승인 2017.01.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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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종교 특별 토론회 “불자 300만 줄었는데 자성 적어…불교계 정상인가?”

2015 인구센서스 종교인구 조사 결과를 두고 불교 개신교 카톨릭 등 3대종교가 머리를 맞댔다. 종교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추세로 종교단체들은 새 신도를 늘리기 보다는 기성 신도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년 동안 신도 300만명이 줄어든 불교계에서 신도 수 감소 관련 성찰이 크지 않은 것은 분명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대승네트워크(수석대표 이영철)는 우리신학연구소,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와 25일 서울 안국빌딩 월드컬쳐오픈 W스테이지에서 3대 종교 특별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의 종교, 탈 종교화에 대응할 수 있나’ 주제 행사에서는 ▷윤승용 이사(한국종교문화연구소)가 기조발제 ‘2015 인구센서스의 종교 인구 변동이 던지는 의미와 과제’ ▷김진호 연구실장(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이 ‘종교인구 문제의 황당함과 곤혹스러움’ ▷박수호 연구위원(중앙승가대 불교사회과학연구소)가 ‘종교인구 감소와 불교계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고려사항’ ▷박문수 편집위원장(가톨릭평론)이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천주교 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산토끼보다 집토끼에 신경을

윤승용 이사는 기조발제에서 “이번 조사에서 불교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개신교 인구 증가현상을 보면 종교인구 감소시대에는 산토끼를 찾아 나설 것이 아니라 집토끼를 잘 관리하는 전략이 주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있다.

윤 이사는 “불교 등 전통종교들이 과거 전통에 의존하는 비근대적인 종교공동체를 갖고는 조직 중심의 세속사회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음을 (이번 조사결과가)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전통종교와 달리 (개신교 같은) 탈근대 종교들은 서서히 자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종교는 이전과는 새로운 종교지형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했다.

재가불자 주인의식 갖게 해야

윤 이사는 “불교의 종교인구 감소는 재가불자들의 조직 이탈과 이를 방치한 비근대적인 불교조직에 원인이 있다”고 했다. 사부대중이라면서도 사찰과 종단 운영 주체가 승려, 그 가운데 비구 중심인 것을 일컫는 지적이다.

그는 “우선 재가불자들에게 주인의식을 갖게 해야 한다. (비구승 중심의) 비근대적인 불교공동체를 혁신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재가불자들이 주인의식을 갖지 않으면 불교 종교인구수 감소는 물론이고, 불교는 현대 생활종교도 시민종교도 되기 어렵다”고 했다.
 

▲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의 2015 인구센서스 종교 인구수 결과 보도 가운데 한꼭지 (사진=불교신문 인터넷판 갈무리)

1000만명 표본조사 오차 희박

박수호 연구위원은 “300만 불교 인구수 감소 결과에 불교계는 조사 방식 신뢰성에 대한 문제 제기와 신도 수 감소 원인을 진단하고 논의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불교계는 전수조사에서 표본방식으로 바뀐 조사방식과 인터넷 조사 방식 도입을 문제 삼았다”면서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 보도를 콕 집어 지적했다. (관련기사: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의 탓 탓 탓)

고령자 인터넷 대중화된 사회

박 연구위원은 “1000만명이 표본인 2015인구센서스 조사에서 전국 및 광역자치단체 수준 오차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이라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인터넷 조사가 불교에 불리했을 것이라는 주장은 불교계의 이번 조사 비판의 핵심이었다. <불교신문> 기사는 2가지를 오해하고 있다. 인터넷조사는 2010년부터 도입됐고 조사 문제점은 보완됐을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인터넷 조사와 면접 조사 표본은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인터넷 강국이다. 3세 이상 전체 인구 85%가 인터넷 이용자이다. 60세 이상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 70% 이상이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고 여가생활을 하고 있다. 고령자가 많은 불교가 인터넷 조사로 신도 수가 감소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했다.
 

▲ 왼쪽부터 윤남진 소장, 유승무 교수, 박수호 연구위원, 윤승용 이사, 김진호 연구실장, 김현준 대표, 박문수 편집위원장, 오지섭 대우교수

신도 기대욕구 충족 못시켜 이탈

박 연구위원은 “범계, 언론탄압, 권력화·세속화·자본화 등 불교계 내부 문제로 신도들이 이탈해 불교를 떠났을 것이라는 주장, 다양한 (명상 관련) 수련 단체로 이탈했을 것이라는 주장, 전근대적인 신도 관리와 처우, ‘목 좋은’ 사찰 주지가 되기 위한 종단 정치 비대화 등이 원인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진단들은 불교계가 신도들의 기대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고, 사회적인 신뢰를 상실했다는 진술로 요약될 수 있다. 모두 추정일 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하나가 주된 원인도, 잘못된 진단도 아니다. 모두 한국 불교계에 나타나고 있는 현실들이다. 분명한 것은 불교 포교 기반이 상당 정도 붕괴돼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300만 감소는 붕괴 전조, 개혁 절실

박 연구위원은 “불교계 내부에서 신도 수 감소 관련 성찰과 비판 목소리가 크지 않은 것은 분명 문제이다. 10년 사이 300만 불자 감소는 총체적 난국이자 붕괴의 전조”라고 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 불교계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 반성하고 참회하지 않는다. 변화를 위한 대안 모색을 외면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조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급격히 불자가 감소하는 현재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전면적 총체적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불교 신도 정체성 강화 ▷재가자 참여로 불교공동체 혁신 ▷과장 없는 정확한 종단별 통계 ▷사찰 양극화 해소 ▷불교의 사회 참여 확대 ▷불교를 통한 신도 욕구 충족을 꼽았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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