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 외부는 없다
불교에 외부는 없다
  • 박병기/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한국교원대 교수
  • 승인 2017.09.1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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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범불교도대회는 적폐의 뿌리 흔드는 죽비
▲ 박병기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한국교원대 교수.ⓒ불교닷컴

이달 14일(목) 오후 역사적인 범불교도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조계종단 적폐청산과 청정승가 구현을 염원하는 마음들이 모아져 이루어낼 그날의 정진과 함성은, 우리 불교계는 물론 아직 사회 곳곳에 엄연히 남아 끈질긴 저항을 하고 있는 적폐의 뿌리를 흔드는 죽비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오후의 대회에 연이어 광화문 소라광장에서 열리는 문화예술 축제 ‘한바탕’은 우리 불교계와의 긴밀한 연대 속에서 진행되는 축제의 마당이자 양심의 소리를 모아 맑은 기운을 퍼뜨리는 샘물 같은 공간이 될 것이다. 개념있는 개그맨으로 꼽히는 김미화씨가 사회를 맡고, 이은미, 전인권 등 기라성 같은 가수들의 공연도 펼쳐질 예정이어서 지난 겨울 촛불의 기억을 생생하게 살려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매주 목요일 보신각에서 펼쳐지고 있는 촛불법회의 맥을 잇는 이 범불교도대회를 놓고 조계종단 적폐의 주역들과 부역하고 있는 일부 재가자들이 이른바 ‘외부세력론’과 ‘종단 화합 훼손’이라는 프레임을 펼쳐들고 있다. 거기에 안타깝게도 전국비구니회까지 억지로 가세하고 있는 듯해 간단하게라도 대응할 필요성을 느낀다.

먼저 종단화합은 계율을 중심에 두고서야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일 뿐, 현재 조계종단 지도부의 당동벌이(黨同伐異) 행태가 오히려 그 화합을 근원적으로 깨는 행위일 뿐이다. 당동벌이는 국어사전에서 ‘옳고 그름의 여하간에 한 무리에 속한 사람들이 다른 무리의 사람을 무조건 배격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말이다. 옳고 그름과 계율의 준수 여부와는 관계없이 단지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서만 행동하는 듯한 조계종단 집행부의 적폐는 이미 용주사 주지 사태와 명진스님 제적 같은 사례를 통해 만천하에 드러나 있거나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불교에는 외부가 없다. 모든 것들이 연기적으로 얽혀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불교의 존재론은 내부와 외부를 엄격하게 나누는 일 자체의 불가능함을 지속적으로 설파해왔다. 재가와 승가, 사부대중공동체와 시민사회의 구분이 필요할 때가 있고 어떤 경우에는 의도적으로 그런 노력을 해야 할 때가 있기도 하지만, 그 기본 전제는 자신의 내부가 외부와 분리될 수 없다는 연기론적 기반이다. 조계종단의 적폐 또한 시민사회의 그것과의 깊은 연계성 속에서 심화되어온 것이고, 따라서 그 적폐 해소는 곧 시민사회 자체의 적폐해소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백기완선생님이나 박재동화백 같은 원로들의 관심과 참여는 우리가 부끄러워하면서 동시에 고마워해야 하는 일일 뿐이다.

“내 것이라고 동요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라. 잦아드는 물웅덩이의 물고기들과 같다. 이 모습을 잘 보고서 나의 것을 떨치고 존재들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걸림 없이 행동하라”(『숫타니파타』 「동굴에 대한 경」, 전재성 역주, 2011, 394쪽)

수행자들이 갖추고 있어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은 ‘나의 것’이라는 소유욕으로부터의 자유와 그것에 기반한 걸림 없는 행동이다. 아마도 선방수좌를 비롯한 숨어있는 많은 수행자들은 이런 정신과 자세로 살고자 노력하는 분들일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수행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조계종 총무원이 오히려 각자의 토굴을 만들고 노후를 위한 돈을 축적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는 방향으로 종무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종단 집행부부터 ‘내 것’이라는 생각과 집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계율과는 먼 삶을 살고 있지 않은지 꼭 성찰해야만 하는 지점이다. 이번 범불교도대회와 이어지는 문화예술 한마당 ‘한바탕’이 그런 성찰의 극적인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동시에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분들까지 마음을 낼 수 있는 열린 시간과 공간이 될 수 있기를 함께 기원한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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