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전 <앙굿따라 니까야 Anguttara Nikāya>가 한국불교 최초로 완역됐다.
2006년 8월 제1권 출간으로 시작된 초기불전연구원(원장 대림스님)의 <앙굿따라 니까야> 한글완역본 제5권, 6권이 21일 출간됐다.
부처님의 최초기 가르침을 간직한 빠알리 경장 가운데 네 번째에 해당하는 <앙굿따라 니까야>는 부처님이 남기신 가르침을 주제의 숫자별로 모아 집결한 것으로 그 숫자에 따라 ‘하나의 모음’부터 ‘열하나의 모음’까지 전체 11개의 모음으로 구성돼 있다.
2004년 4월에 <청정도론> 3권을 완역 출간한지 2년 만에 <앙굿따라 니까야>를 완역한 대림스님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앙굿따라 니까야 주석서(AA)>를 참조해 상좌부의 전통 견해를 계승하여 각권 평균 450개의 방대한 주석을 달았다. 또 <앙굿따라 니까야>의 이해를 돕고 각 모음에서 관심을 가져야할 경들을 소개한 각 30쪽에 달하는 각권 해제도 달았다.
PTS(Pali Text Society 팔리 텍스트 소사이어티)본을 모본으로 미안마 6차 결집본을 참고해서 번역한 <앙굿따라 니까야>의 한글완역은 전 세계적으로 1917년 독일어, 1932년 영어, 1935년 일어 완역 이후 7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범어원전에 대한 한국불교의 이해수준을 드러낸 좋은 보기가 될 것이다.
하루 8시간 이상을 번역작업에 매진했다는 대림스님은 “완역 후, 홀가분하고 뿌듯함도 있지만 두려움도 있다. 부처님 뜻에 맞게 번역해야 하는데 제대로 한 것인지, 통찰지(반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작업을 마친 소회를 토로했다.
“번역 작업보다 주석서들을 검증, 확인해 부처님 말씀을 정확하게 옮기는 지를 확인하는 데 훨씬 시간과 많은 노력이 들었다”는 대림스님은 “아는 단어라도 머리 속의 개념으로 단순히 옮기면 오역이 생기게 돼 반드시 사전과 주석서들을 확인해야 한다”고 번역작업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또 번역은 “강한 집중을 요구하는 작업”으로 “전화 통화조차 제한할 정도로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작업에 몰입했다”고 말했다.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인 각묵스님은 “번역은 단어와의 싸움”이라며 “초기불전연구원은 <청정도론>과 <아비담마 길라잡이(아비담맛타 상가하 역해)> 번역작업을 통해 팔리어 어휘를 나름대로 정리해, 일관된 용어를 사용할 수 있어 그나마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불전연구원은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초기경전을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앙굿따라 니까야>의 2,300여 개의 경들 중 150개 정도의 중요한 경들을 가려 뽑아 <가려 뽑은 앙굿따라 니까야>를 2008년 1월 출간 예정이다.
부처님의 원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빠알리 삼장의 한글완역을 발원하여 설립된 초기불전연구원은 <앙굿따라 니까야>를 완역함으로서 2006년 완역한 <디가 니가야>에 이어 두 개의 이까야를 완역했다. 연구원은 내년 10월 각묵스님이 <상윳따 니까야>를, 2009년 <맛지마 니까야>를 대림 스님이 번역 출간해 2009년까지 4부 니까야를 모두 완역할 계획이다.
각묵스님은 초기경전의 한글완역 작업이 “번역이 자주불교로 가는 길”이고 “우리의 언어 문자로 된 경전, 통일된 경전이 나와야 대중들이 부처님 말씀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초기불전연구원은 <앙굿따라 니까야 완역출간 봉헌법회>를 동안거 해제 후인 2008월 3월초에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