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공존 인도 땅에 나투신 붓다
다양성 공존 인도 땅에 나투신 붓다
  • 이석만
  • 승인 2018.03.1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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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불교란 무엇인가- 제3강 언어의 다양성과 힌두문화의 형성
인더스 강 유역의 하랍빠(Harappā) 유적(마성 스님 제공)

인도의 자연환경이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를 뿐만 아니라 인종과 언어도 매우 다양하다. 특히 인도의 언어는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언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도의 언어에 대한 전모를 파악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도에서 1961년 시행된 국세 조사에 의하면 인도에서 ‘모국어’로 보고된 언어가 1,652종에 이른다고 한다. 이 가운데는 기본적으로는 같은 언어이지만 부족에 따라 명칭이 다른 것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정리해보면 방언을 포함하여 826종의 언어가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1971년의 조사에서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는 언어는 33종이 있고, 5천명 이상의 언어는 281종을 헤아린다. 이 가운데서 14개 언어는 헌법에 의해서 ‘특히 발전․보급시켜야 할’ 언어로 되어 있다. 이것들을 사용 인구가 많은 순서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①힌디어(Hindi), ②텔루구어(Telugu), ③벵골어(Bengali), ④마라타어(Marathi), ⑤타밀어(Tamil), ⑥우루두어(Urdu), ⑦구자라트어(Gujarati), ⑧칸나다어(Kannada), ⑨말라얄람어(Malayalam), ⑩오리야어(Oriya), ⑪펀자브어(Panjabi, Punjabi), ⑫아삼어(Assam), ⑬카슈미르어(Kashmiri), ⑭산스크리트어(Sanskrit) 순이다.

14개 언어 중에서 ①힌디어(Hindi)는 인도유럽어족의 인도이란어파에 속하는 언어로, 영어와 함께 1965년 1월 26일 이후로 인도의 공용어이다. 힌디어는 데바나가리 문자로 쓰인다. 많은 언어학자들은 힌디어와 우루두어를 같은 언어로 간주한다. 그러나 힌디와 우루두어의 근본적인 차이는 힌디가 산스크리트어에서 기원한 단어들을 차용해서 쓰는 데 비해 우르두어는 페르시아어와 아랍어 어휘를 많이 빌려다 쓰며, 힌디어가 데바나가리로 쓰일 때 우르두어는 아랍 문자의 변형된 형태를 쓴다는 점이다.

②텔루구어(Telugu)는 인도의 안드라프라데시주(州)와 타밀나두주(州) 북부 일대에서 쓰이는 언어이다. 인도의 안드라프라데시주의 공용어이다. 드라비다어족에 속한다. ③벵골어(Bengali)는 방글라데시와 인도의 트리푸라주, 서벵골주의 공용어이다. 벵골 문자로 표기된다. ④마라타어(Marathi)는 인도의 마하라스트라주의 공용어이다.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며 데바나가리 문자를 사용한다. ⑤타밀어(Tamil)는 드라비다어족에 속하는 고전 언어이다. 공용어로 쓰는 국가는 인도의 타밀나두주와 스리랑카, 싱가포르 등이다. 그 외에도 말레이시아, 모리셔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⑭산스크리트어(Sanskrit)는 인도의 옛 언어로,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의 경전이 이 언어로 기록되어 있다. 한자 문화권에서는 범어(梵語, 브라만에서 왔음)라고도 한다. 지금은 산스크리트어를 기록하는 데에 데바나가리 문자를 쓰지만, 예전에는 나가리, 그란타, 샤라다, 모디 등 여러 가지 문자가 쓰였다.

특히 산스크리트어는 고대로부터 문학과 사상을 담당해 온 문장어인데, 그래도 2,544명이 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인도 문화의 담당자라는 뜻에서 인도 정부는 이 산스크리트어를 ‘특히 발전․보급시켜야 할’ 언어 속에 포함시키고 있다. 현재 인도에는 21개 주가 있는데, 이는 대체로 언어 지역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그러나 비하르(Bihar)주나 라자스탄(Rājasthān)주와 같이 일반적으로는 힌디어가 통용이 되고, 그 지역의 고유 언어는 위에서 언급한 공용어로 인정되지 않고 있는 것도 존재한다. 반면에 우루두어나 산스크리트어와 같이 특정의 주를 가리지 않는 언어도 있지만, 이들을 제외하면 12개 언어가 이른바 공용어로서 통용되고 있다.

이러한 인도의 언어는 크게 몇 가지 계통으로 분류할 수 있다. 즉 인도-유럽어족의 인도-아리야어계가 있고, 주로 남인도에서 통용되는 드라비다어계가 있으며, 이 밖에 티베트-버마어계와 호주-아시아어계가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인종과 어계(語系)를 같이 보려고 했다. 하지만 현재의 문화인류학이나 언어학에서 보여주고 있는 주목할 만한 성과는 어계와 인종이 꼭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즉 인종적으로 같은 집단이라 할지라도 단일한 어계(語系)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고 여러 어계의 다양한 종류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아무튼 인도의 언어는 종족과 분리할 수 없는 어떤 깊은 관계가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와 같이 광대한 인도의 자연 환경 속에서 다양한 종족에 의해 그들만의 독특한 인도 문화, 즉 힌두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힌두문화는 오랜 세월동안 여러 종족들에 의해 형성된 각양각색의 문화가 하나로 어우러진 혼합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아리야(Ārya)인들이 힌두쿠쉬 산맥을 넘어 인도에 침입한 것은 기원전 1,500년경이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이미 인도에는 선주민족(先住民族)이 거주하고 있었다. 그들이 바로 ‘인더스 문명(Indus civilization)’을 이룩한 비 아리야계로 알려진 드라비다(Draviḍa)인(人)이었다. 이들이 이룩했던 인더스 문명은 인더스 강 유역의 모헨조다로(Mohenjodaro)나 하랍빠(Harappā) 등의 유적 발굴에 의해 그 실체가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드라비다인보다 먼저 인도에 들어온 종족들도 있었다고 한다. 인도에는 일찍이 네그로이드(Negroid)인이 거주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들은 아프리카에서 이란 연안을 거쳐 남인도 및 서인도에 정착했다. 그들은 곧 북인도에도 나아갔으며, 후에는 안다만 제도(Andaman Is.)에서 말레이(Malay) 방향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이들은 후세의 인도 문화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그 후에 이주해 온 사람들은 호주-아시아계(Austro-Asia)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현대 중인도의 콜(Kol)족과 문다(Muṇḍa)족, 아삼의 카시(Khasī)족의 조상이라고 한다. 또한 벵갈(Bengal)에서 비하르(Bihar)에 이르는 지방에 거주하는 산탈(Santal)족도 마찬가지이다. 미얀마와 타일랜드의 몬(Mon)족, 캄보디아의 크메르(Khemer)족도 동일한 계통에 속한다. 그들은 당시 전 인도에 유포되어 있었으며, 그 후 인도 문화의 여러 형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시 그 후에 유입된 사람들이 바로 드라비다(Draviḍa)인이었다. 그들은 지중해 지역 및 소아시아 방면에서 이주해왔다고 하며, 현대의 남인도 사람들은 주로 이 계통에 속한다. 드라비다계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총인구의 20퍼센트가 넘는다. 이외에 현재의 벵갈(Bengal) 지방에서 비하르(Bihar), 오릿사(Orissa) 일대에는 티베트․버마어 계통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이와 같이 인도에는 여러 이민족(異民族)들이 들어와 자기 나름대로의 고유한 문화를 형성해나갔다. 하지만 인도의 문화는 대체로 바라문 문화가 과거 3천 년 동안 그 중심을 이루었다. 이러한 바라문 문화를 형성한 주체는 바로 아리야(Ārya)인들이었다. 이 민족은 피부가 희고 금발이며 코가 높은 것이 특색이다. 민족학이나 비교언어학적 입장에서 보면 이란인, 희랍인, 로마인, 게르만 인들과 역사적으로 관련이 깊다. 이들이 인도 아대륙(亞大陸)에 침입해온 시기는 대략 기원전 15세기 이후라고 한다. 그들은 먼저 서북인도의 빤잡(Pañjāb, 五河) 지방으로 침입했다. 빤잡은 지금의 파키스탄에 해당된다. 이곳에는 인더스 강을 이루는 다섯 지류가 있다. 빤잡은 이와 같은 다섯 갈래의 물의 흐름(pañca ap)이라는 명칭에서 비롯되었다. 보통 오하(五河) 지방으로 불리는 이곳에 아리야인이 침입하여 원주민을 무력으로 정복했다. 그리고 그들은 점차 동진(東進)하여 북인도의 중앙으로 확장해 나갔다. 물론 단일 민족이 한 차례 침입한 것이 아니라, 여러 집단이 파상적으로 이 지방으로 침범해 들어왔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서북인도에 침입한 아리야인은 인더스 강 상류의 빤잡 지방에 정착하여 리그베다(Ṛgveda)를 중심으로 하는 종교를 탄생시켰다. 시기는 대략 기원전 1,200년경이다. 이것은 주로 천공(天空)․비․바람․우뢰 및 기타 자연계의 힘을 신으로 숭배하는 다신교(多神敎)였다. 그 후 기원전 1,000년경부터 아리야인은 다시 동쪽으로 진출하여 야무나(Yamunā)강과 갠지스(Gaṅgā)강 중간에 위치한 비옥한 땅을 차지하여 문화의 꽃을 피웠다. 이 땅은 토질이 매우 비옥해서 항상 풍성한 결실을 거둘 수 있었고, 외부에서 침입해 들어오는 외적도 없어서 태평한 가운데 풍요로운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후세의 인도 문화의 특징을 이루는 갖가지 제도는 대개 이 시대(대략 B.C. 1,000-500)에 확립되었다.

이 시대에 아리야인은 여러 부족으로 나뉘어 농경과 목축을 위주로 한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상공업도 상당히 발달했다. 그러나 대도시는 아직 성립되어 있지 않았다. 직업의 분화도 이루어져 신을 제사 지내는 제식을 담당하는 사제계급인 브라흐마나(Brāhmaṇa, 婆羅門), 군대를 통솔하고 정치를 담당하는 왕족계급인 크샤트리야(Kṣatriya, 刹帝利), 그 밑에서 농경․목축․상업․수공업 등에 종사하는 서민계급인 바이샤(Vaiśya, 毘舍), 위의 세 계급에 봉사하는 것이 의무로 부여된 노예계급인 슈드라(Śūdra, 首陀羅)라는 사성(四姓, varṇa)의 구별도 이 시대에 확립되었다. 이것이 나중에 여러 갈래로 복잡하게 분화된 카스트(Caste) 제도의 모태가 되는 것이다.

한편 정치적으로는 아리야인들이 발전함에 따라 부족 간의 대립이나 통합이 생기고, 점차 군소 부족이 통합되어 독재권을 가진 라잔(Rājan, 王)을 지도자로 받드는 왕국으로 발전해갔다. 그리고 아리야인의 문화와 토착민의 문화가 접촉하는 과정에서 상호 융합과 변용 작용을 거쳐 정착된 것이 곧 힌두교 혹은 힌두문화이다. 초기의 힌두문화는 바라문 문화라고 할 요소가 많았지만, 이는 결코 정체적․고정적으로 파악되어서는 안 된다. 아리야인의 생활 문화가 표면화되면서도 내면으로는 아리야인과 원주민의 인종적․문화적 혼혈이 착실히 진행되어 갔던 것이다. 경제적․사회면으로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으며, 점차 기원전 6-5세기의 소위 인도고대사의 격동기로 이어져갔다.

요컨대 인도는 자연 환경과 민족, 그리고 종교와 언어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사실 “한 국가 내에서 이처럼 많은 수의 언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리하여 민족이 다르고 자연이 다르며, 이에 덧붙여 언어도 다른 것이다. 인도라는 광대한 지역에는 사막도 있고 기름진 평야도 있다. 산악 지대가 있는가 하면 고원도 있다. 이러한 자연 조건의 차이에 따라서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다르고 생활 문화도 다르다. 실제로 인도에 가보면 사람들의 용모나 체격 또는 의복이나 식생활, 그리고 생활 풍습 등이 지방에 따라 커다란 차이가 난다는 것을 누구든지 쉽게 알아차릴 수가 있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도의 다양성과 그 위에서 그 다양성을 포괄하면서 하나의 통일체를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인도라는 세계인 것이다.” 인도의 특징을 잘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나라, 인도에서 기원전 6세기경 ‘석가모니 붓다(Sakyamuni Buddha, 釋迦牟尼佛)’께서 탄생했다.

 / 마성 스님 철학박사․ 팔리문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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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렙=이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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