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군종영화 ‘마뉴샤’ 시사회가 군종교구장 일면스님을 비롯해 군과 영화 관계자 등이 참석해 17일 오후 4시 수도기계화사단에서 열렸다.
국방부 군종정책팀은 1년에 한편씩 각 종교가 번갈아 가며 군종영화를 제작한다. 올해부터 외부수주제작방식으로 전환해 제작한 인도어로 인간이란 의미의 ‘마뉴샤’는 1억 8천 5백만 원의 예산으로 6개월 동안 진행됐다.
제작지원한 세 부대 가운데 가장 많은 분량을 촬영한 수기사에서 진행된 시사회는 제작사 한울미디어대표의 부대 기여금 전달, 이익수 법사 이형일 중사 등 유공자 사단장 표창, 관계자 기념촬영, 영화 관람 등으로 이어졌다. 매일 아침 관사에서 108배를 올리는 독실한 불자라는 수기사 사단장 이윤배 소장(육사 35기)은 기념촬영에서 이등병들을 따로 챙기는 자상함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따뜻한 분위기로 진행된 행사와 달리 영화는 실망스러웠다.
대규모 훈련신은 촬영이나 편집은 좋다. 지미짚 등을 이용해 잡은 전체화면과 헬기와 전차의 움직임을 교차편집한 장면은 상업영화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스토리는 너무나 진부하다.
어린 시절 누이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그것도 어릴 때 헤어진 형제가 고향마을 부대에 사병과 장교로 부속돼 다시 만나 대립하다 맥없이 갈등이 해소되는 이야기는 별로 설득력이 없다. 러닝타임 60%가 지나도록 변죽만 울리는 구성도 보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영화는 특히 의도를 가진 홍보영화는 재미있어야 한다. 기술적인 면이 아무리 뛰어나도 내러티브가 받쳐주지 않으면 허술할 수밖에 없다.
세 종교가 해마다 번갈아 작업을 하는 군종영화는 결국 세 종교의 문화 감수성과 수준을 보여준다. 병사들이 선호하는 배우를 섭외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그보다 먼저 이야기꺼리부터 마련하자. 시나리오 작업을 불교계 내부에서 하지 못하고 제작사에서 하는 바람에 좋은 꺼리들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이익수 법사의 아쉬움이 다음 불교 군종영화 제작 때는 해소됐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