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아시안 컵에서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동남아시아 최초로 결승에 진출시키며 '베트남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박항서 감독.
뉴스렙이 지난 11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박 감독을 만나 인생 역경부터 가치관, 리더쉽까지 진솔한 대화를 나눠봤다.
기자) 박 감독, 만나서 반갑다. 독자들이 잘 알겠지만, 먼저 박 감독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박 감독은 스타 선수 출신에서 코치, 감독까지 거치면서 대단한 경력을 쌓았는데?
박항서 감독(이하 박 감독) - 1981년 제일은행 축구단에 입단했고, 1985년에는 리그 베스트 11에도 속했었다. 1988년에 현역선수에서 은퇴하게 됐다.
은퇴 후에는 트레이너와 코치를 거쳤고 2002년에는 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게 됐다.
편집자 주) 박 감독은 한일월드컵에서 성과를 얻어내는데 기여했고 K리그에서도 여러 팀에서 감독을 역임하며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기자) '베트남의 히딩크', '쌀딩크'라는 별명도 있다. 그만큼 박 감독과 히딩크 감독을 겹쳐 보는 시선이 있는 것 같은데?
박 감독) - 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면서 팀의 융합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한다.
2002년은 제게 최고로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이번 U-23 토너먼트에서도 히딩크 감독 생각이 많이 나곤했다.
히딩크 감독은 여전히 존경하는 인물이고 그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와 저를 비교하는 것은 과하지 않을까 싶지만, 제가 갖고 있는 능력껏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편집자 주) "성인 축구 대표팀을 맡았을 때 절대 선수를 만들어 쓸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있는 선수를 활용하고 팀 전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 박 감독이 히딩크 감독에게서 받은 조언.
그 조언처럼 ‘성인 팀에서는 선수보다는 팀, 조직력 강화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새겨들었다. 실제로 이번에도 베트남 팀을 운영하면서 장단기적인 차원에서 전술, 체력, 기술 훈련을 짜야 했다.
기자) 베트남 감독을 맡기 전에 부담감은 없었나?
박 감독) 새로운 도전을 바라고 있었다. ‘도전정신’을 내세우며 베트남으로 눈을 돌렸다. 베트남 축구협회가 내게 접촉한 이유는 내가 가진 풍부한 경험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자) 베트남 축구를 바라보면서 어떤 점이 가장 흥미로웠나?
박 감독) '베트남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단결심과 자긍심, 불굴의 의지 등 멘탈(정신적인 능력)이 대단하다. 그러나 선수들이 가진 정신적 능력을 더 이끌어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수들의 ‘베트남 정신’을 이끌어 내기 위한 목표의식을 주려 노력했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너는 왼발 능력이 뛰어나니 왼발 위주로 더욱 기술을 향상시켜라", "이러한 체력 운동을 하면 풀타임 경기를 뛸 수 있다" 등의 목표를 주니 정말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기자) 베트남 정신에 대해 더 자세히 듣고 싶다.
박 감독) 그들에게 다소 먼 목표를 주게 되면 명확하지 못해 그들의 능력을 증폭시킬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짧고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훈련 목표를 훈련을 이해하고,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자신감을 갖게 됐다.
- 인터뷰는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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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렙=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