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산 옥천사와 비슬산 옥천사
연화산 옥천사와 비슬산 옥천사
  • 김규순
  • 승인 2018.05.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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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순의 풍수이야기
▲ 옥천사 대웅전

고성 연화산에 천년고찰 옥천사가 있는데, 676년(문무왕 37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옥천사라는 이름은 맑은 샘물이 끊임없이 솟아나는 옥천(玉泉)에 기인한다. 영험하다고 손문이 자자한 샘물이다. 기도할 때 정수로 안성맞춤이다. 대웅전과 자방루가 마주하여 만든 사찰공간이 아늑하고 평화롭다. 주위의 봉오리들이 연꽃잎처럼 절을 감싸고 있는 연화반개형 명당이다. 연꽃이 반쯤 핀 형국이라는 의미이다.

삼국유사에 화엄십찰(華嚴十刹)을 기록하면서 ‘비슬산 옥천사’라고 적혀있다. ‘비슬산옥천사’가 고성 연화산 옥천사라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는 일단 사찰명이 동일하고 연화산이 옛날에는 비슬산으로 불렀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심증이 있음에도 연화산이 곧 비슬산이라는 문헌기록이 없어서 화엄십찰 여부를 공인받지 못하고 있다.

▲ 자방루

화엄십찰은 화엄사상에 의해 지어진 10개의 사찰을 말한다. 태백산 부석사, 원주 비마라사, 가야 해인사, 비슬 옥천사, 금정 범어사, 남악 화엄사가 <삼국유사>에 기록된 화엄십찰이다. 이 중에 의상대사께서 창건하신 절은 부석사・범어사・옥천사이고 이 외에 낙산사와 불영사 그리고 용천사가 있다. 사람은 각 자 자기의 우주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의상대사께서는 불교관과 정토관이 있었을 것이다. 그의 정토관과 우주관이 무엇인지는 정확히는 몰라도 그가 창건한 사찰의 지리적 입지와 공간배치에 녹아 있을 것이라는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가 창건한 사찰에 서보면 사찰공간에서 만나는 공통된 점이 있다. 범어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둘러보면 산 봉우리들이 사찰을 둘러싸고 있다. 낙산사도 그렇고, 불영사도 그렇고, 옥천사도 비슷한 지형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선호하는 공간구조나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다. 공간은 선택되어지는 것이다. 의상대사의 불교관과 정토관 그리고 우주관이 담긴 사찰은 공통된 지형적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관점을 용인한다면 화엄십찰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군형공간을 이루는 사찰 배치

지형적 특징 외에도 화엄십찰의 건물배치의 특징도 있다. 산의 능선과 대웅전을 축선으로 하여 대웅전 앞에는 누각이 세워져 있고 좌우에는 요사채가 배치되어 있어서 앞마당을 정방형으로 반듯하게 만들고 있다. 질서 정연하고 위계질서가 있으며 좌우 균형 잡힌 배치는 화엄사상을 나타내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연화산 옥천사도 팔공산 인각사처럼 절터를 발굴조사해보면 좋겠다. 혹시 비슬산 옥천사라고 적힌 기와장이 나올지도 모르지 않는가.

▲ 옥천사 두꺼비
▲ 옥천사 옥천(옥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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