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자비 실천하는 통일보살이 되겠습니다”
“부처님 자비 실천하는 통일보살이 되겠습니다”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8.05.2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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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62년 봉축법요식 전국 사찰서 일제히 봉행22일 서울 조계사, ‘3년 만에 남북공동발원문’ 봉독
▲ 불기2562년 봉축법요식.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사찰에서 22일 봉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은 3년 만에 남북불교도동시법회로 봉행됐다. 법요식에는 조계종 종정 진제 대종사를 비롯한 원로회의 의장 세민 스님, 설정 총무원장,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하승창 청와대불자회장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일감 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조계사 봉축 법요식은 도량결계의식에 이어 원로의장 세민 스님과 설정 총무원장의 관불과 다문화가정 어린이와 조계사어린이법회 어린이 마정수기, 헌화,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의 축원이 이어졌다. 육법공양과 헌화에 이어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봉축사,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 종정 진제 대종사의 법어, 남북 공동발원문 낭독, 찬불가 봉송이 이어졌다. 우리 국악의 장엄함으로 전통을 강조했던 이전 봉축법요식과는 달리 어린이합창단과 현대적인 연주로 법요식이 진행됐다.

제주4·3 희생자 유족회장·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노조 등 헌화

이날 봉축법요식에는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와 양윤경 제주4·3 희생자 유족회장, 김승하 KTX해고여승무원노조지부장, 정미정 KTX해고여승무원노조조합원, 차헌호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노조 지회장, 오수일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노조 조합원, 이종걸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동집행위원장 등이 남북 화해와 소외된 이웃과 사회적 약자들을 대표해 헌화했다.

설정 원장은 봉축사를 통해 “우리 본래 마음속에 갖추고 있는 참 생명을 믿고 실천하는 것이 유일한 해탈의 삶이며 열반의 길”이라며 “부처님오신 날은 이런 가르침을 깊이 새기는 날이며, 지혜와 자비가 구족한 청정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서원하는 날”이라고 했다.

이어 “지혜와 자비의 정신으로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세상의 평화를 주도하는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탐욕과 무지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욕망이 충족되는 미래가 아니라 청빈과 자족의 미래를 그려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열어나갈 상생의 세상”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 "파사현정·자비행은 민주주의 발전 원동력"

문재인 대통령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하메시지를 통해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올바름을 실천하는 파사현정 정신과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자비행은 우리 사회를 성숙시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다”며 “오늘 한반도의 화합과 협력 평화가 실현되어 가고 있는 것도 부처님 자비의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타종과 예불로 간절히 기도해 주신 불자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봉축법요식이 열리는 지금 저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있을 것”이라며 “평화와 번영으로 새로운 한반도를 위해 빈자일등의 마음으로 축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 대종사는 봉축법어를 통해 “모든 불자들이 연등을 밝혀 부처님을 맞이하는 이 수승한 인연으로 지구상의 모든 이웃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며, 동체대비의 대승보살도가 국민통합으로 회향하는 공덕이 될 것”이라고 했다.

▲ 엄현성 해군참모총장과 국악인 김영임 씨와 산악인 엄홍길 씨, 김춘순 국회 예산정책처장, 평창 은메달리스트인 이상호 스노보드 선수 등 4명이 불자대상을 수상했다.

진제 종정 "갈등·불신 없애고, 민족 동질성 회복" 강조

이어 “한반도에 70년 분단과 대치가 대화와 화해를 넘어 평화와 통일로 전환하는 시기가 도래했다”며 “불교는 1700년간 우리 민족정신문화의 근간인만큼, 우리 모두 참선수행으로 마음속에 있는 갈등과 불신을 없애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자”고 당부했다.

3년 만에 남북불교도공동발원문이 채택돼 봉독됐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4월 6일 신임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법타 스님은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조불련에 올해 ‘봉축 남북공동발원문’의 채택과 동시 발표를 제안했다. 이에 조선불교도연맹은 조계종에 강수린 조불련 위원장 명의로 남북공동발원문을 보내고 동시법회도 수락했지만, 조계종은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

남북불교도 "판문점 선언 적극 지지, 통일 보살 되겠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은 남북불교도 공동발원문을 통해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최대의 고통은 분열고”라며 “얼마 전 북과 남의 정상들이 분열의 상징 판문점에서 분열과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천명한 판문점선언을 채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결과 분열의 역사를 마감하고 이 땅에 평화의 새봄, 통일의 새 시대를 안아오기를 갈망해온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판문점선언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부처님께서는 자기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며 그 누구도 자기를 대신해 줄 수 없다고 하셨다”며 “우리 민족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은 북과 남이 함께 새로운 역사의 출발을 선포한 신호탄이며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역사적 리정표”라며 “이것은 부처님의 가르치심에도 전적으로 부합되는 것이다. 남북불교도들은 판문점선언을 민족공동의 통일강령, 자주통일의 법등으로 높이 들고 그 실천행에 용맹정진하겠다”고 발원하고 “통일보살”이 되기를 서원했다.

엄현성·김영임·엄홍길·이상호 ·불자대상 수상

이날 조계사 법요식에서는 '불자대상'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엄현성 해군참모총장과 국악인 김영임 씨와 산악인 엄홍길 씨, 김춘순 국회 예산정책처장, 평창 은메달리스트인 이상호 스노보드 선수 등 4명이 수상했다.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은 발원문을 통해 “세상의 힘들고 어두운 곳을 비추는 자비의 등불을 밝히겠다”며 “가족들과 이별한 이산가족의 반세기 세월이 더 이상 한민족 모두의 아픔으로 남지 않도록 한반도와 세계평화의 주인이 되어 세상을 향기롭게 만드는 불자가 되겠다”고 했다.

조계사 봉축법요식은 성악가 김재일 씨의 찬불가 공연에 맞춰 내외빈과 신도들의 헌화로 회향했다.

조계사 봉축법요식에는 6·13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참석해 불심 잡기에 나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구 동화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이정미 정의당 이정미 대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 조계사 법요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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