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충사 '고처사'를 아시나요?
표충사 '고처사'를 아시나요?
  • 김원행 기자
  • 승인 2018.05.21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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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 받은 장애고양이에게도 부처님 자비가 깃들길

'고처사'는 표충사에서 안거하는 길고양이 이름이다. 
'고처사' 묘적사항(猫的事項): 나이 3살 추정. 수컷. 왼쪽 뒷다리 잘림.

뒷다리를 잃은 길고양이가 '고처사' 내지는 '전생에 표충사 주지스님이었을 것'으로 불리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4개월 전(前). 절름거리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표충사 대웅전을 어슬렁거렸다.

겁 없는 길고양이는 주지스님 법석에 계속 앉았다. 법당보살이 주지스님 법석에 빈번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기겁을 했다. 법당보살이 놀랄 수 밖에 없었던 까닭은 예불하러 온 신도들이 길고양이의 돌발행동에 깜짝깜짝 놀라기 일쑤였기 때문이었다.

기겁도 잠시. 법당보살이 자세히 길고양이를 살펴보니 왼쪽 뒷다리가 없었다. 다리가 없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대웅전 주지스님 법석에 앉아 쉰다는 소식은 삽시간에 신도들에게 전해졌다. 소식을 들은 보명보살은 측은지심이 발동했다.

보명보살은 지극하게 고양이를 돌보기 시작했다. 길고양이는 조금씩 보명보살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이름까지 받는 행운을 얻었다. 부처님의 가피를 입으라고 '고처사(고양이 처사의 준말)'로 이름 지어졌다.

보명보살은 '고처사' 과거를 수소문한 끝에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어 신음하던 것을 표충사 아랫마을 노보살이 수술까지 시켜줬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러나 1차로 인간의 문명기기(자동차)에 의해 상처받은 고양이가 2차로 자신들의 집단에서까지 속칭 '따돌림(왕따)'을 당해 표충사로 자의반타의반으로 출가(?) 아닌 출가(?)를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왜 하필이면 대웅전 주지스님 법석에서 안식을 취하는가였다.

이에대해 보명보살은 "인간과 종족으로부터 버림 받은 길고양이가 쉴 곳은 부처님 품안 뿐이었을 것"이고 "주지스님 원력이 묻어 있는 법석이 더 없이 편하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표충사 보명보살과 신도들은 '고처사' 말고도 '쵸코'라는 유기견도 돌보고 있다. 유기견 쵸코는 쓰레기소각장에서 발견됐고, 나이는 1년 미만일 것으로 치상상태로 미뤄 추정됐다.

 버려진 '쵸코'를 씻기고 먹이고는 보명보살과 마음씨 착한 신도들이 한다.

 한편 표충사를 찾는 신도들은 '고처사'와 '쵸코'에게 부처님의 자비가 깃들어 다음 생에는 인간으로 태어나길 발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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