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에 편승한 불자대상 유감
시류에 편승한 불자대상 유감
  • 진흙속의연꽃
  • 승인 2018.05.2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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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속의연꽃] “평신도협의회가 선정하는 가톨릭대상과 비교돼”
▲ 불기2562(2018)년도 불자대상 시상식.ⓒ불교닷컴

2018년 조계종 불자대상 수상자가 결정됐습니다. 불기2562(2018)년불자대상에 엄현성(해군참모총장), 김영임(국악인), 엄홍길(산악인), 김춘순(국회예산정책처장), 이상호(스노보더)가선정됐습니다. 예상한대로입니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 불자대상 수상자 1순위는 늘 사성장군, 탤런트, 가수, 스포츠인, 공직자 등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명망가이었습니다.

불자대상 15년 리스트를 보니

조계종에서 불자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를 보면 “사회각계,각층 분야에서 대내외적으로 대한민국과불교의위상을널리알리고,부처님 가르침을생활속에서실천해온 불자를선정한다.”라고 합니다. 이름이 잘 알려 있거나 고위직에 있지 않으면 불자대상에 선정되기가 쉽지 않음을 말합니다. 2004년 불자대상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15년 동안 그랬습니다. 참고로 불자대상 리스트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상년도

수상자

직업

선정 내역

2004(1회)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학자

 

박세리

체육인

프로골프선수

2005(2회)

박영석

산악인

산악인

 

박지성

체육인

프로축구선수

 

김윤규

기업인

현대아산 부회장

2006(3회)

김용림

탤런트

탤런트

 

권영기

군인

육군 2군 사령관(육군대장)

2007(4회)

용태영

변호사

부처님오신날을 법정공휴제정기여

 

강부자

탤런트

탤런트

 

김병관

군인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육군대장)

2008(5회)

권익현

정치인

국회정각회 창립에 기여

 

김태영

군인

합참의장(육군대장)

 

고두심

탤런트

탤런트

2009(6회)

윤원호

신도회장

중앙신도회 부회장

 

임충빈

군인

육군참모총장(육군대장)

 

김태균

체육인

프로야구선수

2010(7회)

한준호

군인

천안함 실종자 수색도중 순직, 사망자수상

 

한혜숙

탤런트

탤런트

 

조용석

신도회장

2007년 대불련 중앙회장역임

2011(8회)

김혜옥

탤런트

탤런트

 

방귀희

문학인

불자장애인, 문예지 솟대문학

 

이기흥

체육인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선수단장

 

이수근

개그맨

개그맨

 

김상기

군인

육군참모총장(육군대장)

 

앙드레김

디자이너

패션디자이너, 사망자수상

2012(9회)

민병덕

은행장

국민은행 은행장

 

장미화

가수

가수

2013(10회)

박범훈

교수

중앙대학교 총장

 

김의정

신도회장

중앙신도회장(제23, 24회)

 

대불련

단체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

2014(11회)

김동건

언론인

조계종 화쟁위원회 부위원장

 

랭카스터

학자

루이스 랭카스터, 외국인, 불교학자

 

선우용여

탤런트

탤런트

2015(12회)

정연만

공무원

환경부 차관, 공무원불자연합회 부회장

 

김현집

군인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 사령관(육군대장)

 

구본일

사장

BTN(불교TV)사장

2016(13회)

허영범

공무원

경찰관불자연합회장

 

남상일

국악인

국악계(국악계 아이돌)

 

양학선

체육인

체육인, 체조국가대표(도마의 신)

2017(14회)

안동일

변호사

변호사, 조계종의 법률고문

 

정상석

시인

시인, 뇌병변으로 인한 중증장애인

 

금나나

방송인

미스코리아 출신,

 

이용대

체육인

체육인, 배드민턴 국가대표

2018(15회)

엄현성

군인

현해군참모총장(해군대장)

 

김영임

국악인

국악인

 

엄홍길

산악인

산악인

 

김춘순

공무원

국회예산정책처장

 

이상호

체육인

체육인, 스노보더, 평창올림픽대표

불자대상이 최초로 시상된 것은 2004년의 일입니다. 그때 당시 줄기세포로 유명했던 황우석박사가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나 황우석 박사는 수상 다음해 2005년 MBC 피디수첩의 줄기세포논문조작 의혹 보도에 따라 모든 공직에서 사퇴했습니다. 불자대상이 처음부터 시류에 편승한 수상자 결정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순위 후보자가 되려면

불자대상 수상자 면면을 보면 우리나라 유명인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불자 탤런트나 불자체육인, 불자 사성장군이면 후보 1순위에 해당된다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그래서일까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탤런트, 가수, 산악인, 체육인, 개그맨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시류에 편승한 후보자가 선정되다 보니 물의도 많았습니다. 기업인 수상자(2005년 수상자)는 대북송금관련 사건으로 감옥에 간 바 있습니다. 개그맨 수상자(2011년 수상자)는 불법도박혐의로 징역을 산 바 있습니다. 사성장군 출신수상자(2007년 수상자)는 무기중개업 경력으로 국방방관후보자에서 낙마된 바 있습니다.

수상자 중에는 사망한 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으로 순직한 한준호 준위(2010년 수상자)가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앙드레 김(2011년 수상자) 역시 사망했음에도 수상자로 선정되어 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또 단체 수상자도 있습니다. 대불련이 2013년 수상했는데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습니다.

2004년 이래 2018년까지 지난 15년간 수상자는 모두 48명입니다. 48명의 면면을 보면 그때그때 시류에 편승된 수상자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성장군, 탤런트 등 고위직과 명망가가 아니면 불자대상이 될 수 없음을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이런 태도는 가톨릭대상 수상자와 매우 비교됩니다.

▲ 조계사 일주문 장엄물.ⓒ불교닷컴

가톨릭대상과 비교해 보면

가톨릭에서도 해마다 가톨릭대상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그런데 조계종의 불자대상과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조계종의 경우 선정기준은 ‘1)불법홍포, 2)한국불교 위상제고, 3)불자 자긍심 고취, 4)종단 발전과 홍보, 4)국가 및 사회발전에 기여한 불자’입니다. 그래서일까 사성장군, 연예인, 체육인 등 명망가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가톨릭대상의 경우 선정기준이 다릅니다.

가톨릭의 경우 “가톨릭대상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이웃과 세상을 위해 묵묵히 헌신, 봉사하여 공동선 증진에 크게 이바지한 개인이나 단체를 가려 뽑아 격려하고 시상하는 제도입니다.”라고 선언한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매년 선정되는 가톨릭 대상자 수상자 면면을 보면 명망가들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그 대신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묵묵히 자신의 할 바를 다하는 자가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17년 제34회 가톨릭 대상 수상자는 안여일(데레사, 수원교구 별양동본당, 77)씨와 윤경일(아우구스티노, 59)씨 입니다.

가톨릭에서 명망가가 보이지 않는 것은 수상자를 선정하는 주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조계종의 경우 불자대상 선정위원장이 총무원장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명망가 위주의 후보자 또는 시류에 편승된 후보자가 선정되기 쉽습니다. 반면 가톨릭의 경우 ‘평신도협의회’가 선정주관자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장 낮은 자세로 봉사하는 이름 없는 후보자가 선정됩니다.

시류에 편승하는 것 아닌가

불자대상은 재가불자들이 받는 상입니다. 스님들이 받는 상도 있습니다. 포교대상이라 합니다. 재가에서는 불자대상, 출가에서는 포교대상이 가장 큰 상입니다. 그런데 두 상 모두 스님들이 심사합니다. 불자대상 선정위원장은 총무원장이고 포교대상 선정위원장은 포교원장입니다. 특히 종단의 고위직 스님들이 위원장이다 보니 불자대상의 경우 시류에 편승한 수상자가 선정되기 쉽고, 포교대상의 경우 종단 고위직 스님들이 선정되기 쉽습니다. 역대 불자대상과 포교대상 수상자 면면이 이를 증명합니다.

미모의 불자대상 수상자가 있습니다. 불교신문에 따르면 수상이유에 대하여 “OOO 씨는 각종 언론 인터뷰, 강연, 저서 등을 통해 불자임을 자랑스럽게 밝히는 한편 부처님의 가르침을 대중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하고 있다.”(2017-04-21)라고 보도 했습니다. 불자임을 자랑스럽게 밝히는 것도 수상요인이 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하여 평신도협의회에서 선정하는 가톨릭대상 수상자의 경우, 가톨릭 평화신문에 따르면 “ ‘사랑 부문’ 수상자 안여일 씨는 과거 암 투병 중에도 자신보다 더 큰 아픔 속에 죽음을 준비하는 호스피스 병동 환자들을 물심양면 돌봤다. 본당 연령회장을 역임하면서도 노숙인과 무연고자들의 장례를 손수 도와주는 등 30년간 죽음을 앞둔 이들에게 묵묵히 따뜻한 온정을 베풀었다.”(2017-12-17)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불자대상과 가톨릭대상을 비교하면 극명하게 차이가 납니다. 조계종의 경우 원칙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망자 수상자가 있는가 하면 단체 수상자도 보이고 무려 여섯 명이 받을 때도 있습니다. 이에 반하여 가톨릭의 경우 ‘사랑’ ‘문화’ ‘정의평화’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수상합니다.

조계종에서 불자대상은 이름 있는 명망가들이 받는 상이고, 가톨릭대상은 이름 없이 가장 낮은 자리에서 봉사하는 자들이 받는 상인 것 같습니다. 이런 차이가 두 종교를 대하는 세상사람들의 눈에도 그대로 비추어질 것입니다. 불자대상 수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우리사회에서 이름을 날린 불자들입니다. 자랑스런 불자들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시류에 편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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