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화암사의 대웅전 방향과 풍수
금강산 화암사의 대웅전 방향과 풍수
  • 김규순
  • 승인 2018.07.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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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132.
▲ 수바위가 있는 남동방을 기준으로 하면 대웅전의 위치가 치우쳐 보인다. 풍수지형으로만 판단한다면 남동향이 맞다.

고성의 신선봉 아래 진표율사가 창건했다는 금강산 화암사가 있다. 금강산 일만이천봉 중에 휴전선 남쪽에는 두 손에 꼽을 정도로만 금강산 봉우리가 있는데 가장 남쪽에 있는 봉우리가 상봉인데 그 아래에 금강산 화암사가 있다.

화암사의 지형과 풍수를 살펴보자면,

일반적으로 사찰의 대웅전은 능선을 올라타는데, 금강산 화암사의 지형을 보면 상봉에서 이어진 능선 옆구리에 위치하고 있다. 더 정확하게는 가지에 의지하고 있다. 가지란 용이라고 할 수 없고 능선이 방향을 선회할 때 나타나는 지형으로 용과 구분하는 풍수용어이다. 일반적으로는 산기슭이라고 표현하는데 전체적으로 협소하여 사찰 터로써 뛰어난 곳은 아니다. 좌청룡・우백호가 가지런하고 우백호에 수바위가 뛰어난 모습으로 우뚝서 있으나 안산이 없는 지형이라 아쉽다. 우백호에 있는 수바위는 고승들이 수행하던 곳으로 유명하다.

▲ 마당 중앙 탑을 바라보는 방향은 동해가 보인다. 우측에 수바위가 보인다.

풍수에서는 안산을 중요시하므로 혹자는 안산이 없는 방향으로 대웅전이 놓여 있어서  ‘대웅전의 방향이 잘못 놓여진 것이 아닌가’ 이야기 한다. 풍수지형의 주산 능선이 북서방에서 오고, 안산격 수바위가 남동방에 있으므로 건좌손향 즉 남동향이 맞을 수도 있다. 절에서는 지형에 따라 방향을 정하는 경우는 드물고 주불(主佛)에 따라 방향을 정한다. 아미타불은 동향을 하고 석가모니불은 남향으로 모신다. 축서사의 비로자나불, 마곡사의 비로자나불도 동향을 하고 있다. 근데 진표율사는 미륵불을 모시는 고승으로 금강산 화암사를 창건하셨다. 근데 미륵불은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다. 논산관촉사의 은진미륵은 남동방을 보고 있고, 충주 미륵대원의 미륵불은 북향으로 놓여 있다.

▲ 산은 정신을 관장한다고 헸다. 대웅전의 좌측에서 능선이 연결되므로 정작 후면은 허하게 보인다.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진표율사가 금산사를 지을 때 용왕이 팔만권속을 데리고 나타나서 며칠 만에 절을 지어주었다고 했다. 진표율사가 명주지방에 거할 때 큰 흉년이 들어 사람들이 굶주렸는데, 율사께서 계법을 설하니 사람들이 공경을 다하자마자 바닷가에 죽은 물고기들이 밀려왔으므로 사람들은 굶어죽지 않게 되었다. 이 두 설화를 근거로 판단하면 진표율사는 용왕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용왕은 수신의 우두머리이다. 따라서 금강산 화암사가 동향으로 동해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진표율사가 용왕과 소통하고자 하는 향으로 볼 수 있다.

▲ 동해가 시원하게 보인다. 관광객들에게 보이는 뷰는 일품이다.

사찰의 방향을 풍수지형에 의해서만 판단하기 어려운 것은 불교 교리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찰에서 풍수는 불교교리를 수행하는데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기에 풍수는 2차적인 요소라는 점이다. 특히 천년고찰의 경우 사탑비보설과 밀교풍수에 의하여 사탑 자체가 풍수비보라는 인식을 가지고 보아야 한다. 즉 동해안에 침입하는 왜구들을 높은 곳에서 미리 관측하여 해변가 마을에 알려주는 역할을 스행하기 위한 방향이므로 역사성에서 판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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